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마이동풍인가? 마이 웨이인가?
[청년광장] 마이동풍인가? 마이 웨이인가?
국민 여론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대통령과 장관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2.11.17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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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정말 윤석열 정부의 행보는 마이동풍(馬耳東風)인 것인지 마이 웨이(My Way)인 것인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마이동풍이든 마이 웨이이든 둘 다 부정적인 뜻이라는 건 분명하다.

좋게 말하면 뚝심 있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고집불통 벽창호 행보를 보이는 게 지금 윤석열 정부라 본다. 박근혜 정부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다.

16일에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순방을 떠났던 윤석열 대통령이 귀국했다. 그런데 귀국한 자리에서 큰 논란이 벌어졌다. 10.29 참사 주범으로 꼽히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두 손을 맞잡고 “그 동안 고생 많았다.”고 위로를 했다고 한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하나 물어보고 싶다. 도대체 이상민 장관이 무슨 고생을 했는가? 야당 의원들과 국민들의 숱한 질타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사표를 내지 않고 버틴 것도 고생이라 하는가?

이미 여러 차례 여론조사에서 국민 대다수는 이상민 장관을 이번 10.29 참사의 주범으로 꼽고 있을뿐더러 아예 경질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를 넘어서 처벌하라고까지 하는 판이다.

그런데 고생 많았다고 위로를 하다니. 국민들을 우롱하는 것이고 유가족들을 우롱하는 것이나 진배 없다. 윤석열 대통령의 귀엔 국민의 목소리가 그저 동네 개들 짖는 소리에 불과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너희들은 짖어라. 나는 내 갈 길 가련다.”는 마인드가 꽉 차 있는 게 아니라면 이런 식의 태도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본다. 박근혜 정부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2014년 초에 전라남도 여수시 앞바다에서 기름이 유출된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어민들이 극심한 피해를 입었다.

그런데 이 때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은 사고현장에서 독한 기름냄새가 거슬렸는지 코를 막는 모습이 찍혀 빈축을 샀고 그것도 모자라 “상황이 별로 심각하지 않은 줄 알았다.”는 헛소리를 했다.

그리고 결정타로 “GS 칼텍스가 이번 사건의 1차 피해자이고 어민들이 2차 피해자다.”는 말을 해 안 그래도 먹고 살 길이 막막해진 어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불을 지르는 짓거리까지 했다.

본래 윤진숙 장관은 청문회 자리에서도 주요 현안에 대해 잘 모르는 모습을 보여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 의원들에게도 호된 질타를 받았던 인물이었다. 그런데 또 이런 짓거리를 하니 결국 윤진숙 장관은 경질되고 말았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그 박근혜 대통령 만도 못한것 같다. 이미 이상민 장관은 여러 차례 유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고 불을 질렀다. 그의 망언을 일일이 다 열거하기엔 지면이 허락하지 않을 정도다.

윤진숙 전 장관보다도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한 인물이 아닌 사람이 바로 이상민 장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은 이상민 장관을 경질하기는커녕 도리어 재신임을 할 기세다.

그것만으로도 분통이 터질 일인데 이상민 장관이 재난대책수립 TF 단장을 맡았다고 한다. 이 쯤 되면 정말 막 가자는 것이 아닌가? 국민을 상대로 끝까지 싸워보겠다는 것인가? 자고로 대통령은 국가 제 1의 공복이고 당연히 국민을 섬겨야 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국민들을 상대로 대결 구도를 굽히지 않는 것도 모자라 이겨먹겠다고 드는 게 대통령으로서 올바른 태도인가 묻고 싶다.

왜 이렇게 윤석열 대통령과 이상민 장관은 막 나가는 것인가? 한 번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우선 필자는 그들 심리 기저에 깔린 엘리트주의적인 마인드에 있다고 본다.

윤석열 대통령은 검사, 이상민 장관은 판사 출신이다. 모두 사법고시를 통과해 그 자리에 오른 사람들로 세간에선 엘리트 소리를 듣는 자리이다. 하지만 엘리트란 게 그렇게 대단한 사람들이냐고 물으면 그렇지 않다.

필자는 엘리트라 불리는 사람들을 백면서생(白面書生)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판사, 검사들이 독자 여러분들보다 과연 인생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일까? 세상을 보는 식견이 독자 여러분들보다 더 뛰어난 사람들일까? 그럴 리가 없다.

젊었을 때 법전만 끼고 공부만 했던 인물들이 무슨 경험이 있겠는가? 본 게 법전 뿐이니 세상도 법전을 보는 시각대로만 본다.

이번 참사의 주범들로 꼽히는 인물들 뿐 아니라 윤석열 정부 요직에 있는 사람들이 입만 열면 “법적 책임은 없다.” 소리를 하는 것도 다 여기서 기인하는 것이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져야 할 책임은 ‘법적 책임’만 있는 것이 아니다. 도의적 책임도 책임이다.

