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209] 무장애(베리어 프리) 놀이터, 팽나무...논산시 은진면 팽나무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209] 무장애(베리어 프리) 놀이터, 팽나무...논산시 은진면 팽나무
  • 채원상 기자
  • 승인 2022.12.01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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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글 백인환, 사진 채원상 기자] 큰 애는 다운증후군이다.

태어날 때부터 수많은 수술을 견디었던 아들은 이젠 주민등록증이 나온 어엿한 청년이 됐다.

건강만이 최고라 했던 시기를 지나서 이제는 학령기 이후의 생활을 고민하는 시간이 다가온다.

같은 처지를 경험한 선배 부모에게 상담도 하고, 고등학교 중등특수교사와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아들의 성장에서 아이의 삶을 어떻게 가꿔나가야 할지를 걱정하는 시기에 부모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마침 아들에게는 특별한 재능이 있다.

그림 그리기.

주말은 가족과 함께, 또는 아빠와 함께 새를 관찰하거나 보호수를 보러 간다.

아들 그림에 야생동물이 나오고 다양한 색상의 나무가 등장하는 이유도 이런 경험이 컸던 것 같다.

인지능력이 비장애인에 비해 현저히 낮은 아들은 사계절 동안 동일한 장소를 계속 방문하다 보면 장소와 그곳에 사는 다양한 생물을 기억한다.

그리고 그림에 등장하는 생물의 장소와 관찰했을 상황을 어떻게 그림으로 그리게 됐는지를 어눌하지만 자기가 표현하려는 의도를 설명한다.

특히 ‘덥다’와 ‘춥다’를 여전히 헷갈리는 아들은 시간에 따라 변하는 보호수의 색깔을 다르게 표현하는 방법은 안다.

당연히 보이는 대로 그리는 아들은 그림을 통해서 사계절을 이해하는 듯싶다.

눈으로 보는 것 말고도 자신이 느낀 다양한 감각도 표현할 줄 안다.

언덕에 있는 보호수는 조심스럽게 올라가서 의자에 앉아 땀을 식히며 시원한 느낌을 얘기한다.

거기에 차가운 음료수라도 마신다면 아들에게 그 장소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장소가 된다.

아들은 보호수에 사는 생물도 신기해한다.

잎 뒷면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잎벌레부터 보호수 아래의 사마귀, 그리고 아래 가지에 매달린 거미와 거미줄은 아들이 늘 관심 갖는 대상이다.

논산시 은진면 팽나무도 단골로 찾는 보호수다.

올해는 창원시 ‘우영우 팽나무’와 함께 충남의 팽나무를 일부러 찾아다녔다.

같은 반의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친구의 행동과 비슷해서 드라마 속 우영우의 행동을 재미있게 본 아들은 드라마를 통해 팽나무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이제 은진면 팽나무는 누런 잎도 말라가고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

잎 속에 까만 열매를 아들과 함께 주워왔다.

겨울방학에는 팽나무가 왜 팽나무인지를 알려주려고 한다.

대나무 총에 팽나무 열매를 넣어 쏘면 ‘팽’소리가 난다고 붙여진 팽나무.

실제로 소리가 날지는 모르나, 아들은 총을 만드는 과정에서 팽나무를 기억할 것이다.

그 기억이 쌓여 팽나무를 다시 그린다면, 어떤 색으로 표현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벌레가 많은 숲보다 안전하고 쉴 곳이 있는 은진면 팽나무는 아들에게 소중한 기억의 창고가 될 것이다.

아들에게 은진면 팽나무는 무장애를 실현하는 장소가 되는 셈이다.

논산시 은진면 교촌리 1-1 팽나무 1본 160년(2022년)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청남도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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