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다시 드리우는 라스푸틴의 망령
[청년광장] 다시 드리우는 라스푸틴의 망령
잊을 만하면 등장하는 천공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2.11.05 21:34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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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금으로부터 약 110년 전에 제정 러시아를 뒤흔든 요승(妖僧)이 한 사람 있었다. 그의 이름은 바로 그리고리 라스푸틴이다. 이 라스푸틴이란 인물은 본래 러시아 정교회의 수도사인데 이름 없는 떠돌이 수도사였다. 이 떠돌이 수도사에 불과했던 라스푸틴이 일약 유명해진 계기는 정말 우연이었을 것이다.

제정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는 독일 황가 출신의 알렉산드라 표도르브나 황후와 결혼하였다. 당시로서는 드물게 이 두 사람은 연애 결혼을 했다고 한다. 그런만큼 금슬도 좋아 자녀도 참 많이 낳았는데 딸만 내리 넷을 낳았다고 한다.

처음 알렉산드라 황후는 큰딸 올가 공주가 황제가 되겠거니 했지만 안타깝게도 당시 제정 러시아는 파벨 1세가 제정한 살리카법으로 인해 여성의 제위 계승이 금지되어 있었다. 그래서 줄곧 득남을 강요받았고 결국 5번째 임신에서야 막내아들 알렉세이 황태자를 낳게 되었다.

그러나 이렇게 어렵게 얻은 귀한 아들 알렉세이 황태자는 불치병인 혈우병(血友病) 환자였다. 알렉산드라 황후의 외할머니는 바로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다.

이 빅토리아 여왕은 혈우병 유전자를 가진 보인자였는데 그녀는 남편 앨버트 대공과의 사이에서 많은 자녀를 낳았고 이 공주들이 유럽 여러 나라로 시집을 갔다. 웬만한 유럽 군주들이 다 빅토리아 여왕의 자식, 손주들이었으니 그 때 얻은 별명이 바로 ‘유럽의 할머니’라고 한다.

황후의 외할머니 빅토리아 여왕에게서 시작된 혈우병 유전자는 끝내 알렉세이 황태자에게까지 전해지고 만 것이다. 하지만 당시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혈우병은 불치병이었다. 아무리 의사들을 닦달해도 병은 고칠 수 없었고 자신 때문에 아들이 몹쓸 병에 걸렸다고 생각한 황후는 매일 심하게 자책을 했다고 한다. 그러던 차에 소개를 받은 인물이 바로 라스푸틴이었다.

라스푸틴은 자신이 기도를 올려서 알렉세이 황태자의 병을 고쳐보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그런데 놀랍게도 라스푸틴이 알렉세이 황태자를 돌보자 그의 병세가 점차 호전되어갔다. 물론 라스푸틴에게 어떤 특별한 능력이나 의술이 있었다기보다는 기도와 멘탈 케어 등을 통해 알렉세이 황태자에게 힘을 북돋아준 덕에 병세가 호전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쨌든 병세가 차차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자 니콜라이 2세와 알렉산드라 황후는 이 라스푸틴을 마치 신처럼 숭배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일개 떠돌이 수도승이었던 라스푸틴은 곧 제정 러시아의 최고 권력자가 되었다. 물론 정치의 ㅈ자도 모르는 라스푸틴이 권력을 얻었다고 해서 나라 일을 잘 돌볼 리는 당연히 없었고 러시아의 정치는 엉망이 되었다. 결국 라스푸틴은 유수포프 공작의 손에 암살당했지만 이미 제정 러시아는 회생 불가 상태에 놓였고 결국 멸망으로 치닫게 된다.

라스푸틴이 죽은 해는 1916년. 지금으로부터 106년 전의 일이다. 하지만 그가 죽었다고 해서 그의 망령까지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모양이다. 당장 우리는 몇 년 전에 라스푸틴의 망령이 이 땅에서 재림한 것을 보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속적으로 가스라이팅했던 최태민 말이다. 일찍이 외신들은 최태민을 가리켜 ‘한국의 라스푸틴’이라 붙인 바 있다.

