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스케치] “긴장은 엄마가 다 할테니, 평소대로만…” 시험장 밖 간절한 바람
[수능 스케치] “긴장은 엄마가 다 할테니, 평소대로만…” 시험장 밖 간절한 바람
올해도 응원전 대신 학부모 차량 행렬… 교사‧후배 소소한 손팻말 응원
설동호(대전)‧최교진(세종)‧김지철(충남)‧윤건영(충북) 교육감 현장 격려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2.11.17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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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들이 수능 시험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수험생들이 수능 시험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너무 떨지 말고, 평소대로만 해주고 오면 바랄 게 없어요. 긴장은 엄마가 다 할 테니, 그간 준비한 것들 무사히 발휘하고 와주길…”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7일 전국적으로 치러진다.

올해 수능은 전국 84개 시험지구에서 오전 8시 40분 일제히 시작되며, 응시 지원자는 지난해보다 1791명 줄어든 50만 8030명으로 조사됐다.

충청권(대전‧세종‧충남‧충북) 각 시험장에서도, 아직 해가 채 뜨지 않은 시간부터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모여들었다.

대전 27지구 제14시험장이 마련된 서구 둔산여자고등학교 역시 이른 아침부터 분주한 발길이 이어졌다.

교문 밖, 한 줄로 이어진 차량에서 내린 수험생들은 학부모들의 응원을 뒤로한 채 시험장으로 묵묵히 걸어갔다.

코로나19 3년 차를 맞이한 수능 시험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응원전 없이 고요했다. 수능 한파는 없었지만, 유난히 조용한 분위기는 이른 아침의 쌀쌀함을 더했다.

아이들을 데려다주러 나온 학부모들의 표정에는, 시험을 치르는 당사자보다 더 큰 긴장감이 서려 있었다.

둔산동에 사는 한 50대 학부모는 “내가 학력고사를 볼 때도 이렇게까지 떨리진 않았는데, 아무래도 첫 아이라서 그런지 그때보다 더 긴장되는 것 같다”며 “아들이 집에 오면 결과가 어떻든 고생했다 말하면서 안아주고 싶고, 간만에 가족끼리 한가한 저녁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털어놨다.

비록 활기찬 응원전은 없었지만, 배웅을 나온 반려동물을 보며 기분 좋게 발길을 옮기는 수험생도 보였다. 그 옆에는 같은 교회에 다니는 동생을 응원하러 나온 이들도 있었다.

교회 동생들에게 사탕을 나눠주던 A씨는 “미리 수능을 경험해본 사람으로서 제일 후회되는 게 쓸데없이 너무 많이 긴장했다는 거였다”며 “그래서 동생들에게 긴장하지 말고 마음 편히, 그간 했던 대로 끝까지 포기만 하지 말라고 말해줬다. 얘들아 파이팅!”이라고 응원했다.

시험장 앞에는 지각을 하거나 시험장을 잘못 찾은 수험생들의 이동을 위한 오토바이도 등장했다.

올해 4년째 오토바이 자원봉사를 하는 B씨는 “비교적 학생들이 많은 둔산동과 유성구에 저 포함 10명의 봉사자가 대기하고 있다”며 “좀 전에도 어은동에 다녀왔는데, 수험생들의 감사하다는 소리를 들으면 뿌듯하고 힘이 절로 난다”고 전했다.

대전 27지구 제11시험장이 설치된 만년고등학교에서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 학생이 입실 시간 1분을 남기고 도착한 것. 학생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쏜살같이 달려 반쯤 닫힌 교문을 통과해, 무사히 입실할 수 있었다.

충남 65지구 제6시험장이 마련된 예산여자고등학교 정문에는 오전 7시 10분부터 수많은 차량이 몰렸다.

수능 고사장에 자식을 보낸 부모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말없이 지켜봤다.

수험생 딸을 들여보낸 한 아버지는 “딸이 추위를 많이 탄다. 손에 들려 보낸 핫팩이 들어갈 때까지 따뜻해지지 않아 걱정”이라며 “시험장이 따뜻하길 바란다. 잘할 것이라 믿는다”고 걱정과 격려가 가득 담긴 마음을 전했다.

예산여고 3학년 교사들은 학생들과 주먹 인사를 나누며 핫팩과 초콜릿, 마스크가 담긴 선물 보따리를 전했다.

한 수험생은 이에 화답 "수능 대박"을 외치기도 했다.

비슷한 시간 충남 65지구 제8시험장이 마련된 예산고등학교 역시 수험생을 향한 응원이 이어졌다.

대흥고 교사들은 ‘응원한다’고 적힌 현수막을 듣고 수험생들을 맞이했다.

예산고 3학년 이 모(19) 학생은 "아는 문제, 정답만 골라 찍어 좋은 성적을 받고 싶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예산고 이두호 교사는 "학생들이 1년 동안 고생 많이 했다"며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수능이 인생이 전부가 아닌 만큼 떨지 않았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충북 56지구 제10시험장이 마련된 서원고등학교 역시, 지난해처럼 응원전 없이 고요한 분위기로 가득했다.

다만 교사들과 후배들이 손팻말을 든 채 조용히 수험생들을 응원했으며, 학부모들은 교문 밖에서 자녀를 꼭 안아주며 응원을 대신했다.

한 학부모는 아이를 끌어안은 채 눈물을 글썽이며 “잘 될 거야”라고 속삭이기도 했다.

이날 설동호 대전교육감과 김지철 충남교육감, 윤건영 충북교육감은 수험생들을 격려하려 직접 시험장에 방문하기도 했다.

설동호 교육감은 둔산여고로 들어오는 수험생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이제껏 노력해온 만큼 제 실력을 발휘해, 반드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보람고등학교를 방문한 최교진 세종교육감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입시 준비를 하느라 정말 고생하셨다”며 “오랜 시간 준비하고 애써 온 시간들이 좋은 열매로 맺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김지철 충남교육감과 충남도의회 교육위원회 편삼범 위원장(국민·보령2)도 대천고등학교를 찾아 수험생들을 격려했다.

김 교육감은 수험생들에게 “긴장하지 말고 평소 공부한 대로 최선을 다해서 실력을 발휘해 달라.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했다.

서원고를 찾은 윤건영 교육감은 교문을 들어서는 수험생들에게 연신 “시험 잘 보세요”를 외치며, 파이팅 제스처를 취했다.

수능 시험장을 찾은 설동호 교육감(사진 오른쪽)과 학교 관계자들이 수험생들에게 격려를 전하고 있다.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수능 시험장을 찾은 설동호 교육감(사진 오른쪽)과 학교 관계자들이 수험생들에게 격려를 전하고 있다. 사진=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최교진 세종교육감(사진 오른쪽)이 수능 시험장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세종교육청 제공
최교진 세종교육감(사진 오른쪽)이 수능 시험장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세종교육청 제공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수험생에게 격려를 전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수험생에게 격려를 전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윤건영 충북교육감이 수험생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윤건영 충북교육감이 수험생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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