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산하기관이 향토서점 죽이기 나섰나?
대전시 산하기관이 향토서점 죽이기 나섰나?
지역 복합문화공간 자리매김한 30년 역사 계룡문고
시 산하 테크노파크, 임대료 등 미납으로 퇴거 통보
  • 박종혁 기자
  • 승인 2022.11.20 17:01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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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문구에 들어서자 보이는 현수막. 사진=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계룡문구에 들어서자 보이는 현수막. 사진=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영국의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은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더 낫다”라는 말을 남겼다.

지역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한 30년 역사의 계룡문고가 최근 사라질 위기에 직면했다.

시 산하기관인 테크노파크가 계룡문고가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경영난에 임대료를 미납하자 퇴거 통보와 함께 건물 인도 소송 청구를 낸 것이다.

일각에서는 계룡문고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지자체가 경제의 논리가 아닌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일 퇴거 위기를 맞은 계룡문고에서 만난 한 이용객은 “대전지역 마지막 남은 향토서점이 설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일류경제도시라는 비전을 갖고 경제성장에 힘써도 서점 하나 없다면 배부른 돼지가 될 뿐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이들의 추억이 서린 문화공간에 엄격한 경제의 논리를 들이대는 것은 이해가 잘 안 된다”며 “우리는 배부른 소크라테스가 될 수는 없는 것인지 유감스러울 따름이다”라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타임라인. 사진=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타임라인. 사진=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앞서 지난 3월경 테크노파크는 재계약 조건으로 임대료 204%, 관리비 312%를 인상해 월 1950여만 원을 요구했다. 시 정책으로 임대료를 감면해도 월 약 1530만 원을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이동선 계룡문고 대표는 “재계약 조건이 너무 과도하다는 호소에 월 임대료는 57.39%, 관리비는 140.26%로 하향 조정됐다”며 “현재까진 월 약 800만 원의 임대료를 내면 되지만, 임대료 감면이 끝나는 내년부터는 1150여만 원을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온라인 서적 거래로 방문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방문객이 급감하자 큰 타격을 입었고, 지난 4월부터 임대료 등을 지급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며 “테크노파크는 그동안 독촉 안내를 하다 지난 9월 계약 해지와 퇴거를 통보했고, 이달 2일엔 건물 인도소송을 청구했다”라고 말했다.

서점 전경. 사진=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서점 전경. 사진=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소송 내용을 살펴보면, 테크노파크는 월 2000여만 원씩 계산해 7개월 치 금액인 1억 4000여 만 원을 계룡문고 측에 청구한 상태다. 앞서 지난 3월경 재계약 조건으로 제시한 1950여만 원에 냉난방비 등 추가 관리비를 포함한 금액으로 대전시의 코로나19 임대료 감면 정책은 고려하지 않은 수치다.

이 대표는 “퇴거 통보를 받은 뒤 도움 요청 등을 위해 9월 20일쯤에 시장 면담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했다”라며 “왜 답변이 불가능한지 지난달 재차 확인했지만 ‘조직개편 및 인사이동으로 인해 민원이 누락됐다’라는 답변을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별다른 조치가 없다면, 대전시에는 향토서점이 없어지게 된다. 이와 관련해 시는 특혜시비 등을 우려해 지원이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계룡문고만 지원할 경우 타 업체나 단체 등과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지역 서점 활성화 사업 등 내부적으로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별다른 조치가 없다면, 대전지역 마지막 향토서점이 없어지게 된다. 사진=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별다른 조치가 없다면, 대전지역 마지막 향토서점이 없어지게 된다. 사진=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끝으로 이 대표는 “계룡문고가 사라지면, 판암, 낭월 등 원도심 지역엔 큰 서점이 모두 문을 닫게 된다”며 “안타깝지만, 소송 대응을 해야 하는 처지이므로 다음 주 중으로 변호사 선임을 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1996년 개점한 계룡문고는 테크노파크 지하 1층 1260㎡ 규모의 대전지역 유일한 향토서점이며, 현재까지 ▲문화행사(500회↑) ▲학생 견학(6000회↑) ▲책 읽어주기 행사(500회↑) 등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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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한 경영, 테크노파크 2022-11-26 08:24:55
테크노파크는 임대료 감면 기간, 전혀 감면하지 않은 전 임대금을 소송으로 청구했다. 뻔뻔스럽다.
감면 기간 중에는, 임대료 57-204%, 관리비 140-312%씩이나 올렸다.
감면의 의미가 입주한 소상공업체들을 살리자는 건데, 돈은 돈대로 올려받고, 감면한 듯 생색은 생색대로 내고, 도대체 뭐냐 ? 가히 비도덕적, 반사회적인 처사다. 사회가 고통을 분담하는 어려운 때에 짐을 얹어주며 반대로 괴롭히는 너희들 대체 누구냐 ?

계룡문고 지키자 2022-11-21 17:15:06
아래 글 반대한 사람은 대체 누구냐 ? 반론이 뭐야 ?

계룡문고 지키자 2022-11-21 07:10:38
이장우 시장님께서는 빨랑빨랑 만나서 면담하시고 흡족하게 해결해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말씀 조용히 이쁘게 하시면서.

테크노파크는 서점을 다른 업종 업체들과 비교해선 안됩니다. 임대료는 반드시 매출액 기준으로 정해야 합니다.
프랑스에서도 서점들은 반드시 매출액의 7% 이하로 임대료가 나가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단언합니다. 그것도 마진이 세금 포함해서 33프로인 경우에요. 마진이 20~25% 정도라고 보면, 5% 이하여야 버틴다는 말입니다. 일반적인 기준으로 서점의 임대료를 정하면 오프 라인 서점들은 자취도 없이 사라집니다.
* 시 산하기관으로서, 총 문화적행사 7000번이나 했는데, 지역의 지식 문화 사업체 죽이지 말고, 소송 취하하시고 합리적으로 갚아나가게 해주세요. 금액도 감면 정책 적용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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