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청담동 술자리’에 참석한 것으로 의심 받는 이들은 마치 입을 맞추기라도 한 듯, 알리바이를 제시하지 않고 말 돌리기로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참석 여부에 대한 가부 답변 대신 “저급하고 유치한 가짜뉴스 선동... 대통령 입에서 언급 나오는 것 자체가 국격에 관계되는 문제”(윤석열 대통령) “제가 술 못 마시는 건 아시나? 장관직 포함해 어떤 공직도 다 걸겠다”(한동훈 법무부 장관)라는 둥 동문서답했다.
술자리에 ‘참석했다, 아니다’를 간단히 말하면 될 것을, 즉답 대신 말을 밖으로 빙빙 돌리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민언론 더탐사〉는 6일 ‘청담동 술자리’에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진 한 변호사를 접촉했으나,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이자 고개를 갸우뚱했다.
강진구 기자는 이날 “어제 ‘청담동 룸바 게이트’ 제보자로부터 그날 술자리 참석자 중 한 명의 변호사 이름을 건네 받고 전화통화를 시도했다”며 “어제 저녁 7시 무렵부터 대여섯 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즉답은 하지 않고 지나치게 과민반응을 보여 오히려 놀랐다”고 밝혔다.
그는 “전화로 ‘청담동 술자리’ 사건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안다’고 해서 ‘그 자리에 있었느냐’고 물었다”며 “그런데 갑자기 ‘으하하하~’ 웃더니, 가부간 답변은 하지 않고 엉뚱한 말을 했다”고 전했다.
“그 변호사는 즉답은 하지 않고, ‘한동훈이 어떤 심정인지 알겠더라. 저 술 잘 못 먹는 사람이다. 밤늦게까지 술자리 가는 사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다시 ‘그날 술자리에 가진 않았다는 거죠?’라고 묻자, 이번에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은 채 그냥 전화를 들입다 끊어버렸다.”
강 기자는 "이후 서너 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나 끝내 전화를 받지 않아,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며 “그랬더니 ‘지금 회의중이니, 회의 끝나면 나중에 연락주겠다’는 답변 메시지가 왔다”고 말했다.
이후 전화가 오지 않자 강 기자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이튿날 아침 10시경 다시 전화를 걸었으나 변호사는 끝내 전화를 안 받았고, 대신 문자 메시만 보내왔을 뿐이다. 다음은 강 기자에게 보내온 문자 메시지 내용이다.
“회의 중이다. 마치고 연락드리겠다”
“어이 없군요. 주말밤에 예의를 갖추세요”
(“계속 전화를 피하신다. 술자리 참석했느냐?”)
“별로 나눌 말씀이 없다. 얼토당토한 전화는 받을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한 장관은 만난 적도 없는 사람이고, 첼로 연주자도 누군지도 모르는데 ㅍㅎㅎ”
“제대로 취재하세요. 근거 없는 의혹을 넘어 허위보도까지 할 시에는 즉시 강력한 민·형사적 대응 할 거다. 주말에 어이 없는 전화하지 마세요. 다시 한번 경고한다”
강 기자는 “이 변호사의 반응이 석연치 않았다. 술자리에 ‘참석했다, 안 했다’로만 간단히 답하면 되는데, 이처럼 말을 빙빙 돌렸다”며 “윤 대통령은 물론 한 장관 모두 공교롭게도 같은 패턴”이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직까지 걸겠다던 한 장관은 쓸데 없는 말 대신, 관용차 동선이나 집앞 CCTV라든지 자신의 알리바이를 입증할 어떤 증거물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