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전문가 칼럼] ”강아지 허리통, ‘이것만’ 알아도 진료비 1/5로...“
[반려동물-전문가 칼럼] ”강아지 허리통, ‘이것만’ 알아도 진료비 1/5로...“
  • 신상두 기자
  • 승인 2023.01.05 11: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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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우 교수(충북대수의대 영상의학)

통계청의 ‘2020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세대는 123만여가구(전체 가구의 15%)로 나타났다. 또, 반려동물을 키우는 연령층은 50~59세 18.9%, 40~49세 16.5%, 60~69세 14.4%, 29세 이하 12.4%등으로 다양했다. KB경영연구소의 반려인 추산치는 더 많았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604만 가구, 1,448만 명('20년 말 기준)에 달했다.
바야흐로 누군가에게 ‘반려동물’은 ‘가족 이상’의 의미를 갖는 시대가 됐다는 걸 의미한다. 이 같은 사회변화에 발맞춰 <굿모닝충청>은 충북대수의대와 손잡고 각종 반려동물 관련 정책과 건강관리 정보 등을 연재한다.

 

반려동물이 엠알아이 검사를 받는 장면(굿모닝충청 세종)
반려동물이 엠알아이 검사를 받는 장면(굿모닝충청 세종)

[굿모닝충청= 장동우 충북대수의대 교수] 

장동우 충북대수의대교수.
장동우 충북대수의대교수.

‘강아지는 네 다리로 걷기 때문에 사람처럼 디스크에 걸리지 않는다??’

예전 어느 티비 홈쇼핑에서 인체용 의료기 제품 선전을 하던 쇼핑호스트가 내뱉던 말이다. 수의사로서 ‘참 저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상식처럼 회자되기도 한다’는데 난감했던 적이 있다.

반려견의 신경계 질환 중 첫 번째로 많이 볼 수 있는 증상을 꼽으라면 단연 다리 마비이고, 이것의 대부분은 디스크(정확히는 디스크 탈출증)가 원인이 되어 발병한다. 우리도 주위에 허리 디스크 환자를 찾아보면 가족, 친척 중에 한 두명 정도는 있는 것처럼 반려견에서도 아주 흔한 질환이다.

대부분 반려견의 디스크 탈출증은 5살령 이상의 소형견에서 발생하며, 말랑말랑 해야할 디스크가 유전적인 문제로 딱딱해지다가 일상적인 충격에 그 힘을 이기지 못하고 튀어나오면서 가까이 있는 신경을 눌러서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 증상이 나왔을 때 반려견을 꼭 전신마취까지 해가면서 엠알아이 같은 고가의 진료를 꼭 받아야 하는가이다.

가령 우리가 허리가 삐끗해서 병원을 가면 대부분 내복약 받아먹고, 물리치료 받고 1~2주 조심하다 보면 언제 아팠나 싶게 일상으로 돌아온 경험을 하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대부분 반려견의 허리 통증 문제는 진통제 처방만으로 대부분 좋아진다.

다만 여기서 문제가 되는 건 반려견의 허리 통증을 일반인은 쉽게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것과 다른 문제(예를 들면 슬개골 탈구)같은 증상과 헷갈리기 쉽다는 점이다. 즉, 걷는게 이상하거나, 반려견을 들어올렸을 때 깽 하는 소리를 내며 아파하거나, 평소와 다른 행동학적 이상 등을 보이게 되는데, 이걸 수의사가 아니면 쉽게 감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무튼 허리 통증 혹은 디스크가 의심이 된다면, 그럼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쉽게 이야기해서 잘 걷는데 허리만 아파한다면 굳이 엠알아이 같은 고가의 검사는 필요 없다. 이 경우는 대부분 진통제 처방만으로 1~2주 안에 좋아지고, 이후 규칙적인 운동이나 관련 근골격계의 강화 등으로 예방을 할 수가 있다. 물론 사람의 디스크 질환처럼 재발 되는 경우가 흔하니 이 점은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반려견이 주저앉는 등의 마비 증상이 보이거나, 배뇨 배변이 잘 안되는 등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이야기가 다르다. 진통제 처방만으로는 대략 50%의 환자에서만 증상 개선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엠알아이 검사를 통해 디스크 탈출 부위를 찾아내고 수술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럴 경우, 반려견이 다시 걷게 될 확률은 90% 이상으로 올라간다.

앞의 사례처럼 잘 걷는데 통증만 있으면, 대부분의 보호자들이 엠알아이를 찍는데 동의하지 않는 편이다(물론 이것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후자의 경우처럼 마비가 올 경우 수술을 하지 않더라도 50%에서 증상개선이 있으니 진료비를 아끼려고 50%에 베팅을 걸 것인가 아니면 수 백만원을 쓰면서 90%로 확률을 올릴까 하는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반려견의 건강을 베팅에 비유해서 기분 나빠하실 보호자분들도 많이 계시겠지만 어쨌든 현실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진료의 방향을 결정하는 주요한 요소인 것이 가슴 아프지만 사실인 것을 어쩌겠는가). 진료실에 있다보면 이럴 때 많은 보호자들이 고민을 한다.

여기에 저는 다음과 같은 해법을 제기하고 싶다.

마비가 오고 대략 일주일 간은 보호자가 판단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즉, 마비가 오자마자 바로 하루 이틀 내에 엠알 검사를 하고 수술을 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이다. 대략 일주일 정도 수의사로부터 진통제 처방을 받고 상황을 보면서 마비가 풀리면서 조금씩 다리를 딛으려고 하면 굳이 엠알을 찍고 수술을 할 필요는 없는 경우가 많고, 만약 이 기간에 증상 개선이 미미하거나 오히려 악화된다면 이 때는 지체없이 엠알 검사 후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사람도 허리가 아프다고 바로 병원에 가서 수술을 하지는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물론 마비가 있는 반려견에 대해 이러한 평가는 반드시 수의사가 해야 한다는 점이다.

요약하면, 마비 증상이 나오고 일주일간 약물을 사용하며, 수의사와 함께 환자를 관찰하여 증상의 진행여부를 판단해서 일주일째 되는 날 엠알을 찍고 수술을 하거나, 아니면 약물을 계속 쓰는 것을 결정해도 된다는 것이다.

반려견을 키우는 인구가 증가하고, 동물진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엠알아이 같은 고가의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동물병원이 최근 급격히 증가하였으며, 이에 맞추어 엠알아이 검사횟수가 많이 증가하고 있다.

수의사의 입장에서는 통증으로 고생하는 말 못하는 반려견과 보호자가 최대한 힘들지 않게 하기 위해 가장 최선의 대책을 우선적으로 제안한다.

하지만 보호자의 경제적 상황을 수의사가 파악하기가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고 감당할 수 있는 진료 수가의 범위에 대해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 들이 종종 있기 때문에 때로는 보호자들이 감당할 수 없는 치료비가 나와 서로를 힘들게 하기도 한다.

이때 스마트한 보호자라면 수의사와 잘 상의하여 최선의 결과를 최소의 비용으로 얻기 위한 최소한의 수의학적 지식은 알고 있어야 한다. 사람이든 개든 아플 때는 병에 대해 많이 아는게 진료비를 아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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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 2023-01-05 13:29:31
유익한 정보 감사합니다^^ 앞으로 저희 강아지 진료받을때 참고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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