법적으로 무죄라고 해서 도의적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또 도의적 책임은 마구 무시해도 좋은 책임이 아니다.

예를 들어 식당에서 밥을 먹었는데 지금 당장 밥값으로 낼 돈이 없어서 식당 주인에게 사정해 외상을 했다고 치자. 그러나 외상값을 갚아야 하는데 일이 바빠서 때를 놓쳐 못 갚았고 결국 잊어버렸다.

법적으로 외상값의 시효는 1년이다. 고의로 먹튀한 것이 아니라면 외상한 날로부터 1년 뒤엔 시효 만료로 외상값을 갚을 법적 의무는 사라진다.

하지만 법적 의무가 사라졌다고 해서 외상값을 안 갚아도 되는 것인가? 그 식당 주인은 당신이 꼭 돈을 지불할 것이라 믿고 외상을 해준 것이다.

법적인 의무는 기간이 지났지만 도의적인 책임은 남아 있기에 잊었던 외상값이 뒤늦게 기억이 났다면 당연히 갚아주어야 한다. 그것이 그 식당 주인이 당신에게 보여준 믿음에 대한 보답이 아니겠는가?

과거 서울의 유명한 곰탕집 하동관 단골손님이었던 김두한은 상습적으로 외상으로 거기서 식사를 했다고 한다. 정치하면서 돈을 많이 탕진한데다 잊을 만하면 조폭 시절 옛 부하들이 찾아와서 돈을 꿔가다보니 정작 본인이 밥값 낼 돈도 없었던 것이다.

그 때 김두한이 하동관에 진 외상값은 수십년이 지나 장녀 김을동이 뒤늦게 알고 갚아주었다고 한다. 앞서 말했듯 법적 시효는 1년이지만 도의적인 책임이 있기에 김을동이 수십년 전에 진 아버지의 외상값을 갚아준 것이다.

이렇듯 사회에는 법적 책임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도의적인 책임도 있다. 법적 책임이 없다고 해서 만사 OK인 게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인사들은 대개 율사 출신들이라 그런지 책임에 대한 시선이 오로지 ‘법적 책임’에만 고정되어 있다.

또 자신들이 어려운 고시 공부를 거쳐 그 자리에 올라왔다는 생각에 빠져 그 자리에 오르지 못한 대다수의 국민들을 업신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바로 그것이 엘리트주의다. 자신만이 특별하다 생각하면서도 세상 보는 눈이 좌정관천(坐井觀天)인 자들이 바로 엘리트란 자들이다.

또 하나는 이상민 장관이 왜 그 자리에 임명되었는가를 생각해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분명히 이상민 장관은 행정안전부의 수장에 오를 만한 인물이 아니다.

판사가 안전에 대해 뭘 알겠는가? 법에선 전문가일지 몰라도 그 부처 현안에 대해서는 비전문가인 인물이다. 그런데 이상민 장관이 그 자리에 오르게 된 배경에는 바로 경찰국 설치 문제가 있다. 경찰국 설치에 찬성한 사람이 이상민 장관 이었으니 그 자리에 임명한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시각에서 보면 이제 막 경찰국이 신설되었을 뿐 아직 경찰이 자신들 손아귀에 완전히 장악되었다고 보긴 어렵다. 검찰을 자신들의 애완견으로 만들었듯이 경찰도 자신들의 애완견으로 길들여야 하는데 이제 막 목줄만 채운 단계에 불과한 것이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다른 장관을 임명하려면 자신과 코드가 맞는 사람을 구하는데만 시간이 허비될 것이다. 거기다 국회 다수당은 제 1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다. 이상민 장관과 비슷한 성향의 인물을 구했다고 해도 바로 장관으로 임명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청문보고서 없이 임명을 강행한다고 해도 절차가 있기에 시일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는 사이에 경찰이 목줄을 끊고 저항할 수도 있다.

그러니 최소한 경찰 장악이 완료될 때까지만이라도 보고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하고 이상민 장관을 끌어안고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필자는 이 문제도 관련이 있다고 본다. 애초에 이상민 장관은 특정한 목적 때문에 임명된 사람 이라는 걸 절대 잊어선 안 된다. 그 목적만 알면 왜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들의 아우성에도 불구하고 이상민 장관을 내치지 않는 것인지 알 수가 있다.

하지만 그렇게 국민들의 여론을 무시하고 버티다가 어떤 결말을 맞게 될 것인지 모르겠다. 이미 그 반면교사가 5년 전에 있었다.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은 그 반면교사인 인물을 직접 수사하고 감옥에 가둔 사람이다. 하지만 그를 거울로 삼아 반성하기는커녕 도리어 거기에 물든 것 같다.

서양의 신화를 보면 괴물을 퇴치한 기사가 결국 그 괴물의 피를 뒤집어쓰고 자신도 악에 물들어 타락하는 구조가 많다. 그래서 “괴물을 퇴치하다가 자신도 괴물이 되었다.”는 말이 나온 것이다. 타락한 기사의 결말은 언제나 비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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