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검찰이 불법자금은 단돈 1원도 쓰지 않았다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해 작심하고 칼을 겨누고 있다. 이 대표가 아닌 측근이 불법자금을 받아 대선자금으로 썼다며 긴급 체포에 이어 사상 초유의 중앙당사 압수수색까지 나섰다. 무려 8억원이나 되는 큰 돈을 받아 대선자금에 썼다는 혐의다.
근거는 피의자들의 진술이 전부고, 불법자금 거래를 입증할 구체적인 근거는 없다. 다만 ‘대선 불법자금’ 프레이밍을 위한 언론 플레이만 있을 뿐이다.
이 대표는 전날 “대선 불법자금을 단돈 1원을 본 일도, 쓴 일도 없다”며 “12년간 트라이해본 이재명은 씨알도 안 먹혔다고 JTBC와 인터뷰했던 남욱이 최근 검찰진술을 통해 그 이전(2021. 7-8월)에 이재명의 대선 경선자금을 줬다고 하는데, 어떤 말이 진실일까?”라고 거듭 물었다.
이에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검찰의 압수수색 시도를 가로막은 민주당을 겨냥, "떳떳하다면 문을 열고 정당한 법 집행에 응하라"고 몰아붙였다.
불법으로 자금을 모아야 할 정도로 대선자금이 궁했다면 혹여 모르겠지만, 이 대표는 지난 2월 9일 대선때 '이재명 펀드'를 출시하기 무섭게 개시 2시간도 안 돼 목표액 350억원을 순식간에 채워 더 이상 자금이 필요 없는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 검찰은 이 대표가 ‘돈이 모자라’ 자금을 불법으로 받았다는 황당한 주장을 ‘검찰진술’이라는 정황을 근거로 우격다짐하듯 우기고 있는 것이다. 돈이 필요 없는 이 대표가 측근을 통해 뒷돈을 받아챙겼다는 이야기다.
오죽하면 이주혁 성형외과원장이 의학적 상황에 빗대 다음과 같은 비유를 들이댔을까 싶다.
“이건 그러니까 CT MRI 다 해 봐도 암이라는 증거 하나도 안 나오는데, 어떤 또라이 의사가 ‘아냐, 이거 내 생각에 암 같애, 이 환자 배 쨀 꺼야!!! 말리지 마!’ 막 이러면서 칼 들고 배 가르겠다고 설치는 거랑 똑같음... ㅋ... 그냥 막가파임.”
이에 최경영 KBS 기자는 21일 ‘대선 불법자금’이라는 악마적 프레이밍의 치명적 낙인효과를 우려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가 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통한 불법자금 수수라는 검찰 주장에 대해 “①개인적으로 받았다 ②검찰 주장대로 대선자금으로 받았다”라고 경우의 수를 두 가지로 간추린 다음 고개를 갸웃거렸다.
“①은 체포 전 검찰이 그래도 구체적 정황을 잡은 것일 수 있지만, ②는 정말 진술에만 의존하고 있는 상황. 현금으로 유입된 대선자금의 흐름을 법적으로 증명하는 건 또 다른 정밀한 수사가 필요하다. 이제부터 시작해도 증명하려면 꽤 오래 걸릴 수 있다. 그런데 왜 콕 집어 ‘대선자금’이라 하고, 바로 민주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했을까?”
그는 “검찰은 의도가 없었다고 하겠지만, 이로 인해 나타나는 정치적 결과는 크다”며 “만약 ①이 증명되고, 그러니까 김용의 수수 사실이 확인되고 대선자금 수사가 길어지면, 대선자금이란 단어 자체가 곧바로 이 대표와 직결되고, 그래서 앞으로 민주당에는 총선 전후까지 계속 ‘정치자금 불법 수수’ 의혹이 따라다닐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민주당은 ‘이재명 사법 리스크’를 어떻게 내부에서 정리할 것인가를 두고 자체 분란에 휩싸이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검찰이 체포영장에 대선자금이란 단어를 집어넣은 건 그래서 '신의 한수', 여권 입장에선 그렇다”고 덧붙였다.
요컨대, ‘대선 불법자금’이라는 악마적 프레이밍을 씌우고, 앞으로 총선 전후까지 지속적으로 이 대표 탄압에 이용해먹겠다는 노림수라는 이야기다.
앞서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은 “윤석열님은 눈앞에 거슬리는 것들을 싹쓸어버리고 싶은가? ‘이새끼 저새끼’ 다 족쳐서 무릎 꿇리게 해야 속이 시원하시냐?”라고 물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이 없는 자라도, 자신의 정적에게 함부로 칼을 겨누면 안 된다”며 “문명사회의 도(道)라는 게 있지 않나? 윤 귀하께서는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지 않나? 제 장모와 부인의 불법 부당함이 태산같은 지경인데, 남의 눈의 티끌 찾아 헤매느라 고생 많다”라고 후려갈겼다.
이어 “뭐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는 것들이 남 해코지 하는 버릇은 잘도 키워왔다”며 “자기무덤을 파는 줄 모르고 열심히들 삽질하시라”고 장탄식을 내뱉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