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분열하는 윤핵관들
[청년광장] 분열하는 윤핵관들
수도권파와 영남파의 고질적인 대립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2.12.30 15: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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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전당대회를 앞둔 국민의힘도 지금 현재 집안 싸움이 격렬하게 일어나고 있다. 먼저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 한 김기현 의원은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과의 연대를 공식화하고, 윤 대통령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에서 “당 대표가 되면 우리 당 지지율을 55%, 대통령 지지율을 60%까지 끌어 올리겠다.”며 “이 5560 비전을 통해 국민에겐 희망을, 당원에겐 긍지를 안겨 드리고, 100년을 지속할 수 있는 집권 여당의 초석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말했다.

우선 이 김기현의원의 말에 대해 한 마디 하자면 꿈도 야무지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최근 몇 주 간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는 것처럼 보여서 어깨에 힘이 들어간 모양이다. 하지만 그것도 자세히 뜯어보면 표본에 문제가 굉장히 많았다.

보수 성향 응답자가 100명 이상 과표집된 여론조사가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해도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41〜42% 정도였다. 취임 7개월 차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 초반이면 굉장히 낮은 편에 속하는 것이다.

하물며 지지율은 어떤 빅 이벤트가 있지 않는 한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지지 더 높아지지 않는다. 임기 초반 허니문 기간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단 1번도 60%를 기록하지 못했다. 리얼미터, 한국갤럽 등 소위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 기관의 데이터를 다 살펴봐도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53〜54%가 최고점이었고 단 한 번도 그보다 더 높은 수치를 기록한 적이 없다. 그런데 무슨 수로 대통령의 지지율을 60%까지 올리고 정당 지지율도 무슨 수로 55%까지 올리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어쨌든 이런 김기현 의원의 허풍선이 같은 기자회견이 있자마자 이른바 ‘신 윤핵관’으로 불리는 윤상현 의원이 김기현 의원을 직격했다. 윤상현 의원은 28일 당권주자들이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을 강조하는 것과 관련해 “윤심(尹心·윤석열의 의중)을 팔고다니는 자칭 윤핵관들은 모두 수도권 출마를 선언하라”고 밝혔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김 의원을 향해 “당대표가 되면 당 지지율 55%,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60%를 호언장담했다. 좋은 포부”라면서도 “그 정도 지지율이면 서울 강북 지역에 출마해도 당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적어도 당대표 후보라면 언제라도 총선에서 수도권에 출마할 배짱이 있어야 한다”며 “수도권 승리의 보증수표가 당대표의 필요조건”이라고 지적했다.

윤상현 의원은 “윤심을 팔고다니는 자칭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은 모두 수도권 출마를 선언하라”며 “아니면 텃밭에서 편하게 선거 치르면서 수도권 승리가 중요하다느니 2030 MZ 세대가 중요하다느니 하는 말을 쉽게 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말 총선 승리가 중요하다면 최전방 전선에서 싸워 승리해 온 사람에게 당 대표를 맡기거나 아니면 본인이 수도권에 직접 총선 출마하겠다고 선언하라”고 덧붙였다.

윤상현 의원의 지역구는 수도권인 인천광역시 동구․미추홀구 을이다. 반면에 친윤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김기현 의원의 지역구는 영남권인 울산광역시 남구 을이다. 

또 권성동 의원의 지역구는 강원도 강릉시다. 2024년 총선 승리를 이끌려면 지역구 의석의 절반인 수도권에서 경쟁력이 있는 사람이 차기 당대표가 되어야 한다는 취지다. 김기현 의원은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과 연대한다는 ‘김장연대’를 적극적으로 띄우며 ‘윤심’(윤 대통령 의중)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서울특별시 송파구 갑이 지역구인 김웅 의원도 “총선을 이끄는 당대표라면 당연히 험지 출마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보탰다. 김웅 의원은 이날 SNS에 윤 의원의 주장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전선에서 200km 떨어진 꿀지역구 참호 속에서 최전선 전황을 어찌 알겠냐”고 했다. 그는 “꿀지역구 공천 지키려고 출마하는 것이 아니라면 당연히 최전선에서 지휘해야 한다”며 “그 정도 애당심이 없으면서 무슨 염치로 당대표를 맡으려고 하냐”고 지적했다. 김웅 의원은 해시태그(#)에 “윤심경쟁_말고_민심경쟁_해보아요”라고 적었다.

윤핵관 핵심인물 중 하나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도 29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 함께했던 인사 300여명과 만나 최근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가 가시화하자 권 의원은 자신이 '윤석열 정부 탄생에 기여했던 주역임을 강조하며 세를 과시하기 바빴다.

