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토끼 새해 방담(放談)
[기고] 토끼 새해 방담(放談)
  • 이홍준 세종시 자치행정국장
  • 승인 2023.01.09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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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계묘년의 계는 검은색을 뜻하고 묘는 토끼를 뜻해서 검은 토끼라 불리우는 것이다. 검은색은 지혜를 의미하고 토끼는 평화와 풍요, 다산을 상징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굿모닝충청=이홍준 세종시 자치행정국장)
올해 계묘년의 계는 검은색을 뜻하고 묘는 토끼를 뜻해서 검은 토끼라 불리우는 것이다. 검은색은 지혜를 의미하고 토끼는 평화와 풍요, 다산을 상징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굿모닝충청=이홍준 세종시 자치행정국장)

[굿모닝충청=이홍준 세종시 자치행정국장]

2023년 토끼 새해가 밝았다. 참 빨리 흘러간다. 그런데 검은 토끼라 한다. 그 이유는 계묘년(癸卯年)은 60간지 중에서 40번째다. 60간지는 십이지(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와 십간(갑을병정무기계신임계)이 조합하여 매년 정해진다. 십이지는 동물을 나타내고 십간은 각각의 색으로 구분한다. 십간에서 갑을(甲乙)은 푸른색, 병정(丙丁)은 붉은색, 무기(戊己)는 황금색, 경신(庚辛)은 흰색, 임계(壬癸)는 검은색이다.

올해 계묘년의 계는 검은색을 뜻하고 묘는 토끼를 뜻해서 검은 토끼라 불리우는 것이다. 검은색은 지혜를 의미하고 토끼는 평화와 풍요, 다산을 상징한다. 여기에서 흰 토끼는 장수를 상징한다. 토끼는 온순하고 사회생활에 적응을 잘하고 주변 관계에서 원만하며 언변도 뛰어나다. 즉 검은 토끼는 지혜롭고 재능이 있어 사회생활을 잘한다는 것으로 지혜로 가정의 안정과 평화를 지키라는 뜻이 담겨 있다.

인생 60간지에서 육십은 이순(耳順, 육순(六旬)이라고 하면, 61살은 환갑(還甲), 회갑(回甲), 62살은 진갑(進甲)으로 새로운 60을 시작하는 것으로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은 여기에서 유래되었다. 인생 60은 십이지만을 한 바퀴 돌아온 것으로 오늘날 직장생활의 끝으로 비유되기도 하고 삶을 마무리하거나 준비한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하지만 현대문명의 급속한 발전과 생명과학의 발달로 인생 백세는 남의 일이 아닌 곁으로 바짝 다가왔다. 덧붙여 60살에 0.75를 곱하는게 신체나이라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그러나, 그렇게 오래 산다고 한들 60살 이후의 삶을 병치레와 쓸쓸함으로 비참하게 마감하는 일이 심심치 않게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조선 중기 광해군은 드라마틱하게 왕위에 오르고 비극적으로 폐위된 임금이었다. 그런 그가 과거시험장에서 자신을 질책한 답안을 낸 임숙영의 삭과(削科) 파동을 거친 뒤 다시 책문에 임했다. 책문은 합격한 33명의 등수를 결정하기 위한 시험으로 임금이 직접 출제한 오늘날의 논술시험 격이며 당락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책문은 주로 정치·사회·군사·국제 등 복잡하고 시급한 정치현안의 문제를 다뤘다. 책문을 통과하면 갑과 3명, 을과 7명, 병과 23명 순으로 매겼으며 1등 합격자는 당연히 장원급제자가 되었다. 갑과 1등인 장원급제자는 곧바로 종 6품에 제수된다. 2등(아원)부터는 종 9품에서 관직 생활을 시작하니 장원은 다른 급제자보다 적어도 7년 이상 앞서 나가는 것이다. 게다가 장원급제자 및 갑과 합격자는 이조·병조·사간원·사헌부·홍문관·예문관·한림 등 핵심권력기관인 청렴하고 중요한 이른바, 청요직(淸要職)에서 출발할 수 있었다.

광해군은 이 시험장에서 그 지긋지긋한 삭과 파동에 질린 탓일까, 그가 낸 책문, 즉 시험문제가 걸작이었다.“가면 반드시 돌아오니 해이고, 밝으면 반드시 어두우니 밤이로다. 그런데 섣달 그믐밤에 꼭 밤을 지새우는 까닭은 무엇인가. 세월이 흘러감을 탄식하는데 대한 그대들의 생각을 듣고 싶다.”였다.

약관을 갓 넘긴 이명한은 일단“뜬구름 같은 인생이 어찌 이리도 쉽게 늙는가”라고 맞장구를 치고는“인생이란 부싯돌의 불처럼 짧고 우리네 인생도 끝이 있어 늙으면 젊음이 돌아오지 않는다”고 인생무상을 논했다. 그리고“밤이 새도록 잠을 자지 않는 것은 잠이 오지 않아서가 아니고, 둘러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것은 흥에 겨워서가 아닙니다. 묵은 해의 남은 빛이 아쉬워서 아침까지 앉아있는 것이요, 날이 밝아오면 더 늙는 것이 슬퍼서 술에 취해 근심을 잊는 것이다. 그런즉 사람이 세월 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것이지 세월이 사람 가는 것을 안타까워하지 않는다”라는 촌철살인의 결론과 함께“세월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것 또한 부질없는 것으로 그저 한평생 학문에 힘써 밤이 늦도록 꼿꼿이 앉아 마음을 한 곳에 모으면 된다”는 촌철살인의 답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불세출의 답안을 제출한 그의 답안은 1등이 아니라 2등을 했다. 그렇다면 장원급제자는 누구였을까?

인간은 물질문명의 발달로 그 어느 때보다 풍족한 삶을 살고 있지만, 다른 한편은 기아와 죽음에 내몰린 처참한 삶이 공존하는 풍요와 빈곤의 시대에 살고 있다. 생명줄은 길어졌지만 어떤 이는 자식에게 있는 것 없는 것 다 물려주고 볕이 들지 않는 방에서 외로움과 쓸쓸함을 짊어진 채 희망없는 인생 백세를 살게 될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가족과 함께 남은 삶을 평안히 마무리할 것이다. 삶은‘일촌광음 불가경(一寸光陰 不可輕)’, 세월은 화살처럼 빠르게 지나 기어코 끝나게 된다. 한 평생 가난을 이고진 시인 도연명은‘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歲月不待人)’라는 싯구를 남겼다. 이명한의 말처럼‘인생은 부싯돌의 불꽃처럼 짧은 삶’이지만 집착을 버리고 항상 웃고 타인을 배려하며 행동하는 삶을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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