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레임덕이 벌써 시작되었나
[청년광장] 레임덕이 벌써 시작되었나
쏟아지는 내부 폭로, 이것이 종말의 시작이다.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2.10.06 10:50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직까지는 조금 이르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 윤석열 정부는 이미 레임덕에 들어선 것이 확실한 것 같다. 출범하고 아직 5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정부이지만 이미 이 정부는 확실히 레임덕을 맞고 있는 것 같다. 

레임덕을 맞은 정부의 특징 중 대표적인 것 두 가지를 열거하자면 첫 번째는 정부와 여당이 서로 이격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여당에서 대통령 책임론을 거론하면서 대통령과 거리를 두기 시작하고 더 심하면 아예 대통령에게 탈당을 권유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문민정부 시절 신한국당, 국민의 정부 시절 새천년민주당, 참여정부 시절의 열린우리당이 대표적인 모습이다.

두 번째는 정부 내부에서 자꾸 정권에 민감한 기밀 사항들이 외부로 마구 유출된다는 것이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은 사항부터 시작해서 점점 커져서 정권에 급소가 될 사안들까지 외부로 유출이 된다. 처음엔 정부가 일선 공무원들을 통제하려고 시도하지만 한계점을 넘어서면 결국 통제가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렇게 해서 무너진 대표적인 정부가 바로 박근혜 정부다.

윤석열 정부의 모습은 두 번째 유형에 가깝다. 이미 벌써부터 정권의 급소에 해당하는 기밀들이 하나둘 씩 외부로 유출되고 있다. 그 사례들을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첫 번째는 이번 외교 참사와 관련된 기밀이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방한했을 때 윤석열 대통령은 휴가를 핑계로 그녀를 문전박대하다시피 했다. 그 후 전화 한 통 하는 것으로 퉁쳤는데 문제는 주미 한국대사관이 펠로시 하원의장과 윤석열 대통령이 통화하기 전 대통령실에 IRA 핵심 내용을 보고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지난 9월 29일 KBS 단독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주미 한국대사관은 지난 8월 4일 새벽에 IRA 주요 쟁점을 담은 보고서를 외교부와 산업부, 기재부와 대통령실에 전달했다. 이것은 미국에서 IRA 법안이 공개되고 불과 8일이 지난 시점이다. ‘3급 기밀’로 지정된 이 보고서에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자동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IRA의 핵심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펠로시와 통화를 할 땐 이 내용이 전혀 전달이 안 된 것인지 그저 안부 전화 수준의 이야기만 하다 끝났다. 이후 대통령실 김태효 국가안보 1차장이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의 통화 내용에 대해 상세한 브리핑을 했지만, IRA 관련 내용은 전혀 없었다.

이런 황당한 이야기가 못 믿겠지만 사실이다. 이 정부는 지금 하나부터 열까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단 하나도 없다. 이 사실을 확인해서 언론에 제보한 인물은 경기도 시흥시 을 지역구의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의원이다. 조정식 의원은 산업부의 국회 대면보고를 통해 8월 4일 오전에 해당 보고서를 받았으며, 당시 해당 보고서를 보고 한미 FTA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파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사실은 아직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조정식 의원실은 이번 외교 참사와 관련된 또 하나의 사실을 언론을 통해 알렸다. 영국에서 발생한 ‘조문 없는 조문 외교’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였다. 4일에 조정식 의원이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답변서에 따르면, 외교부는 윤 대통령의 영국 순방과 관련해 2가지 안을 작성했다고 한다.

앞서 지난달 20일 외교통일안보 대정부질문에서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은 “교통상황이 원활할 경우에 들려서 갈 수 있는 1안, 그렇지 못할 경우 직접 가는 안 이렇게 복수의 안으로 준비하고 갔는데 현장 상황에서는 역시 1안이 되지 않고 2안으로 실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1안과 2안에 대한 외교부의 답변서를 보면, 1안은 ‘한국전 참전비 헌화-고 엘리자베스 2세 시신 참배-조문록 서명-이후 국왕 주최 리셉션 참석’으로 계획돼 있다.

