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이동우 기자] 박지원 전 국정원장의 더불어민주당 복당 결정이 보류됐다. 민주당은 16일 최고위원회에서 박 전 원장의 복당 문제를 논의했지만 내부 반발에 직면해 결정을 보류했다.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직후 브리핑에서 “박 전 원장에 대한 복당 문제는 조금 더 논의하기로 했다”며 “오늘 최고위원회에는 모두 12명의 복당심사 결과가 올라왔으나 추후 더 논의하기로 하고 의결을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15일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열고 박 전 원장에 대한 복당 자격을 부여했다. 이날도 박 전 원장의 복당 자격 부여를 놓고 이견이 적지 않았지만 이재명 대표의 강한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원장이 복당 자격을 얻으면서 당초 16일 최고위원회에서 복당이 결정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야권의 빅 마우스인 박 전 원장을 복당시켜 ‘이재명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고 대여 공세에 화력을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는 논리에서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박 전 원장의 복당이 민주당의 내홍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특히 정청래 최고의원이 “박 전 원장은 2015년 말 탈당한 뒤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당을 창당하는 등 분당의 책임이 있다”며 “당 분란을 가져올 수 있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혜원 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나는 정말 궁금하다. 박지원의 복당을 원하는 민주당 의원들이 누구누구인지”라는 글을 올리며 박 전 원장의 복당을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또 “만일 민주당이 박 전 원장의 복당을 받아들인다면 민주당의 미래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쓴소리를 던졌다.
정 최고위원과 손 전 의원은 ‘마포구 을’ 지역구를 서로 주고받으며 나란히 국회의원 뱃지를 달았다. 정 최고위원은 이곳에서 17,19,21대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며 손 전 의원은 마포 을에서 20대 국회의원이 됐다.
박 전 원장이 6년만에 민주당 복당을 신청한 건 2024년 총선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 전 원장은 22대 총선에서 지역구였던 목포나 고향인 진도가 있는 해남・완도・진도 출마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손 전 의원은 지난 7월 페이스북에 “박 전 원장이 출마한다면 내가 나서겠다”며 박 전 원장을 저격한 바 있다.
박 전 원장의 민주당 복당이 보류되기는 했지만 완전히 불발된 것은 아니다. 김 대변인도 “논의를 중단했다”고 밝혀 추후 다시 논의할 여지를 남겼고 이 대표도 박 전 원장의 복당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