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책임 없는 자유는 방종이다
[청년광장] 책임 없는 자유는 방종이다
10.29 참사 유가족들을 향한 수구 단체들의 패악질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2.12.26 10:19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아무리 세상 인심이 각박해진 현대 사회라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인륜이란 것은 존재한다. 대규모 국가적 참사가 벌어졌을 때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힘을 합쳐서 이겨내고 또 서로 도움을 주어야 한다. 그런데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나몰라라 하는 것 정도는 양반이고 참사로 인해 자기 자식, 형제를 잃은 사람들을 향해 온갖 할 말 못 할 말 안 가리고 함부로 내뱉는 사람들이 있다.

8년 전 세월호 참사 당시에 소위 보수 단체란 사람들과 인터넷 커뮤니티 일베저장소의 회원들은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 투쟁을 하고 있는 유가족들 옆에서 이른바 ‘폭식 투쟁’이란 것을 하며 조롱하는 퍼포먼스를 벌인 바 있었다. 필자의 눈엔 그 때 그 자들 모두가 사람의 탈을 쓴 악마, 괴물들로 보였다. 남의 슬픔을 희화화하고 조롱하며 인륜을 저버린 것들이 무슨 사람인가?

세월호 참사가 발발하고 8년 반이 지나 또 하나의 참사가 발생했다. 바로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10.29 참사다. 세월호 참사 때 미처 꽃이 피지도 못했던 어린 고등학생들이 스러졌듯이 이번 참사에서도 이제 막 꽃이 핀 20대 청춘남녀들이 스러졌다. 하지만  여당 일부는 이번에도 정신을 못 차리고 온갖 망언과 망동을 일삼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지지자를 자처하는 이들도 역시 그대로다.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에 차려진 시민분향소 옆에 언젠가부터 신자유연대라는 보수단체가 점거하며 유가족들을 향해 온갖 패악질을 일삼고 있다. 이 신자유연대의 대표란 사람은 김상진인데 윤석열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로 유명할 뿐 아니라 취임식 때 김건희 여사의 초청을 받아 참석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일에 신자유연대는 분향소 바로 옆에 ‘고독사, 교통사고, 건설업 사고도 다 국가 책임지고 대통령이 사과해야 하느냐’는 문구가 담긴 펼침막을 걸어뒀다.

그 전에는 ‘이태원 참사 추모제 정치 선동꾼들 물러나라’는 펼침막을 내걸기도 했다. 옥외광고물을 관리하는 용산구청에서는 “문구를 하나씩 따져가며 규제할 수는 없다”며 손을 뗀 상황이다. 보수 유튜버들은 분향소 인근을 촬영하거나 유가족들을 향해 조롱 섞인 말을 내뱉으며 이를 ‘콘텐츠’로 만들고 있다. 일부 유족들은 이런 막말에 실신하기도 했다.

먼저 이들에게 먼저 이 말부터 해야겠다. 자기 자신의 자유만 소중한 것이 아니라 남의 자유도 소중한 것이다. 그리고 자유는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 책임을 지지 않으면 그건 자유가 아니라 방종이다. 본인들은 유가족들을 향해 아무 말이나 자기 자유랍시고 막 떠드는 모양인데 이제 그에 대한 책임도 반드시 져야 할 필요가 있다. 명색이 단체 이름이 신자유연대라면 자유와 방종의 차이 정도는 알아야 할 것 아닌가?

또 “고독사, 교통사고, 건설업 사고도 다 국가 책임지고 대통령이 사과해야 하느냐?”고 했는데 몰랐는가? 그것도 본래 대통령이 사과해야 할 일이다. 국민들이 세금을 내는 목적이 다 국가의 보호 아래에서 평안한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것에 있다. 국가는 국민으로부터 세금을 받았으면 그에 대한 약속을 지켜야 하는 것이다. 그 약속을 못 지켰으면 마땅히 국가가 사과해야 하는 것이다.

설마 당신들은 대통령을 국왕과 동일한 존재로 생각하나? 그런 마인드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왜 단체 이름을 ‘신자유연대’라고 지었는가? 당신들은 국민이 아니라 신민(臣民)의 마인드가 가득 찬 사람들이다. 그것도 전제군주국의 신민들 말이다. 대통령은 국왕과 동급이고 신성불가침의 존재이기 때문에 절대 비판해선 안 된다는 것도 아니고 뭔가? 그래서 당신들은 민주 시민이 아니라 전제군주국의 신민이라는 것이다.

그런 걸 다 떠나서 지금 참사로 인해서 억울하게 생때같은 자식들을 잃은 유가족들 앞에서 저런 행위를 하는 게 인간의 도리인가? 누가 당신들 자식이 죽었을 때 옆에서 “그만 처울어라!”, “시체팔이 한다.” 같은 소리 하면 당신들은 가만히 있을 자신 있는가? 당신들이 저지른 악행들은 후에 모두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되어 있다. 업보(業報)라는 말이 달리 있겠는가? 이전에도 말했듯이 업 중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입으로 짓는 구업(口業)이다. 그 구업을 어떻게 갚을 생각인가?

