[염우의 환경이야기] 미호강과 같이 흐르는 가치(1~4) 
[염우의 환경이야기] 미호강과 같이 흐르는 가치(1~4) 
염 우 (사)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청주새활용시민센터 관장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2.10.01 14: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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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인류가 직면한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환경문제는 이제 전문가들만의 고민이 아니다. 오늘을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이 지혜를 모아 실천하고 이겨내야 할 문제다. 이에 굿모닝충청은 충북 환경운동의 역사로 불리는 풀꿈환경재단 염우 상임이사로부터 환경의 중요성과 더불어 우리 지역에서 진행돼온 환경운동의 현실과 앞으로 실천해야 할 과제 등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미호강 모래밭. 사진=풀꿈환경재단/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미호강 모래밭. 사진=풀꿈환경재단/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나는 강을 좋아하는데 특별히 충북의 두 강을 좋아한다. 하나는 보은에서 괴산을 지나 충주로 이어지는 달래강이고 또 하나는 음성에서 시작하여 진천을 지나 청주로 이어지는 미호강이다. 달래강은 백두대간의 물줄기들을 모아 협곡지역을 뚫고 흐르는 힘차고 수려한 강이다. 반면 미호강은 한남금북정맥의 물줄기들을 모아 완만한 구릉과 평야지대를 흐르는 온화한 강이다. 두 강의 모습은 마치 태극과 음양의 모습을 닮았다. 청주시는 미원면과 낭성면만 달래강 유역에 속하고 대부분 미호강 유역에 속한다.

달래강은 비교적 수질이 좋은 편이고 생물다양성도 풍부하며 경치가 아름답다. 미호강은 수질이 매우 좋지 않고 생물다양성도 크지 않은 편이며 주변은 난개발이 심각하다. 자연하천의 지표종인 수달이 달래상 전역에 서식하는 반면 미호강에서는 일부 지역에서 확인되는 수준이다. 물 좋고 경치 좋고 생태탐방 하기 좋은 달래강을 선호할 수 밖에 없었다. 문장대용화온천 개발, 달천댐 건설 또는 괴산댐 재개발 등 이슈에 맞서 달래강 물환경을 애써 지켜온 이유이다.

물도 좋지 않고 경치도 좋지 않고 생태탐방 하기에도 좋지 않은 미호강을 좋아하게 된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었다. 관심의 계기는 통합청주시 출범이었다. 그 전 까지만 해도 인터넷 검색을 해도 뉴스 한 줄 찾아볼 수 없었던 미호강이었다. 청주시와 청원군의 경계에서 소외되었던 미호강은 이제 청주와 청주를 물리적으로 통합하는 도심하천으로 위상을 회복하였다. 유역민들은 자발적 실천운동으로서 미호강 상생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하였다.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도시문명과 생명문화를 잉태한 젖줄로서 미호강의 가치는 새롭게 조명되었다.

첫째, 미호강 유역은 배산임수의 전형적인 지형을 지니고 있다. 음성군 삼성면 망이산(마이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한남금북정맥과 금북정맥을 양쪽 울타리로 삼아 진천군과 청주시를 거쳐 89.2㎞를 흐른 뒤 세종시에서 금강에 합수한다. 한얼경제산업연구원 전병제 대표는 풍수지리적으로 볼 때 미호강은 명당으로 분류되는 지역이라고 한다. 미호강의 대표 발원지는 망이산성의 작은 샘물(마우정)과 웅덩이이다. 망이산성은 삼국시대에 축조된 성곽이며 봉수터가 있다. 국가하천 미호강은 한천, 초평천, 백곡천, 보강천, 무심천, 병천천, 조천 등 54개의 지방하천을 지류로 포괄하고 있다.

둘째, 미호강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모래하천이다. 지형학자 오경섭 한국교원대학교 명예교수는 화강암과 변성암의 풍화 성향 차이와 관련된 차별 침식으로 청주와 진천에 넓은 분지가 생성되었고 하도 주변으로 두터운 모래층이 폭넓게 형성되었다고 한다. 모래하천은 물을 품어주고 뿜어주고 걸러주는 기능이 탁월하다. 따라서 저장능력과 정화능력이 뛰어나 유역의 부양능력이 크다. 이러한 물리적 특성은 사람들에게는 훌륭한 삶의 터전을 제공하고 생물들에게 탁월한 서식지를 제공해 주는 기반이 되었다. 금강 본류로 볼 때 수량의 60%, 오염부하량의 80%가 미호강에서 유입된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점은 대청댐이 막혀있는 상황에서 모래의 공급도 대부분 미호강이 충당해 준다는 점이다.

