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속담에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 말이 있다. 한낱 미물인 지렁이도 사람이 고의로 밟고 괴롭히면 꿈틀하며 달려드는 것처럼 약자를 함부로 괴롭히고 때리면 그 약자도 반항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금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아예 MBC를 주적으로 정하고 매일 같이 맹공을 퍼붓고 있다. 그 공격의 정도도 날이 갈수록 점점 더해져 사소한 문제를 트집잡는 수준으로까지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MBC도 그냥 당하지만은 않았다. 말 그대로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하는 것이다.
지난 18일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길 문답 중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 비서관과 언쟁을 벌였던 MBC의 이기주 기자를 향해 위해를 가하겠다는 글이 악명 높은 인터넷 극우 커뮤니티 일베저장소에 올라왔다. 이 글을 본 시민들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고 경찰은 IP 추적 등 수사에 나섰다고 한다.
아울러 경찰은 이기주 기자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는 등 신변 보호 조치에 나섰다. 예나 지금이나 일베저장소에는 왜 이렇게 인간 말종 부류들만 모이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아무리 본인들 마음에 안 든다고 하더라도 방송사에 쳐들어가서 기자를 죽이겠다고 말하는 게 과연 정상적인 사람이 할 태도인가? 이게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 수준이란 말인가?
이런 가운데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인 건희사랑 회장을 맡고 있는 강신업 변호사도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올린 동영상에서 대통령 경호처를 향해 “난동을 부린 MBC 기자를 쥐도새도 모르게 잡아서 족쳐버려야 한다.”는 발언을 내뱉었다.
강신업 변호사의 정신상태가 도대체 어떻게 된건지 참으로 궁금할 따름이다. 우선 윤석열 대통령의 망언에 정당한 항의를 하는 행동을 두고 ‘난동’이라 하질 않나 쥐도새도 모르게 잡아서 족쳐야 한다고 하지 않나. 옛날 독재정권 시절로 되돌아가자는 것인가?
실제로 그 시절에 쥐도새도 모르게 잡혀서 비명횡사한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1973년에 있었던 최종길 교수 의문사 사건이 바로 그 예시다.
벌써 50년이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이 사건은 미제 사건이다. 그는 유럽 간첩단 조작사건의 참고인 자격으로 악명 높은 중앙정보부에 소환 조사되었다. 그러나 그는 사흘 뒤 갑자기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다.
당시 중앙정보부는 최종길 교수가 유럽 간첩단 소속 간첩인걸 고백하고 중정 본부 7층에서 투신 자살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유가족들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스승인 게르하르트 케겔 교수와 친구 제롬 코헨 교수등이 최종길 교수는 고문을 받고 살해된것이라고 주장하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하지만 49년이 지난 지금도 진상 규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1970년대 당시 대표적인 저항 시인 중 한 사람이었던 신경림 씨가 중앙정보부에 끌려가서 고문을 받을 때 중정 요원이 신경림 시인을 끌고 창가로 가서는 “야 이 새끼야, 여기가 어딘지 알아? 여기가 최종길이가 떨어져 죽은 데야.”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MBC는 앞서 언급한 일베저장소의 글 작성자와 강신업 변호사에 대해 법적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
요즘 말로 참교육이란 걸 해줘야 저들도 더 이상 아무 말이나 함부로 떠드는 일이 없어진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에도 저런 자들은 꾸준히 설치고 있었지만 그저 관대하게 넘어갔다보니 아주 천둥벌거숭이로 설치고 있다.
대통령을 비롯한 공직자들은 늘 언론의 감시와 비판을 받아야 하는 자리다. 언론의 별명이 ‘워치독’인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늘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명색이 대통령이면서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에 대해 편협하고 적대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는 자신의 공적 지위에 대한 인식조차 없다는 걸 말해주는 것이다.
이런 식의 언론 탄압은 정말 치졸하고 반헌법적인 행위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란 사람이 이렇게 막 나가면 지지자들이라도 따끔하게 비판을 하고 바른 길로 가게끔 도와야 한다. 그러나 보시다시피 그런 지지자들은 없다. 이건 지지가 아니라 맹종이라고 해야 한다.
필자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이지만 소위 말하는 ‘문빠’란 자들과는 이미 오래 전에 결별한 상태다. 왜 그런가? 바로 위에서 든 이유 때문이다. 그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게 아니라 숭배, 맹종하는 자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은 순수한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도 아닌 자들이다.
각설하고 헌법적 가치인 언론 자유를 본인이 훼손해 놓고 오히려 헌법 수호를 떠드는 건 그야말로 철면피 같은 태도라 해야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바이든 뒷담화를 한 것도 미국 국회를 향해 비속어를 날린 것도 윤석열 대통령 본인이 한 행위다.
본인이 한 행위에 대해선 반성하지 않을 뿐 아니라 아예 그런 사실 자체가 없었다고 기억 날조를 하고 있고 거의 모든 언론이 보도한 그 내용을 ‘악의적’이라고 딱지를 붙이기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