[사진=KBS 뉴스]

그것도 모자라 신자유연대 대표 김상진은 도리어 유가족들에게 명예훼손을 당했다면서, 유족 대표를 향해서 고발장까지 제출했다. 참으로 적반하장(賊反荷杖)도 유분수라 해야겠다. 자신들은 유족을 비방한 적이 없다는 건데, 기자 회견 도중에 또다시 ‘사회적 약자 코스프레’라는 막말을 쏟아냈다. 사회적 약자 코스프레라니. 그럼 김상진 당신이 지금 하는 짓거리는 ‘피해자 코스프레’ 아닌가?

21일에 김상진은 용산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신자유연대가 유가족 텐트 설치를 방해했다, 시체팔이로 돈 벌라 했다.’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습니다. (유족 대표는) 사회적 약자 코스프레를‥” 했다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이종철 씨를 고소했다. 그는 시민분향소 설치에 협조했고, 유족들을 비방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4일 본인의 인터넷 라이브 방송에서 “선택적 시체팔이죠. 맞아 맞아. 아, 표현 좋아요. 아주 표현 좋아요.”라고 막말을 했다. 신자유연대는 계속해서 시민분향소 앞에 ‘선동하지 말라’는 현수막을 내건 차량을 세워둔 채 활동하고 있다. 수시로 분향소 측을 비추는 방송을 하면서, 조롱성 발언을 내놓고 있다.

이에 유가족들은 20일 국민의힘과의 간담회에 참여한 유족들은 이들의 2차 가해를 막아달라고 간곡히 호소했고 또 한편으로는 저 김상진을 향해 맞고소를 진행한다고 한다. 이쯤 됐으면 경찰이 보수 단체들의 집회 신청을 불허하든지 제지를 하든지 해야 한다. 하지만 경찰들은 거기서 멀뚱히 서 있기만 할 뿐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도대체 경찰 들은 거기 뭐하러 가 있나? 허수아비들인가?

이 보수 단체들이 8년 전 세월호 참사 때나 지금이나 설치는 건 백그라운드가 있기 때문이다. 그 백그라운드는 보수 정권과 보수 정당이다. 8년 전 세월호 참사 때도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 소속 정치인들 중에 할 말 못 할 말 구분 못하고 막 지껄이는 사람들이 셀 수 없이 많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권성동 의원부터 시작해서 정진석, 장제원, 김상훈, 김미나 의원 등 열거하자면 끝도 없다. 이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내뱉은 막말들이 여과 없이 등장하면서 극우·보수 지지층을 부추겼다고 볼 수밖에 없다. 

유가족협의회는 지난 20일 국민의힘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의원들이 한마디 하면 다른 (보수) 지지자들이 10배로 갚아준다”라며 2차 가해 발언을 중단해달라고 촉구했다. 주호영 대표는 22일 오전에서야 “희생자나 그 부모들은 위로받고 보호받아야 할 분들이지 (이분들에게) 잘못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희생자나 유족들을 상대로 폭언한다든지, 비난하는 일은 옳지 않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하지만 내부 의원들의 막말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주호영 대표가 한 행동은 행인들을 향해 짖고 물어뜯으려 하는 개를 향해 머리 쓰다듬으며 “다음부터 그러면 안 돼.”라고 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그런 식으로 훈육해서 말을 듣는 개 같았으면 처음부터 행인들에게 공격하는 일조차 없을 것이다.

정치를 하기 전에 먼저 인간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유가족들을 향해서 할 말 못 할 말 내뱉고 나니까 십 년 묵은 체증이 내려간 것 같이 속이 후련하던가? 하지만 당신들이 저지른 짓들은 언젠간 다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되어 있다. 속담에도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이 난다.’고 했다. 콩을 심었는데 팥이 나올 수는 없고 팥을 심었는데 콩이 나올 수는 없는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당신들이 남의 고통을 조롱하고 희화화하고 온갖 망언을 쏟아냈는데 그게 당신들에게 복 받을 일로 돌아오지는 않는다. 업을 지었으면 이승에서든 저승에서든 그 업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게 만고불변의 진리다. 각 종교마다 그 용어가 다를 뿐이지 전체적인 맥락과 내용은 다 동일하다. 부디 이제 더 이상 악업을 쌓지 말라. 더 이상 인륜을 저버리는 패륜 집단의 모습을 보이지 말라. 다시 말하지만 당신들이 뿌린 씨앗은 뿌린 대로 거둬들이게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제이 2022-12-26 19:45:47
저 인간 죽이면 안되냐?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