최태민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마치 자신이 육영수 여사의 현신인 양 나서며 그녀의 정신을 혼란스럽게 했다. 그의 사후엔 딸 최순실이 그걸 이어받았다. 최태민-최순실 부녀가 한국 정치를 어지럽힌 걸 우리는 두 눈 뜨고 생생히 지켜보았고 결국 들고 일어나 박근혜 정권을 뒤엎는데 성공했다. 이것으로 악몽이 끝났을 것이라 믿었지만 아직도 끝나지 않은 것 같다.

최태민-최순실의 뒤를 이어 한국의 라스푸틴이 된 이가 또 등장했다. 그는 바로 천공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마치 라스푸틴을 광적으로 숭배했던 니콜라이 2세-알렉산드라 황후 부부처럼 천공을 숭배하고 있는 게 아닌가 적잖은 의심을 받고 있다. 실제로 그 의심을 뒷받침할 증거들도 수두룩하게 나오고 있다. 그 천공이 얼마 전에 또 다시 구설에 오를 발언을 했다.

천공은 이태원 참사 직후인 11월 2일에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강의 영상에서 “좋은 기회는 자꾸 준다. 우리 아이들은 희생을 해도 이래 큰 질량으로 희생을 해야지 세계가 우릴 돌아보게 돼 있다.”고 망언을 했다. 참사가 기회라니. 본인의 일가친척이 죽어도 그 따위 소리를 할 수 있을까 싶다.

이것만으로도 기가 찰 노릇이지만 천공은 “대통령께선 (각국의) 대통령들이 대한민국 아이들이 희생됐다고 추모하고, 아파해줄 때 그걸 다 받아들여야 된다. 세계에 편지를 한장씩 다 써야 된다.”고 했다. 한 마디로 이번 참사로 희생된 사람들을 제물로 삼아 외교에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자가 사람 목숨 알기를 뭘로 아는 것인가? 자기 말이 곧 법이었던 옛날 전제군주국의 군주들도 감히 이 따위 생각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정말 성격이 개차반인 폭군들을 제외하면 말이다.

그런데 이 천공의 망언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정부가 한일정상회담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설마 윤석열 대통령이 이 천공의 망언을 듣고 그걸 실천에 옮기려 하는 게 아닌가 불안하다. 이미 대통령 부부가 여러 차례 천공이 어떤 말을 하면 그걸 대부분 실천에 옮긴 걸 봤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이 천공이 그 옛날 제정 러시아를 파멸로 몰고 간 요승 라스푸틴의 재림이라 보는 필자의 시각이 단순히 오버인 것일까? 차라리 오버로 끝났으면 좋겠다 싶다.

대통령실은 부랴부랴 한일정상회담 개최는 아직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았다고 3일에 발표하긴 했지만 워낙 말이 자주 바뀌는 집단이라 신뢰가 안 간다. 이미 일본 언론에선 한미일 3국이 동남아시아에서 정상회담 개최를 조율 중이란 보도가 나오고 있는 중이다. 이 정부는 왜 이렇게 일본하고 못 어울려서 안달이 난 것인지 모르겠다. 더군다나 지금 범국가적인 참사가 발생한 상황에서 이런 외교 행보가 어울린다고 생각하나?

그 뿐만이 아니다. 천공이 본인의 유튜브 영상에서 “사과는 입 밖으로 내뱉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말에 김용민 평화나무이사장은 3일 “윤 대통령이 금명간 대국민 사과할 듯하다”고 말했다. 아니나 다를까 진짜로 4일에 윤석열 대통령은 “비통하고 죄송하다. 책임은 저와 정부에게 있다.”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국민이 그토록 사죄를 요구했어도 안 하고 버티던 그가 천공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사죄를 했다. 이게 과연 우연일까?

