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모듈러교실 설치를 두고 수차례 입방아에 올랐던 대전 유성구 용산초등학교 문제가 지역 주민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기존 용산초 학생들은 본교 건물에 배치되고 내년 4월 입주 예정인 호반써밋그랜드파크 학생들은 모듈러에 배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양쪽 학부모들의 대립이 팽팽해지고 있는 것.
그러나 이 모든 피해의 책임은 결과적으로 대전시교육청에 있다는 게 양쪽 학부모들의 주장이다. 시교육청이 지난 2019년 용산지구 계획 수립 당시 지구 내 초등학생 수요 예측에 실패해 학교용지를 삭제함에 따라, 지역 학부모‧학생들만 지속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는 뜻이다.
호반써밋 입주예정자협의회(호반써밋)는 1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집회를 열고, 시교육청을 향해 내년도 1학기 시작 전 용산초 모듈러 공사를 끝마칠 것을 촉구했다.
호반써밋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현재 모듈러 설치 업체를 선정 중으로, 내년 5~6월 중 모듈러 공사가 완료되는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 모듈러 교사동은 4월 초 설치될 예정이지만, 급식실 등 부대시설은 철 구조물로 지어져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즉 내년도 1학기 시작 후 모듈러 및 부대시설 공사가 완료되기에 현재 용산초에 다니는 아이들은 본교 정식 건물에 배치되고, 4월 이사 후 전학하는 아이들은 모듈러 교실에 배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호반써밋은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시교육청에 3월 학기 시작 시점에 전학할 수 있게 해달라 요청하니, 초등학교의 경우 주소지가 변경돼야만 전학이 가능하다는 답이 돌아왔다”며 “이런 점을 미루어볼 때 기존 학생들은 1학기 시작 시점 본교 건물로 배치가 이뤄지고, 이후 들어오는 아이들은 설치가 완료된 모듈러로 배치될 것이라는 의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같은 용산초 학생임에도 거주지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정식 건물과 모듈러 건물에 아이들을 나눠 배치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학생 수요 예측 실패로 호반써밋 및 기존 학부모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가운데, 분리 배치라는 의혹까지 빚게 한 시교육청에 묻고 싶다. 과연 누가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것이냐?”고 목청 높였다.
그러면서 “시교육청은 모든 책임을 지고, 개학 전 모듈러 관련 모든 공사를 완료해 평등한 학급 배치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제껏 모듈러 반대를 외쳐왔던 기존 용산초 학부모들은 극명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모듈러 설치에 찬성하며 기존 학부모들이 제시했던 분산 배치 등의 대안을 거부하던 호반써밋 학부모들이, 이제 와 모듈러에 자녀를 보낼 수 없다고 하는 걸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존 용산초에 자녀를 보내던 한 학부모는 “모듈러 문제가 대두됐던 초창기에도 기존 학생들과 전학생 분리 배치 얘기가 나온 적 있는데, 그때는 호반써밋 학부모들이 별다른 이견을 내지 않았었다”며 “우리는 지금까지 모듈러 반대를 외쳐왔고 그들은 찬성의 뜻을 표했는데, 왜 모듈러는 같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는지 모를 일”이라고 꼬집었다.
또 “기존 학부모 반 이상은 자녀가 모듈러에 배치될 시 다른 학교로 전학 보낼 생각까지 하는 등, 모듈러에 대한 반감이 심하다”며 “시교육청에 모든 책임이 있다는 의견에는 동의하는 바이지만, 분리 배치를 반대하는 것은 다소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분리 배치는 저희 쪽과 양측 학부모들 뜻이 맞아가야 할 수 있는 것으로, 현재 결정된 부분은 없다”며 “또 서부교육지원청에서 해당 구역 학생 수 조사가 완료돼야 대책을 수립할 수 있는데 아직 그 수가 나오지 않은 상황으로, 시교육청이 얘기할 부분은 많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