그러나 1안이 실행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짜놓은 2안에서는 공항 도착 후 국왕 주최 리셉션만 참석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시간이 부족할 경우 엘리자베스 여왕 시신 참배는 하지 않는 것으로 계획을 세워놓았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조문 취소가 논란이 되자,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지난달 19일(현지시간) “교통이 안 좋다보니 영국 왕실에서 찰스 3세 국왕 주최 리셉션에 늦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참배와 조문록 작성의 순연을 요청해 와서 왕실의 요청과 안내에 따라 그렇게 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조 차관 또한 대정부질문에서 “18일 오후 3시 이후 도착한 외국 정상에게는 여러 사정상 국장 이후 조문해달란 영국 왕실의 안내가 있어서 그렇게 진행했다. 그리스, 오스트리아, EU 집행위원장등 많은 정상이 3시 이후 도착해 국장 이후 조문록 서명 절차를 따랐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리스, 오스트리아 대통령과 EU 집행위원장 등 정상들은 웨스트민스터홀에 들러 별도로 참배를 했다는 게 조 의원 지적이다. 조 의원은 “이번 대통령 영국 순방 목적은 조문이었으나 대통령이 실제로 실행한 ‘2안 일정’에는 조문이 애초에 빠져있었다”며 “윤 정부 외교라인의 무능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애초부터 조문할 계획조차 없었으면서 ‘조문 외교’라고 펌프질을 한 것이 아닌가 의심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조문이 생략된 이유는 교통 통제가 아닌 윤석열 대통령의 2시간 지연 출발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대통령 전용기가 도착한 공항인 스탠스테드 공항이 있는 곳은 우리나라로 치면 경기도 파주시 쯤 되는 곳이다. 서울에서 파주까지 차로 2시간 걸리듯이 런던과 스탠스테드 마운트피쳇까지도 차로 2시간 걸린다. 필자도 7년 전 영국에 갔을 때 그 공항에 가본 적이 있기에 잘 안다. 거기다 지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이어서 러시아 영공을 우회해서 비행해야 했기에 비행 시간도 평소보다 더 길어졌다.

그런 만큼 시간 계산을 보다 철저히 해서 출발을 했으면 이렇게 늦게 도착할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2시간 늦게 출발했고 그 때문에 도미노 게임처럼 도착도 늦었다. 이는 애초부터 조문을 할 생각이 있었는지 의문을 품게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미 조문을 생략하는 안건을 준비했다는 점에서 더 이상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본다.

해임될 위기에 놓인 외교부 장관 박진도 국정감사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식사하느라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조문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우상호 의원의 질문에 적극 부인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말 그게 터무니 없는 낭설이었으면 일언지하에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을 것인데 이렇게 쩔쩔매는 걸 보니 정말 밥 먹느라 늦었을 수도 있겠다 싶다. 

그렇다면 외교부와 산업부는 지금 윤석열 정부의 급소에 해당하는 비밀을 왜 이렇게 쉽게 야당에 불어버린 것인가?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공무원이란 사람들은 시류 변화에 굉장히 민감하다. 정권이 바뀌어도 그들은 정년이 찰 때까지 계속 정부 기관에 남는 사람들이다. 이것이 어공과 늘공의 차이다. 물고기가 물을 떠나서 살 수 없듯이 그들도 정권의 변화에 따라 발맞춰 살아가야 한다. 그런 만큼 그들도 이미 이 정부가 오래 못 갈 것이라 보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이것이 바로 레임덕이란 증거다.

그 외에도 자잘한 폭로들도 이어졌다. 윤석열 대선 캠프 대변인이자 대통령실 첫 대변인이었던 조선일보 출신의 이동훈씨는 윤석열 대통령 이란 인물의 인물됨에 폭로하는 글을 본인의 소셜 미디어에 썼다. 그의 말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대단히 독선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인물로 1시간을 이야기하면 혼자 59분을 쓰는 사람이라 한다. 또 타인의 조언을 듣지 않고 조금만 귀에 거슬리면 “나를 가르치려 드느냐?”며 화를 냈다고 한다. 이동훈씨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사마천이 항우에게 한 평가를 인용해 에둘러 비판했다.

이런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은 전형적인 암군들의 모습이다. 역사 속 군주들의 모습을 보면 암군들은 항상 남의 조언을 귀담아 듣지 않고 독선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국사에도 대표적인 인물로 궁예(弓裔)가 있다. 그는 스스로 미륵불이라고 자처하면서 미륵 신앙을 왜곡해 자신의 전제 정치를 강화하는데 악용했다. 이에 석총(釋聰) 등 고승들이 궁예가 불교 교리를 왜곡했다고 비판하자 그들을 마구잡이로 죽이지 않았던가?

