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서라백] 우크라이나가 남부 요충지 헤르손을 탈환했다는 소식이 최근 전해졌다. 헤르손 현지에서 환영하는 시민들과 이에 답하는 군인들 속에는 고향의 가족과 재회하는 병사도 있었다. 손자를 보고 감격에 겨운 나머지 다리가 풀린 할머니를 보고 달려가 안아주는 병사의 모습은 뭉클하기까지 하다. '전쟁'과 '가족'의 의미를 새삼 생각하게 하는 장면이다.
비슷한 시기 우리나라에서도 또 다른 전쟁을 치르고 있으니 바로 '수능'이다. '공부'가 뭐길래 '대학'이 뭐길래 해마다 이같은 통과의례를 치러야 할까...라는 안스러움도 없지 않은데, 그걸 지켜보는 부모의 애달픔은 오죽할까 싶다. 친구들과 경쟁해야 하는 현실도, 하루만에 결정되는 인생의 운명도 한편 가혹하게 느껴진다. 전장에서 생사를 다투고 있는 청춘들에게, 정답을 찾기 위해 문제지를 훑고 있을 전국의 수험생에게 위로와 격려를 전할 뿐이다. 기필코 살아남기를, 그리고 행복하기를.
물론 나는 알고 있다
단지 운이 좋아서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 남았음을
그러나 어젯밤 꿈에서 이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강한 자는 살아 남는다"
그러자 나는 자신이 미워졌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베르톨트 브레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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