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서라백] 교수들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에 '과이불개(過而不改)'가 뽑혔다. 생경한 단어인 만큼 친절한 해석도 따라오는데,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음(논어)'이라는 뜻이란다. 지식인들이 근현대사에서 보여왔던 비겁한 태도와 실천력을 따지면 과연 나라판을 품평할 자격이 의문이지만, 어찌 됐건 '참여하는 양심, 행동하는 지식인'이라는 의지가 담긴 '이벤트'이기를 바란다. 하긴 반성과 참회 없는 것은 언론인 또한 별다르지 않으니, "학생의 피에 보답하라"는 과거 한 때의 외침처럼, "젊은이의 피에 보답하라"는 절규가, '사자(死者)'의 영혼을 달래는 진혼가가, 모든 지식인사회에 울려퍼지길 바란다.
2위는 '욕개미창(欲蓋彌彰, 덮으려고 하면 더욱 드러난다)'이다. 대통령 본인을 포함해 가족과 측근들에 관한 온갖 비리 의혹을 지적하기 좋고, 이태원 참사 책임을 면피하려는 하수인들의 졸렬한 행태를 비꼬는 데에도 썩 잘 어울린다. '굥정상식' '이럴건희' '뮨파수박' 등의 '사짜'성어는 풍자가나 누리꾼들의 몫인데, 내친 김에 무리한 비약을 하지면 대통령 침소의 '이불이나 개'는 시녀로 전락한 검찰(과이불개), '욕' 나올 정도로 '개미지옥'에 빠져든 나라꼴(욕개미창) 등으로도 말장난이 가능하겠다.
이태원 참사 책임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박진 외교부 장관 때와 마찬가지로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흔하게 쓰이던 사자성어가 요즘 정가에서 실종됐으니 바로 '석고대죄(席藁待罪)'다. 나리 나리 개나리들이 석고상처럼 뻣뻣하게 목에 힘주고 다니는 꼴 역겨우니, 죄인은 당장 머리를 풀고 꿇어 앉아 처벌을 달게 받을 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