권성동 의원은 이 날 오후에 서울 여의도 중앙보훈회관에서 '국민캠프 송년회'를 열고 "우리가 윤석열 대통령을 만들 때처럼 정권교체를 하겠다는 초심으로 돌아가서 그때의 의지와 열정을 되살리자, 신발끈을 동여매자"고 말했다.

그는 "정권교체는 한 30%밖에 이뤄지지 않았다 생각한다"며 "의회권력이 여전히 다수당인 민주당 수중에 있고 언론 지형도 변함이 없다. 제5부라 불리는 시민단체라든가 이런 민노총 같은 정권 불복 운동 벌이는 세력 여전히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가 이번 총선서 다수당이 돼야 정권교체가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또 "요즘 대통령 지지도가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면서도 "그런데 이 지지도가 높아졌다고 해서 우리가 방심하면 안된다. 더 높이기 위해 당정이 일체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참석자들이 연신 '권성동'을 외치자 권 의원은 손을 내저으며 "우리는 윤석열을 위해 존재하니까 '윤석열'을 외쳐보자"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자 행사장에 자리한 캠프 인사들은 '윤석열'을 연호했다. 민노총을 정권 불복 세력으로 매도하는 것도 모자라 민심보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눈에 잘 드는 것에만 열중하고 있는 셈이다.

어쨌든 이렇게 당 대표 선거를 놓고 같은 윤핵관들끼리도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실 국민의힘의 양대 세력은 영남권에 지역구를 둔 영남파와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수도권파가 형성하고 있다.

20대 국회까지는 영남파의 숫자나 수도권파의 숫자가 거의 비슷해서 두 세력 간의 균형이 이루어져 있었다. 그러나 21대 총선에서는 이 균형의 추가 무너졌다.

그 이유는 21대 총선 때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수도권에서 대참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일단 무소속을 제외하고 계산해 보면 당시 미래통합당은 서울특별시에서 8석, 경기도에서 7석, 인천광역시에서 1석을 얻어 수도권에서 20석도 채 건지지 못했다.

반면에 영남에서는 무려 56석을 얻어 당시 미래통합당이 획득한 전체 지역구 의석 84석 중 무려 2/3를 차지했다. 그리하여 양대 세력 균형의 추가 무너지고 영남파들이 당권을 장악하게 된 것이다.

소위 윤핵관이란 사람들의 지역구도 대부분 영남권에 몰려 있다. 지금 이 당에서 벌어진 분열 양상은 수도권파와 영남파 간 고질적인 대립의 연장선인 것이다. 수도권 지역 국회의원들 입장에선 이들은 늘 어지간해선 낙선하는 일 없는 황금 같은 지역구에서 호의호식하는 것도 모자라 당권까지 독식하려 하니 반발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너희들도 이제는 험지에 출마하라.”고 목청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영남권 윤핵관 인사들이 수도권파 의원들의 말을 들을지는 모르겠다. 하긴 이전의 박근혜 씨도 그렇게 험지에 출마하라고 당에서 강력하게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절대 응하지 않았지 않나? 실제 박근혜 씨의 선거 이력을 보면 ‘선거의 여왕’이란 별명이 무색할 정도로 정말 초라하다. 4선을 황금 지역구 중에서도 최고의 금싸라기 땅인 대구광역시 달성군에서 했고 나머지 1번은 비례대표였다.

박근혜 씨 외에도 그 당 중진 인사들 중에 자청해서 수도권 험지에 출마한 사람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한 때 보수 정당 유력 대권 주자 중 한 사람이었던 김무성은 6선을 모두 부산광역시에서 했고 전 경기도지사였던 김문수는 오히려 거꾸로 지역구를 금싸라기 땅인 대구광역시 수성구 갑으로 바꾸려 했다.

물론 그곳에서 김부겸 전 총리에게 대패해 정치 생명이 끊겼지만 말이다. 지금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김기현 의원도 4선을 전부 울산광역시에서만 했다.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 주자들이 자청해서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거나 영남 험지 도전을 계속하는 것과는 크게 대조적인 부분이다.

전당대회 이후에도 이들 간의 대립은 총선 때까지 계속될 확률이 높다. 이전까지는 양 세력 간 균형이 잡혔지만 현재는 압도적인 의석 수 차이로 인해 균형 추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이들의 대립은 무너진 균형 추가 다시 평형을 이룰 때까지 계속해서 벌어질 것이다. 하지만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그리 편하지가 않다.

어떻게 민심을 얻겠다는 비전은 없고 그저 윤심 확보에만 집중하고 있으니 참 한심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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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잔밑 2023-01-01 09:03:42
내 집구석에 불이 났는데
지금 남의집 호롱불 걱정할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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