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인사이트] 왜 압사 참사는 대통령 지지도에 영향이 없는 건가
[컬처 인사이트] 왜 압사 참사는 대통령 지지도에 영향이 없는 건가
이태원 간 청춘들은 까졌습니까?
  •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 승인 2022.11.10 17:22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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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통령실 제공. 자료사진.
사진=대통령실 제공. 자료사진.

[굿모닝충청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한 유명한 의사가 병원에서 이태원에서 일어난 참사 관련 뉴스를 보고 툭 말을 내뱉었다. “어린 것들이 까져서 저런 데를 가.” 이 말을 들은 지인은 놀라고 당황했다. 평소 그런 말을 할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의식은 한국 사회에 집단 무의식으로 자리하고 있어 공포감을 자아낸다. 다시 참사를 배태하는 왜곡된 문화 심리이기 때문이다.

다시 앞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면, 그 의사는 아마도 한 단어를 앞에 더 붙이고 싶었는지 모른다. “발랑 까졌다.” 발랑 까졌다는 말은 청소년들이 적절하지 않은 행동을 하지 않고 일탈을 할 때 사용한다. 대개 공부를 하지 않고 유흥 추구행위를 하는 모습을 가리키는 경향이 있다.

이태원에서 참사를 당한 청춘들을 대할 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결국, 당사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태도다. 이태원을 마약 소굴이라는 인식으로 마약 수사반을 대거 투입 시킨 행태도 마찬가지다. 서양 명절 때문에 이태원에 왜 가는지 모르겠다는 인식도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만약에 이런 태도가 많다면 진정한 원인은 밝혀질 수 없으며, 책임 소재도 불분명하게 된다. 이는 참사가 아니라 사고라고 표기하려는 의도와 일맥상통한다.

일단 이태원은 기성 시대가 생각하는 미군이 남긴 쾌락과 향락의 공간이 아니다. 기성세대가 그렇게 만든 공간을 요즘 청춘들은 다문화 공간으로 만들고 건강하게 자기를 표현하고 함께 어울리는 공동체의 사회적 공간으로 만들어 놓았다.

오히려 그 청춘들 때문에 이태원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상인들도 매우 고마워해야 한다. 이번 참사에 희생당한 청춘들도 까진 존재들이 아니다. 모두 훌륭한 우리 사회의 역군들이고 성실한 생활인들이었다. 명단조차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나마 알려진 희생자들의 면면은 훌륭하지 않은 이가 없다.

한 희생자는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그간의 노고를 스스로에게 치하하기 위해 이태원에 들렀다가 참변을 당했다. 열심히 수험 생활을 오랫동안 했던 청춘이었다.

다른 희생자도 공무원 시험 합격을 하고, 결혼을 앞둔 상태에서 잠깐 이태원을 왔다가 참사를 당했다. 과학고등학교 학생은 3대 독자 외아들로 뛰어난 인재였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다니던 청춘은 여 친구와 같이 왔다가 목숨을 잃었다.

대기업은 희생자가 많아 회사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오랫동안 어려운 가족의 생계를 위해 뒷바라지하던 청춘도 바람을 쐬러 왔다가 희생당했다.

개인적 조건과 사회적 입지와 관계없이 희생자들은 모든 청춘이 소중하지 않은 이가 없다. 더구나 그들은 핼러윈 데이 때문에 오지 않았다. 대부분 핼러윈 데이에 맹목적으로 추종하지 않는다. 분장과 가면을 쓴 이들은 전체에 소수에 불과하다. 3년 만에 노마스크로 사람들을 모이는 공간이기 때문에 방문했다는 것은 현상적이다.

바쁜 현대 사회에서 사람을 모이게 하는 일은 무척 힘들다. 왜 수많은 청춘이 자발적으로 문화적 모임을 이루는지 그것에 주목할 때 민주주의 국가는 완성된다. 모두 사람이 그리운 청춘들이었다. 각자의 갇힌 공간에서 열심히 노동하고 학업을 하던 이들이 모처럼 숨통을 스스로 틔우기 위해 방문했다가 참사를 당했다.

오히려 이태원에 평소 잘 다니던 이른바 그들이 말하는 까진 이들은 이런 때는 가지 않는다. 이런 인파가 몰리는 날 제대로 자기들이 즐길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미리 빠져나간다.

더구나 많은 이들이 기분 내기 위해 잠깐 방문했다. 또한, 평소에 자주 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태원의 지형지물을 잘 알지 못했다. 외국인들은 말할 것이 없다. 서울이나 수도권에 한정되지 않고 전국에 걸쳐 방문했다. 더구나 밤이었기 때문에 인파가 몰리는 곳에 따라서 흘러가거나 휩쓸리기 쉬웠다.

