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의 세상읽기] 영부인의 코스프레 행보와 ‘빈곤 포르노’
[김선미의 세상읽기] 영부인의 코스프레 행보와 ‘빈곤 포르노’
오드리 헵번 따라하기 논란으로 빛바랜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재클린 케네디, 오드리 헵번, 다이애나 스펜서, 미셸 오바마
자기만의 독창적인 스타일뿐만 아니라 사회에 선한 영향력 미쳐
  • 김선미 편집위원
  • 승인 2022.11.18 15:2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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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 언론인
김선미 언론인

[굿모닝충청 김선미 편집위원] ‘빈곤 포르노 (Poverty Pornography)’. 동정심을 보다 많이 끌어내기 위해 가난을 자극적으로 연출하고 소품처럼 소비하는 등 선정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동시에 가난의 선정적인 이용을 비판하는 용어이기도 하다.

대통령 외교적 성과 덮은 김건희 여사의 비공식, 비공개 개인적 일정 

윤석열 대통령이 4박6일 일정의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16일 귀국했다. 윤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은 미‧일‧중과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외교적 성과와 과제 대신 숱한 구설과 논란으로 빛이 바랬다. 

MBC 전용기 탑승 배제로 촉발된 언론 통제 논란은 정상회담 풀기자단의 취재마저 불허하고 대통령실이 일방적인 사후 브리핑으로 대신해 80여명의 동행 기자단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여기에 더해 김건희 여사의 비공개 일정이 대통령의 외교 행보보다 더 부각되며 대통령의 순방 이슈를 덮었다. 

여야 진흙탕 싸움의 도화선이 된 ‘빈곤 포르노’ 논란도 김 여사의 개인적인 비공개 일정에서 튀어 나왔다. 

‘빈곤 포르노’ 가난의 선정적 사용을 의미하는 동시에 비판하는 용어 

김 여사는 재클린 케네디룩 따라하기 등 옷차림과 사진 포즈로 인해 여러차례 구설에 올랐다. 이번 동남아 순방에서는 오드리 헵번 흉내내기 아니냐는 점이 논란이 됐다. ‘빈곤 포르노’ 논란 역시 이 연장선에서 불거졌다. 

굶주림으로 앙상해진 아이를 안고 있는 스타 배우 오드리 헵번의 사진은 아프리카 기아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내고 국제 사회의 도움을 촉구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인 이미지로 알려졌다. 

젊은 나이에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영국의 왕세자비 다이애나의 옷차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패션(?)은 동화 같은 화려한 결혼 드레스와 유명 디자이너의 의상이 아니라 수수한 바지에 ‘방탄복’을 입은 모습이다. 

지뢰 매설지 현장을 직접 걸어가던 왕세자비 다이애나의 ‘방탄복’

다이애나는 지뢰의 위험성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세상을 떠나던 해, 아프리카 앙골라를 방문했다. ‘방탄복’을 입고 지뢰 매설지, 말 그대로 지뢰밭 현장을 직접 걸어가는 모습은 그 어떤 스타일리쉬한 옷차림보다 강렬했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가 '패션계의 퍼스트레이디'라는 평을 들으며 대중의 관심을 모은 이유는 그녀가 명품만을 고집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유명 디자이너 의상과 중저가 브랜드를 적절히 조합한 ‘믹스앤드매치(mix-and-match)’, ‘하이앤드로우(high-and-low)’ 패션으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35달러짜리 드레스에 오렌지빛 굵은 벨트로 마무리한 옷차림은 그녀만의 스타일링 안목을 유감없이 보여준 예이다. 

미셸 오바마, 35달러짜리 드레스에 오렌지빛 벨트로 그녀만의 스타일 완성

미셸 오바마는 패션에서만 발군의 안목을 보인 것만은 아니다. 백악관 시절 어린이 비만을 막기 위한 캠페인 ‘레츠 무브’ 운동을 펼쳤다. 

미국 아동의 3분의 1이 비만과 과체중이라는 현실에 어린이 급식에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제공하도록 했다. 그녀는 백악관에서 채소를 키우기도 했다. 

아이들이 채소와 과일을 싫어하는 바람에 아동 비만 퇴치 운동은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비난을 사기도 했으나 어린이 비만의 위험성을 톡톡히 환기시켰다. 

재클린 케네디, 오드리 헵번, 다이애나 스펜서, 미셸 오바마. 모두 자기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만들어 낸 시대의 패션 아이콘이었으면서도 사회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보여준 인물들이다. 

오드리 헵번 기아문제, 다이내나 지뢰퇴치, 미셸 어린이 비만에 주목 

퍼스트레이디는 대통령의 부인이라는 지위를 넘어 분명 정치사회적인 역할이 있다. 

대통령의 부인은 국가로부터 어떠한 권한도 위임받지 않았지만 사회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 이 영향력을 어떤 가치관과 철학을 갖고 어떻게 선하게 실천하고 발휘하느냐가 관건이다. 

김건희 여사도 패션과 포즈로 퍼스트레이디 코스프레에만 열심히 한다는 민망한 논란 대신 한국사회에서 영부인으로서의 공적인 역할과 우리사회에 어떻게 기여할지에 대해 심도있게 고민했으면 한다. 

개인적으로는 부동의 세계 1위인 자살 방지, 플라스틱과 일회용품 안 쓰고, 덜 쓰기 운동 등과 같은 비정치적이면서도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면 싶다.

퍼스트레이디의 사회적 역할, 자살방지‧플라스틱 줄이기 등에 관심 가졌으면 

잘 알려졌다시피 우리나라는 세계 최악의 자살률을 보이고 있다. 2021년 통계에 따르면 하루 평균 36.6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OECD 38개국 평균보다 2배가 넘는다.

전체적으로 높은 자살률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것은 청소년과 청년들의 자살이다. 10대, 20대, 30대의 사인 중 자살이 가장 많았다. 압도적 1위다.

플라스틱 제품 줄이기는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생태환경보호로 지구를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영부인이 대통령 관저부터 실천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주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효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싶다. 

OECD 평균보다 2배 넘는 자살률, 외형 치중 대통령에게도 도움 안돼

단편적이고 일회성의 자극적인 활동보다 사회적으로 요구되고 있는 현안 과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실천하는 일은 영부인에 대한 호불호를 넘어 긍정적인 요소다. 

기시감을 불러일으키는 따라하기, 흉내내기 등 외형에 치중하는 듯한 모습은 소모적인 논란과 부정적인 면만 부각시킬 뿐이다. 대통령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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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옥 2022-11-19 08:14:43
좋은 기사 잘보고 갑니다 응원합니다

얼씨구 2022-11-18 20:04:45
문죄인이가 사람이 먼저다 라는 구호로
선거에서 재미좀 봤는데 알고보니
베네수엘라를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차베스란넘의 구호였더구만
문죄인의 따라하기에는 왜 입 다물고 있지??
민주당 색깔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내로남불 불감증 환자들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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