셋째, 미호강 유역은 황새의 오래된 서식지였다. 황새는 천연기념물(199호, 1968년)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으로 지정된 몸길이 110cm의 대형 조류이다. 전 세계 2,500마리가 서식하며 우리나라에는 5~15마리 월동하고 있다. 물가 마을의 큰 나무에 둥지를 틀고 서식하는 황새는 마을을 지켜주던 길조로 인식되었던 환경지표종이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던 마지막 황새의 둥지가 있던 곳은 미호강 유역에서 살짝 벗어난 음성군 생극면이다. 1983년 홀로 남았던 암컷 황새가 떠나면서 서식둥지는 사라졌다.

미호강 유역인 음성 대소면 삼호리에는 일제시대에 천연기념물 20호로 지정했던 관(황새)서식지 비석과 둥지를 틀었던 물푸레나무 고목이 남아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호강 유역에 3~4개소의 자생적 둥지터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되었다. 서식 밀도가 높은 편이다. 하천과 습지에서 미꾸라지, 들쥐, 도마뱀, 개구리 등을 잡아먹는 황새는 유역 생태계의 건강성을 말해주는 상징종이라 할 수 있다. 1996년 이후 한국교원대학교에서 황새복원센터(황새생태원)를 운영하여 서식지 복원사업을 펼쳐왔으며 2010년 예산황새공원을 조성하였다. 2014년 한국교원대 청람황새공원을 탈출했던 청년 황새 ‘미호(B49)’가 다음 해 여친 ‘진천’과 함께 나타난 곳은 놀랍게도 미호강이었다.

넷째, 미호강은 미호종개의 본향이다. 미꾸리과 민물고기인 미호종개는 1984년 미호강 팔결교 부근에서 처음 발견하여 신종으로 등록된 금강유역 특산종이다. 강의 이름을 따서 미호종개라 명명하였으며, 천연기념물 제454호이자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으로 지정되었다. 몸길이 6∼7cm이며 연한 황갈색이다. 흐름이 느리고 모래가 많은 얕은 곳에 서식한다. 미호종개는 고운 모래를 입으로 빨아들여 규조류를 발라먹고 모래는 아가미로 뱉어내는 섭식 특성을 지닌다. 맑은 물과 고운 모래로 이루어진 미소서식지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줄 수 있는 모래하천만이 미호종개를 부양할 수 있다.

미호토피아 10가지 원칙과 방향. 사진=풀꿈환경재단/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골재채취와 수질오염 등 하천환경의 변화로 멸종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2007년 미호강 지류인 백곡천 일대 집단서식지가 확인되었으며 백곡저수지둑높이기 사업 등으로 인해 지금은 개체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2011년 청양 지천 일대 서식지가 발견되었다. 최근 미호강 본류 중류와 하류에서 서식 개체가 일부 확인되었다. 미호종개와 더불어 주목받는 물고기는 흰수마자이다. 미호종개와 비슷한 환경에서 살며 모래무지를 닮은 물고기이다. 역시 멸종위기동식물Ⅰ급이며 미호강에서 서식이 확인되었다. 조사와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황새와 미호종개가 서식하였다는 것은 미호강 유역의 생태계가 건강하였고 생물다양성도 풍부했었다는 근거이다. 이유는 모래하천이기 때문이다. 풀꿈환경재단과 미호강유역협의회가 ‘미호종개가 헤엄치고 황새가 돌아오는 미호토피아’, 누구나 함께 살수 있는 상생의 유역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이다.

미호강의 가치는 많다. 생거진천에는 천년 농다리가 있으며 멋진 협곡을 관통하는 평사절경도 있다. 미호평야 드넓은 곡창지대가 펼쳐져 있으며 소로리볍씨와 선사문화유적이 즐비하다. 직지의 고장 청주의 역사문화가 있고 그린뉴딜을 선도하는 생명농업과 첨단산업들이 있다. 미호강과 금강이 만나는 합강리에는 천혜의 철새서식지가 있고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이 자리잡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는 상생의 유역공동체를 꿈꾸는 ‘참여와 협력의 경험과 역량’이 축적되어 있다는 점이다. 다음 편에서 좀 더 살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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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2-10-01 21:48:31
음성이랑 진천은 이미 작살났슈
지자체 단체장들 측근들 몇 푼 챙겨주겠다고 무슨 농공단지니 산업단지 만든다는 핑계로
다 파헤쳐서 끝난지 오래됐슈
황새아니라 참새도 못살판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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