나라가 어지러우면 이런 사이비 요승들이 들끓기 마련이다. 제정 러시아를 말아먹은 라스푸틴이 그러했고 과거의 최태민-최순실 부녀가 그러했다. 이 사이비 요승들의 말을 듣고 꼭두각시처럼 움직였던 자들은 모두 그 말로가 비참했다. 이 사이비 요승들에게 놀아난 자들 중에 순탄하게 일생을 보낸 자는 아무도 없다.

라스푸틴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했던 니콜라이 2세 부부는 그 자녀들과 함께 우랄산맥 근교의 어느 농촌에서 적위군에게 집단 처형을 당했다. 최태민-최순실 부녀와 관련됐던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으로 대통령 자리에서 파면된 것도 모자라 영어(囹圄)의 몸이 되는 비참한 신세로 전락했다. 전직 대통령 예우도 탄핵 인용 즉시 박탈되어 전직 대통령이면 지급 받는 연금을 단 한 차례도 수령하지 못했다.

역사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다. 그런 점에서 역사는 오히려 미래지향적인 학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는 현재를 살고 미래를 살아가야 할 우리에게 항상 나아가야 할 길을 알려준다. 이 역사가 주는 교훈을 새기지 않으면 결국 심판을 받기 마련이다. 

라스푸틴은 분명히 100년 전에 죽었다. 그러나 아직도 그의 망령은 세계를 배회하며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언제쯤이면 그의 망령이 사라지게 될 것인지 모르겠다. 100년 넘게 세계를 배회하는 이 라스푸틴의 망령을 하루라도 더 빨리 퇴치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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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11-06 09:06:49
망상과 3류소설의 억지끼워맞춤~

깡통 3 2022-11-06 05:55:38
이젠 하다 하다 못해, 국민들과 언론들이, 권력 쥐고 사람 해치고 친일질하는 저 얼간이 XX 하나때문에, 가뜩이나 먹고 사느라 바빠 죽겠는데, 그의 스승이라는 XX가 한 말까지 검증하고, 무슨 불륜질을 했는지까지 알아야 하고, 유튜브에선 뭘 씨불씨불 주절거리는지까지 체크하며, 용궁의 저 XX 다음 행보를 추측해야 하나 ? 시바, 정말 분통 터진다.

깡통 2 2022-11-06 05:35:30
또 천공은 “나는 법(에너지, 기운)을 쏟아내고 있는 법주다.” “나는 영적으로 작업하는 사람이다. 육신이 없는 神들도 다스린다. 이 사람이 산신들을 이끌고 있다. 신들을 이끌고 있는 내가 산신이다.” “스승님의 사진에서 기운이 나온다. 집과 가게에 걸어 놓으면 기운을 다스리는 부적이 된다”고 하였고, “나는 하느님한테 배웠다. 그러니 내가 책임 못 지면 나는 하느님 모가지 잡는다. 나를 잘못 가르쳤으니, 여러분은 하느님 모가지 못 잡어, 나는 잡을 수 있어, 나는 하느님한테 배웠으니. 하느님과 중간 매개체가 있으면 하느님과 하나가 될 수 있다. 법을 접해보고 스승님이 어떤 분인가는 본인들이 아는 것이다.”(홍익인간 인성교육 8248강)라고 하였다.

깡통 1 2022-11-06 05:34:45
천공 = 별 그지같은 사이비 교주

천공은 윤회를 3번 했다(첫 번째 윤회는 12000연 전 천산산맥에 ‘단’이란 이름으로 천부경을 주고 갔고, 두 번째 윤회는 ‘군’(화인) 제사장 이름으로 왔었고, 세 번째 윤회는 후천시대를 열고 천부경을 풀어주고 있다. (정법강의 11185강~11186강))고 주장한다. 또 본인은 / 공동묘지에서 어떤 여자 귀신에게 찹쌀떡을 팔아먹다./ 차원계를 왕래한다/ 신불산에서 온몸으로 천부경을 받았다/ 2013연 백두영산에서 개천하여 후천시대가 열렸다고 하였다.

퇴진 2022-11-06 05:10:53
"빛은 어두움을 사라지게 한다".
촛불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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