항상 이태원에 오는 사람만 온다고 생각하는 인식은 안전 조치에 둔감하게 만든다. 특히, 작년보다 2~3배에서 많게는 4배 이상 몰리는 상황에서 이 사람들이 일탈하는 사람이라 생각하는 것 자체가 현실 착오 적이다.

사람에 대한 이해가 무엇보다 국민에 대한 문화적 이해가 없는데 안전 조치는 물론 국정운영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어떻게 청춘들을 대변하겠다고 할 수 있을까 싶다. 그들이 누구인지도 궁금하지 않고 파악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은 기존의 신념과 질서를 옹호하고 싶을 뿐인 셈이다.

사람들이 일탈의 비행 청소년이 가는 행사에서 참사가 발생했다고 생각하는 한 언제든지 불행한 희생은 반복될 것이다. 누구에게도 모두 해당할 수 있는 참사였다. 1년 동안 열심히 살던 선량한 청춘들이 한 번 그간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방문했다가 목숨을 잃어야 하는 사회를 만들면 안 된다.

그 청춘들이 무사히 돌아가 다시 일선 현장에서 생업과 학업에 힘쓰게 하는 것이 국가가 한 일이고, 리더의 책무이자 기성세대의 역할이다.

헌법 제34조 ①은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했으며, 같은 조 ④은 “국가는 청소년의 복지향상을 위한 정책을 펼 의무를 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과연 이태원을 대하는 국가의 관점은 어떤 것이었는지 생각해야 한다.

더구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문화와 여가가 빠질 수 없으며, 청소년 복지향상 특히 문화 복지 증진의 관점에서 이태원이 핼러원 컨셉을 헤아려야 했다. 인간다운 권리와 문화 복지의 증진은 당연히 안전하게 보장되어야 한다.

헌법 34조 ⑥ 은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되어있으며, 제69조에는 대통령의 선서를 규정하고 있는데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라고 되어있다.

윤석열 정부는 코로나 19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는데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는 물론 방역 정책도 느슨하게 풀었다. 노마스크 행사가 이태원 같은 군집 공간에 아무로 조치 없이 허용하도록 했다. 국정 기조는 치안 범죄 수사에 맞춰져 마약 수사에 초점을 두었고 이는 이태원 관리에 큰 오류를 낳게 했다.

더구나 계획 없이 청와대를 갑자기 용도 폐기하고 용산 관저로 이동하면서 경찰병력자원 활용에 불균형을 발생시켰다.

전반적으로 청춘들은 상업적으로 이용당했고 안전에 방치되었으며 무개념에 범죄자로 규정되어 참사에 희생되어 갔으며 아직도 그 명예훼손이 채 회복되지 않고 있다. 그 증거가 바로 대통령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가 참사에 큰 영향을 받고 있지 않은 것이다. 특히나 이는 문화적으로 잘못된 인식을 바꿔주는 방송과 언론의 역할이 없기에 일어나는 것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카이스트 미래 세대 행복위원회 위원.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카이스트 미래 세대 행복위원회 위원.

모호한 책임 규정 태도와 프레임은 정치권에서도 마찬가지다. 일선의 현장 상황 인력들에 만 책임을 묻는 이런 상황이라면 언제든 청춘들을 희생양 삼은 참사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인들에게 우리 한국의 가치를 다시금 추락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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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골 2022-11-11 16:07:59
지지율 바닥은 이미 확인했습니다. 바닥이 27% 내외쯤 되었지요.
이번 10.29 참사는 그 동안 이탈한 '2찍'들이 재결집한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주변 2찍, 특히 20대남자들의 경우 자신들이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실망스러운 국정 운영에 지지를 철회했었으나, 10.29 참사로 인해 "여기서 밀리는 끝이다, 지켜야 한다"는 정서로 재결집이 일어났다고 해석이 가능해 보입니다.
즉, 20% 후반대 지지율은 전쟁이 나더라도 보장된 지지율인 동시에 지지자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에 해당되고, 앞으로 더 심각한 상황이 일어나더라도 더 떨어질 요인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지만 깨지지 않을 30%는 인정하고 미래를 내다봐야 하는 시점인 듯 합니다.

조하준 2022-11-10 22:54:21
그것보다도 이미 지지율이 바닥이라 그렇다고 보는 게 더 맞을 것 같아요. 지지율도 떨어질 게 있어야 떨어지는 것이죠.

지지도가 그리 중한가요? 2022-11-10 20:09:22
가족같은 반려동물이 사료 몇알 먹는다고
개를 내쫓는 행태를 보고
한국의 전직 대통령들은 왜 하나같이
덜 떨어진 칠삭동이 같냐고 하는 동남아 외국인이
있더군요. 낯뜨겁고 부끄러웠습니다.
전직 대통령이 좁쌀보다 그릇이 작아서야 돼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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