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22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퇴진과 김건희 여사 특검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서울시청 광장 인근에서 열렸다. 같은 시각 약 100여m 떨어진 곳에서 ‘이재명 구속’을 외치는 보수단체의 집회도 진행됐다.
진보와 보수 진영 양측에서 서로 다른 구호를 외치며 사실상 맞불 성격의 집회를 열었으나, 규모와 내용 면에서는 크게 달랐다.
촛불승리전환행동 등 진보 성향의 여러 단체 주도로 열린 촛불집회는 경찰 추산 1만6천명에 주최측 추산 40만여명(전날 오후 6시 기준)이 운집한 반면,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 집회는 경찰 추산 3만여명에 달했으나 실제 집회에 참여한 동원된 숫자는 턱없이 모자라 보였다.
특히 태극기부대를 중심으로 한 보수쪽 시위자들은 집회 후 태극기와 미국 성조기를 쓰레기 봉투에 담아버리는 모습이 곳곳에서 발견돼 빈축을 사고 있다.
‘애국’을 외치는 자칭 보수시민들이 소중한 태극기를 쓰레기 취급하고 모독하고 훼손하는 행위를 거리낌 없이 자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의식수준이 바닥에 있음을 보여줬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에 황교익 맛칼럼니스트는 23일 “대한민국에서 스스로 ‘보수 애국자’라고 주장하시는 어르신들에 대한 정치적 분석은 어리석다”며 “이 어르신들은 정치적 견해와 무관한 그 어떤 욕망을 분출시키기 위해 '격동의 장'이 필요할 뿐이고, 현재의 정치판이 욕망의 분출구 노릇을 해주고 있을 뿐”이라고 깎아내렸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태극기를 들었다가 바로 쓰레기통에 버리는 보수 애국 어른신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놀이이고, 놀자면 돈이 있어야 하는데 윤석열은 어르신들이 딴 곳에서 놀까봐 정부가 어르신들에게 주는 돈을 줄여버렸다”며 “광장에서 태극기를 들고 놀다가 쓰레기통에 버리고 막걸리집으로 가실 보수 애국 어르신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자유 좋아하는 양반들이라 그런가? 태극기를 버릴 자유? 때극기를 쓰레기로 버릴 자유인가?"라고 비꼬듯 물었다.
한편 대다수 언론은 전날 집회를 ‘맞불집회’에 초점을 맞춰 진보와 보수의 대결 구도로 보도, 비판을 받고 있다. ‘자발적 시민’과 ‘동원된 시위자’를 한데 뭉뚱그려 양측 진영이 서로 이데올로기 싸움을 펼치는 시각에서 기계적으로 다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