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지금이 웃고 농담 할 때인가
[청년광장] 지금이 웃고 농담 할 때인가
이름만 거창하고 실속은 없었던 윤석열 정부의 비상경제민생회의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2.10.28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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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시민기자]  27일 정부는 대통령 주관 하에 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최했다. 그리고 이례적으로 이걸 생방송으로 중계하기까지 했다.

아마도 국민들에게 지금 어려워지고 있는 민생 경제를 대통령이 직접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를 통해 지지율을 높이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건 안 하느니만 못한 일이었다. 회의 이름은 거창한데 알맹이가 없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이뤄진 약식 회견에서 특히 기자들에게 “보시기에 좀 미흡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다. 쇼를 연출하거나 이런 것은 절대 하지 말라고 해놨다. 미흡하더라도 잘 좀 혜량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부탁하기까지 했다.

마치 자신이 이 회의에 진심인 것처럼 보이기 위함이었다. 그러면서 “허설을 한다든지 그런 걸 하지 않았다. 정부가 경제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그런 점을 국민들께서 공감하시면 되지 않나 생각해 (일정을)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그 생방송으로 중계된 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추경호 장관 등 여러 참석자들은 도무지 비상시국에 임하는 사람들 같아 보이지 않았다.

추경호 장관이 원희룡 장관에게 “그 다음에 민간의 인프라 금융투자 촉진하는 데는 또 곳곳에 관련 규정이나 국내 규제들 등등 걸림돌이 있는데 이런 부분도 대대적으로 개선해서 적극적으로 뒷받침해 드릴 테니까 많이 제대로 수주해 오십시오. 그래서 경제 좀 살려주십시오.”라고 말하자 회의 참석자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지금 웃음이 나오는가? 이게 정말 비상시국에 임하는 사람들의 정신상태인지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당신들이 한가롭게 웃고 잡담할 만큼 지금 대한민국 민생 경제가 여유롭지가 못하다.

환율은 계속해서 고환율을 유지 중에 있고 그로 인해 원자재 가격 상승이 심각하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이 잘 된다는 건 굉장히 1차원적인 발상이다.

그 생각으로 환율 올렸다가 경제 말아먹은 장본인이 바로 이명박 정부 시절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이었던 강만수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로 번 이득이 수입 가격 상승으로 상쇄된다. 만일 우리나라가 미국, 러시아, 캐나다, 호주, 중국 등과 같이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라면 환율이 올랐을 때 이득을 톡톡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천연자원이 부족해 원료를 수입해 가공해서 수출을 해 먹고 사는 나라다. 환율이 오르면 당연히 원료 가격도 오르는 것이다. 당장 석유부터 점점 비싸진다.

거기다 금리는 금리대로 올라서 난리다. 대출금 한 푼 안 끼고 집을 사는 건 소위 말하는 금수저들이나 가능한 것이고 대다수 사람들은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고 있다.

그러나 지금 금리는 계속해서 오르는 중이고 그 때문에 대출 상환에 점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 고환율, 고금리로 인해 민생 경제가 나날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가벼운 분위기로 회의를 하다니. 

그래 백 번 양보해서 너무 엄숙하고 무거운 분위기로 끌고 가면 딱딱하기 그지 없으니 좀 분위기를 전환하고자 웃었다고 치자. 그런데 그보다 더 문제는 사태의 심각성을 정부가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정말 비상경제민생회의라면 지금 민생 경제를 악화시킨 고금리, 고환율 사태와 우리 기업 죽이는 법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김진태 지사의 레고랜드 사태, 고물가 등을 얘기해야 한다. 이것이 지금 주요 문제와 현안인데 이걸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심도 깊게 논의해야 마땅한 게 아닐까?