그 궁예의 결말은 어떠했나? 왕건(王建)의 역성혁명으로 쫓겨난 뒤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남의 밭 보리 이삭을 잘라먹다가 들켜서 화전민들에게 몰매를 맞고 비참하게 죽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 궁예의 모습을 보고 느낀 바가 없는가? 

이렇게 정권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윤석열 대통령이 선택한 카드는 또 사정 정국이었다. 감사원을 앞세워 또 다시 케케묵은 월북 공무원 피격 사건에 관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면 조사를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 측과 야당의 반발이 거세지자 결국 감사원은 10월 5일에 꼬리를 내렸다. 그리고 이 감사원이 이렇게 준동하게 된 배후엔 대통령실이 있었다는 증거가 나왔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에게 “오늘 또 제대로 해명자료가 나갈 겁니다.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입니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장면이 <뉴스1> 사진을 통해 포착됐다. 이는 한겨레가 5일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한 감사 착수 과정에서 감사위원회 의결을 하지 않는 등, 적법절차를 어겼다고 보도한 내용에 대한 해명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감사원은 독립된 헌법기관인데 쟁점 사안에 대해 사실상 대통령실에 직접 보고한 것이나 다름 없는 헌법 위반을 저지른 것이란 점이다. 국민 앞에선 대통령실이 감사원과 소통을 한 적이 없는 것처럼 굴면서 뒤에서는 이런 짓을 하다니. 이게 대통령실과 감사원이 내통한 명백한 증거가 아니고 무엇인가? 또 둘이서 협잡질을 해서 문재인 대통령을 함정에 빠뜨리려고 한 짓거리가 아니면 무엇인가? 

건물이 붕괴할 때는 외벽에 금이 가는 것부터 시작한다. 정권이 붕괴될 때는 내부에서부터 자잘한 폭로들이 이어지다가 급소에 해당하는 비밀들까지 외부로 마구 유출이 되면서 시작된다. 그럼 종국에는 자신들끼리 서로 조심한다고 나름대로 조심하지만 또 어떻게든 새어나간다. 일선 공무원의 소심한 반항에서든 혹은 본인들 부주의에서든지 말이다. 지금 윤석열 정부는 둘 다 해당되고 있는 것 같다.

이미 이 정부는 레임덕을 맞았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보인다. 지지율은 이제 20〜30%대에서 고착화되었고 더 큰 이슈가 발생하면 그것마저도 무너질 것이다. 정부가 ‘윤석열차’ 그림 사건에 과민반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역설적으로 그만큼 지금 정부가 위기에 몰렸다는 반증이라 봐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오리 농장 주인 2022-10-12 22:03:00
분홍 빛 앙상블의 우아한 짝꿍 오리 : https://vu.fr/ASWH

오리 농장 주인 2022-10-11 08:23:22
레임 덕은 잘 걷던 오리가 임기 말에야 다리를 절게 되는 경우지만, 윤 오리는 처음부터 중증 관절염 오리로 국민들은 현재 이 오리의 처리 문제를 놓고 고심 중.
정말 심각한게, 오리가 도무지 사리분별을 못하는데다 태생이 교만방자해서, 부리만 열면 반말에 쌍욕이 튀어나오고, 이상한 식탐까지 있어 술에다 수도 없이 지폐를 말아 먹어치우고, 기분이라고 욱일기 완장 찬 옆집 오리들까지 내 우리 네 우리 할 것없이 불러들이더니, 난장판 그랜드 환각 파티까지 할 모양이야.. 그런데다 알콜성 치매와 사이코 증세까지 있어서, 시도 때도 없이 산지사방 폭력을 휘두르니, 멀쩡한 오리들은 공포에 떨고, 그걸 보면서 또 좋아해. 결국 농장 꼴이 말이 아니야. 모두가 어서 짝꿍 오리가 분홍 리본 달고 나타날 날만 기다려.

지나가다 2022-10-06 15:45:31
문재인 처 김정숙이 혼자서 대통령 전용기 타고
인도 관광했다는데 요즘 세상에 이게 가능한 일인가
나라와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뻔뻔하게 그런 생각을 했을까 조선사대 장희빈이 부활해도 그런 생각은 못할거 같다 그런 족속을 지지하는 인간들은
통렬히 반성하길 바란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