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우의 환경이야기] 미호강에 같이 흐르는 가치(9~12)
[염우의 환경이야기] 미호강에 같이 흐르는 가치(9~12)
염 우 (사)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청주새활용시민센터 관장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2.10.29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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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청주 S컴젠션센터에서 미호강포럼 발족식이 열렸다. 사진=풀꿈환경재단/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10월 27일, 청주 S컨벤션센터에서 매우 뜻깊은 일이 펼쳐졌다. 마침내 민·관·학이 함께 참여하는 미호강포럼을 발족하였다. 행정부문, 연구부문, 민간부문 등 93명의 위원을 위촉하였으며, 수질복원, 물확보, 친수여가, 관리체계 등 4개의 분과위원회가 구성되었다. 퍼럼은 내년 6월 까지 운영되며 정책발굴 및 아이디어 도출, 쟁점조정 및 협력 강화 등 미호강 맑은물 사업 기본계획 수립에 관한 정책협의체 기능을 담당한다.

미호강 꿈·가치 더하기 도민원탁회의도 함께 열렸다. 전체 토론과정에 참여하여 토론제안과 정리발언을 했던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레이크파트 르네상스의 중심에 미호강프로젝트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진지한 토론도 의미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실행에 옮기는 것이라며 미호강 사업과 탄소중립을 연계한 가시적 성과물들을 도출할 것을 제안하였다. 미호강유역협의회가 제안하고 충청북도가 전격적으로 수용함으로써 발족한 미호강포럼이다. 도지사가 입장과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민·관 협력의 배는 명확한 목적과 명분을 탑재한 셈이다.

미호강은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을까? 지금까지 우리는 8가지 측면에서 미호강에 같이 흐르는 가치를 살펴보았다. 첫째는 한남금북정맥이 빚어준 배산임수의 전형적인 지형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고, 둘째는 우리나라의 대표하는 모래하천이라는 점이고, 셋째는 마을의 수호신 황새의 오래된 서식지였다는 점이고, 넷째는 모래하천의 지표종인 미호종개의 본향이라는 점을 살펴보았다. 미호강 유역이 한남금북정맥으로 둘러싸인 모래하천이며 생물들의 소중한 서식지이자 생태계의 보고였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다섯째는 생거진천에 용의 전설이 깃든 천년 농다리가 있다는 점이고, 여섯째는 협곡을 관통하는 평사절경(平沙絶景)이 있다는 점이고, 일곱째는 드넓은 평야와 곡창지대가 있다는 점이고, 여덟째는 소로리볍씨와 구석기 선사유적이 남아있다는 점이다. 미호강 유역은 드넓은 분지와 평야, 곡창지대를 품고 있으며 선사시대로부터 사람들이 정착하여 농경문화를 꽃피웠던 곳이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러니 생물들과 사람들이 함께 자리잡고 살아왔던 상생의 터전이었던 확실한 셈이다.

아홉번째, 미호강은 직지의 고장 청주의 역사문화를 잉태한 젖줄이다. 1377년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을 발간한 장소가 청주시 운천동 소재 흥덕사지이다. 직지심체요절은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아마도 무심천변 이었기에 금속활자 제조에 필요한 가는모래 공급이 원활했을 것이라 추측된다. 백운화상의 무심(無心)의 선 사상이 기록되어 있어 무심천의 명칭이 불교문화와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호강과 무심천은 본류와 지류 관계이다. 무심천은 청주시 구도심을 형성한 젖줄이며, 미호강은 구도심과 북서부 오창·오송 신도시를 잇는 통합청주시의 중심축이다.

열번째로 미호강은 그린뉴딜을 선도하는 생명농업과 첨단산업들을 발달시켰다. 오창·옥산·오송·강내 일대에는 청원생명쌀을 경작하고 친환경 채소농가가 밀집해 있다. 또한 4차 산업혁명 및 그린뉴딜과 연계된 첨단산업이 발달되어 있다. 청주산업단지에는 SK하이닉스가, 오창과학단지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입주해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반도체와 배터리 기업이다. 식품의약안전처가 있는 오송생명과학단지엔 바이오·제약회사들이 입주해 있다. 충북 태양광특구 솔라밸리에는 한화큐셀과 같은 재생에너지 산업체들이 밀집해 있다. 진천음성혁신도시에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가 지정되었다. 미호강 유역이 충북 면적의 25%를 차지하지만 지역총생산(GRDP)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미호강 유역과 도시문명 발생도. 사진=풀꿈환경재단/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열한번째로 미호강의 끝에 세종특별자치시가 자리잡았다. 금강과 만나는 합강습지는 천혜의 철새서식지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기본계획 수립 당시 합강리 부근은 100여 종의 조류, 11종의 포유류가 서식하고 큰고니 등 보호종들이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우수한 생물서식지였다. 큰기러기의 개체수는 4800마리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확인된 최대 군집이었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 대선공약이자 참여정부의 균형발전정책으로 추진된 대표적 정책이 신행정수도 조성사업이었다. 2004년 수도권의 반발과 위헌 판결로 인해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위상이 축소되었다. 하지만 2012년에 17번째 광역자치단체로 자리 잡았으며, 실질적인 행정수도로 점차 역할을 찾아가고 있다.

미호강의 열두번째 가치, 상생의 유역공동체를 꿈꾸는 ‘참여와 협력의 경험과 역량’이 축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수주합이원각이(水主合而源各異), 물은 서로 다른 근원으로부터 시작하여 하나로 합쳐진다는 의미이다. 강은 스스로 합쳐질 뿐 아니라 모든 것들을 품으며 흐른다. 생명과 사람과 문화를 품고 나아가 사람이 쓰고 버린 오염물까지 품어낸다. 모든 것을 품고 흐르는 상생의 터전, 이것이 강의 진정한 모습이다. 강을 살리고 가꾸고자 한다면 사람의 관심을 모아야 한다. 2014년 이후 시민사회가 자발적으로 펼쳐온 미호강 상생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유역민들의 참여와 협력기 가시적인 자산으로 축적되었다.

미호강의 열두가지 가치를 살펴보았다. 하지만 어찌 이것뿐이랴? 강 옆에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 정기적으로 찾아가 모니터링을 하고 쓰레기를 주우며 하천을 돌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절반도 반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미호강포럼의 발족은 의미가 크다. 시민사회와 연구자들과 행정기관이 함께 지혜를 모으고, 그 결과를 미호강 맑은 물 사업 기본계획에 반영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따라서 미호강포럼은 도민들의 총의를 모아가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수많은 바람과 아이디어를 담아내고 다양한 이견과 쟁점을 품어내야 한다. 그래야 미호강의 가치를 제대로 조명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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