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배척 인권센터?… “대전, 인권탄압 도시로 거듭나려 하나?”
성소수자 배척 인권센터?… “대전, 인권탄압 도시로 거듭나려 하나?”
KAIST 성소수자 동아리 EQUEL, 5일 ‘대전인권센터 수탁기관 선정 반대 성명’
새 수탁기관, 반동성애 운동 등 반인권적 활동 펼쳐온 것으로 알려져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2.12.0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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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종교와 법의 잣대로 찬반을 따질 수 없는 일입니다. 이장우 시장과 시의원들은 대전에 존재하는 성소수자들을 외면 말고, 우리의 터전을 혐오와 차별이 장악하게 만드는 일을 당장 멈추십시오.”

KAIST 성소수자 동아리 EQUEL(이하 EQUEL)이 5일 성명을 통해 대전인권센터 수탁 운영기관 선정 결과에 대한 깊은 유감을 표했다.

대전인권센터(이하 인권센터)의 새로운 수탁기관으로 선정된 (사)한국정진운동본부는 반동성애 운동 등 반인권적 활동을 펼쳐온 단체로, 이들이 인권을 보호‧증진하기 위해 세워진 인권센터를 운영하게 되면 시민 인권을 보장받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다.

EQUEL에 따르면 인권센터는 ▲인권교육 및 프로그램 개발 ▲인권침해 및 차별 행위에 대한 기초 상담 ▲시민의 인권 보호와 증진에 관한 사항 등 5개 주요 업무를 위해 설립됐다. 대전 YMCA 유지재단이 지난 2017년부터 현재까지 5년간 수탁 운영해왔다.

그리고 올 8월 시는 민간위탁기관에 대한 대대적 특정감사를 진행했으며, 같은 해 10월 시의회는 인권센터의 재위탁 기간을 1년으로 축소하고 사업비 일부를 삭감했다.

이후 시는 지난달 24일 인권센터와 청소년성문화센터의 수탁기관으로 (사)한국정직운동본부(이하 정직운동본부)와 넥스트클럽사회적협동조합을 선정했다.

이 같은 시와 시의회 결정을 두고 EQUEL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대전 YMCA 유지재단은 올 8월 시 민간위탁기관 성과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받은, 능력이 인정된 재단인데도 불구하고 새로운 수탁기관을 선정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또 이들은 새로 선정된 정직운동본부에 대한 의구심도 표했다. 시 모집공고가 올라오기 불과 한달전 법인으로 승인된 단체가, 인권이라는 다차원적이고 포괄적인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다.

특히 EQUEL에 의하면 정직운동본부의 대표‧고문‧지도위원‧자문위원 등 소속 인원 중 다수는 개신교 목사로 구성돼있으며, 위원들은 그간 지역에서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운동’, ‘반동성애 운동’을 펼치는 등의 활동을 공개적으로 펼쳐왔다.

실제 한 인터뷰에서 정직운동본부 관계자는 “현 인권센터는 동성애를 옹호하는, 기독교적 가치관에 맞지 않는 가짜 인권”이라며 “보편적 인권이 아닌 특정한 집단을 위한 상대적 인권으로, 올바른 인권이 아니다”라고 발언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를 두고 EQUEL은 “종교의 자유가 허용된 나라에서 특정 종교가 일반 시민들을 ‘올바른 인권을 가질 자격이 없는 존재’로 치부하는 건 폭력적이고 차별적인 언사”라며 “시민 인권을 보호‧증진하기 위해 선정된 기관이 되려 그동안 반인권적 행보를 보여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들은 발의된 지 15년이 지나도록 제정되지 않고 있는 ‘차별금지법’을 거론하며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가장 소외된 계층을 살피고 건강한 시민의식을 형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실행한 것은 인권센터였다. 그런데 현재 시는 일방적으로 구조 개편을 실시했다. 대체 누구를 위한 정책이냐?”고 따져 물었다.

EQUEL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종교와 법의 잣대로 찬성하고 반대하는 내용이 될 수 없다”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고 반동성애 운동을 펼치는 단체가 인권센터를 운영한다면, 이곳에 버젓이 존재하는 우리는 도대체 어떤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시장과 시의회는 시 구성원의 다양성을 마주하고, 인지하고, 이해하고, 받아들여라”라며 “우리 도시를, 우리 삶의 터전을 혐오와 차별, 폭력, 그리고 편견과 편향적 가치관이 장악하게 만드는 일을 당장 멈춰라”라고 목청 높였다.

그러면서 “우리의 인권을 정치의 희생양으로 삼지 말고, 예수께서 가르치신 대로 이웃을 살피고 스스로를 사랑하듯 우리를 사랑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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