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한미동맹 이상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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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합동 핵 훈련 발언으로 터진 외교 참사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3.01.04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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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외교가에서 절대 금기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이 금기를 수차례 어기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새해 정초부터 또 하나의 외교 참사가 터지고 말았다. 바로 윤석열 대통령의 ‘한미 합동 핵 훈련’ 발언이 그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일 조선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핵무기는 미국 것이지만 정보 공유와 계획, 훈련을 한미가 공동으로 해야 한다. 미국도 상당히 긍정적인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미 양국 정부가 북한 핵·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의 핵전력을 ‘공동 기획(Joint Planning)-공동 연습(Joint Exercise)’ 개념으로 운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게 윤석열 대통령의 설명이었다.

이 말만 들으면 정말 물 밑에서 한미 합동 핵 훈련을 추진 중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정작 3일 미국 측에서 전한 답변은 완전히 상반되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헬리콥터에서 내려 백악관으로 들어가는 길에 기자단으로부터 ‘지금 한국과 공동 핵 연습에 대해 논의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아니다(No)”라고 답했다.

또 같은 날 백악관 고위당국자는 로이터 통신에, 한국이 핵 보유국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과 공동 핵 연습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갈수록 위협적 언사를 내놓고 있고, 미국과 한국은 북한을 억지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에 전념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한미는 정보공유 강화, 비상계획 확대,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모의훈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참 이 허무개그 같은 일로 인해 또 국민들만 부끄럽게 되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이 입으로는 늘 한미 공조 등을 언급하고 있지만 정작 뜻을 같이 해야 하는 시점에서 한미 양국 모두 엇박자를 내고 있다.

이 엇박자의 원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확정되지도 않은 사안을 함부로 언론에 발설한 것에 있다는게 합리적인 추론이다.

외교 무대에선 사안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조건 불문에 부치는 것이 일종의 불문율이다. 이것이 대표적인 외교가의 금기 사항이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상습적으로 이 금기를 깨고 있다.

북한 핵 문제는 정말 뜨거운 감자와 같은 것이다. 함부로 만지려 들었다간 손이 데여서 감자를 먹어보지도 못하고 흙바닥에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북한의 지정학적 위치 때문이다. 북한이 지금 이렇게 벼랑 끝 외교를 구사할 수 있는 이유는 자국의 지정학적 위치를 믿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뒤에는 중국과 러시아가 있다.

미국 입장에서도 북한 정권이 무섭다기보다는 그 뒤에 있는 중국, 러시아의 존재가 부담스러워서 쉽게 해결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1세기에 들어 미국은 두 곳에서 크게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바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다. 문제는 이 두 나라는 모두 세계적으로 후진국으로 분류되는 나라라는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결국 탈레반의 재집권을 허용하며 미국이 패전한 것으로 마무리 되었고 이라크에서도 사실상 승자 없는 전쟁으로 마무리하기 바빴다.

그 두 전쟁으로 미국은 막대한 전비를 허비해야 했다. 그런 상황에서 중국, 러시아라는 강대국과 전면전을 벌이는 것은 미국 입장에서도 상당한 출혈을 각오해야 한다. 이기더라도 상처 뿐인 승리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중국, 러시아 입장에서도 미국과 전면전을 벌이는 것은 무리다. 냉전 시절에 미국과 함께 세계 초강대국으로 군림하며 당시 유일하게 전 세계에서 미국을 상대로 도전장을 내밀 수 있었던 나라는 소련 뿐이었다.

하지만 그 소련의 국력도 미국과 비교하면 전성기 시절에도 70% 수준에 불과했다.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소련 측에서도 “미국은 소련을 멸망시킬 수 있지만 소련은 미국을 멸망시킬 능력이 없다.”고 인정했을 정도였다.

이렇게 냉전 시절에 미국과 함께 양대산맥으로 군림했던 소련조차도 미국에 비하면 그 국력이 열세에 있었다. 하물며 지금 러시아의 국력은 소련 시절 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소련 시절에도 미국을 상대로 우위를 점하지 못했는데 지금 러시아가 무슨 수로 미국을 이길 수 있겠는가? 그리고 중국의 국력은 러시아 국력을 확실하게 넘어섰다고 보기 어렵다.

즉, 서로가 강대강으로 맞붙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상황이란 뜻이다. 그런 상황에서 북한 핵 억제를 명분으로 한미 합동 핵 훈련을 진행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중국, 러시아가 과연 가만히 있을까?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한반도가 순식간에 동북아시아의 화약고로 번질 우려가 발생한다. 민주 정부 시절 대통령들이 성품이 유약하거나 바보라서 햇볕정책을 쓴 것이 아니다.

이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미국과 완전히 이 합동 핵 훈련 문제에 대해서 확정을 지은 것도 없으면서 언론에 발설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중차대한 사안을 대통령이란 사람이 아무 생각도 없이 혼자 흥분해서 언론에 떠벌리는데 미국이 도대체 한국을 어떻게 믿고 같이 일을 진행할 수 있겠는가?  왜 이런 중차대한 사안을 확정된 것도 없으면서 미리 떠들어서 외교 상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여기서 한국 언론들의 보도 행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언론들의 보도 행태를 보면 사건의 심각성을 전혀 알 수가 없다.

그저 이런 사건이 있었다는 투로 담담하게 기사를 쓰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조그만한 흠결을 가지고도 침소봉대해서 ‘외교 참사’ 운운하며 공격했던 게 대한민국 주류 언론들이었다. 그런데 왜 윤석열 정부의 이 같은 사건에 대해선 같은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

이건 정말 심각한 외교 참사다. 확정되지도 않은 사안을 대통령이 흥분해서 언론에다 막 떠들었다가 망신을 당했고 그것도 모자라 중국, 러시아와의 외교 관계까지 악화될 수도 있는 빌미를 제공했다.

한미, 한중, 한러 관계를 모두 악화시킬 수 있는 엄청난 사건이란 뜻이다. 그런데 이에 대해서 비판을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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