그러나 80분 간 생중계된 내내 그런 얘기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해외 수주가 연 500억 달러가 되었느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제 2의 중동붐이 일었느니 하는 소리만 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올해 방산 수출이 4배나 늘었다며 서로 자화자찬하기 바빴다. 이게 진짜 비상경제민생회의인지 아니면 소위 말하는 ‘국뽕 유튜버’의 유튜브 방송인지 헛갈릴 정도였다.

파워포인트 수준이 조악한 것은 덤이다. 표 안의 글자는 정렬이 안 되어 있을뿐더러 비교 대상이 전년 대비인지 전 분기 대비인지조차 제대로 표시를 하지 않았다.

이건 대학교 학부생들의 조별과제 수준 아니 중고등학생 수준만도 못한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이었다. 설마 부처 공무원들이 정부 고위층에게 한 방 먹이려고 고의로 이 따위로 조악한 파워포인트를 만든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오죽했으면 이 회의 쇼에 대해 여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일어났을 정도였다. 국민의힘 내부의 반윤 대표 주자이자 차기 당 대표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유승민 전의원은 “국민과 기업이 지금 가장 듣고 싶은 것은 눈 앞에 닥친 경제위기를 극복할 윤석열 정부의 의지와 전략인데 그게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노동개혁, 교육개혁, 연금개혁, 인구개혁 등 어렵지만 꼭 해야 할 개혁과제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아무 얘기가 없었던 것도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 시절에 문재인 대통령을 가리켜 보여주기 쇼만 한다고 하며 ‘쇼통’, ‘쇼통령’ 등의 멸칭을 쓰며 비꼬았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엔 지금 윤석열 대통령 이야말로 ‘쇼통령’이란 호칭이 더 걸맞아 보인다. 그나마 쇼라도 잘했으면 모르겠는데 쇼도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회의 중에 “국민들께 진정성 있게 솔직하게 하시면 될 것 같다.”고 하며 “우리 장관들을 골탕 먹일 질문을 던질 거라고 하는 이야기가 있던데 오늘 여러분 말씀을 저도 국민과 함께 경청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편하게 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필자는 그 말을 듣고 왜 옛날 개그콘서트에서 김준현과 송병철이 열연했던 코너 〈편하게 있어〉가 떠오른 것일까?

윤석열 대통령의 성품에 대해서는 정부 출범 열흘만에 사퇴를 했던 전 대변인 이동훈의 증언으로 잘 알고 있다.

그는 남의 말을 잘 귀담아 듣는 사람이 아니고 자신이 대화를 주도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 한다. 1시간 동안 이야기 하면 그 중 59분을 자기 할 말 하는데 쓰는 사람이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했다. 그런 사람이 “말씀 편하게 하시라.”라고 했을 때 정말 기탄 없이 말을 편하게 할 수 있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런 부류의 사람을 필자도 주변에서 많이 봤는데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뒤끝이 굉장히 강한 성격이라는 점이다. “말씀 편하게 하시라.”는 말에 속아서 정말 기탄 없이 편하게 할 말 다 쏟아내면 저런 사람들은 뒤에서 그냥 호박씨를 까는 정도면 양반이고 “진짜로 말 편하게 하냐?”며 갈구고 괴롭히는 경우가 많다. 

정부 부처 장관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성격을 모르지는 않을 터이니 문제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비위 맞추기에만 급급했던 게 아닐까 싶다.

남의 말을 고깝게 듣는 사람이 회의를 백 번 천 번 연들 거기서 뭔 해결책을 얻을 길은 없다. 차후에도 몇 번 더 이런 식의 쇼가 열리겠지만 말 그대로 아무 실속 없는 쇼로 끝나게 될 것 같다.

충신은 없고 비위만 살랑살랑 맞추는 간신들만 득시글거리는 건 혼군, 폭군들의 공통점이다. 그리고 이들의 말로는 모두 비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그걸 알긴 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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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쇼쇼 2022-10-29 05:38:12
허잡한 대통의 너절한 참모들이 써준 대본을 잘 읊어대는 각 부처 장관들이 하도 기특해서 웃는데 왜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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