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尹의 눈밖에 난 나경원
[청년광장] 尹의 눈밖에 난 나경원
당 대표 선거 출마를 막으려는 尹 vs 당 대표 선거에 나가려는 羅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3.01.1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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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아무래도 나경원 전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단단이 찍힌 모양이다. 10일에 윤석열 정부 저출산부위원장이었던 나경원 전의원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한다.

나경원 전의원이 사의를 표명한 것은 지난 5일에 복지부 기자간담회에서 결혼하면 4,000만 원을 대출해주고 첫 자녀 출산 시 무이자 전환, 둘째·셋째 출산 시 각각 원금 일부 또는 전액을 탕감해주는 헝가리의 출산 장려 정책 도입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헝가리 정부는 2030년까지 합계출산율을 2.1명까지 끌어 올린다는 방침을 세우고 다자녀 가구에 대한 세제 지원 및 보조금 확대 제도를 도입했다. 즉, 이걸 벤치마킹해서 우리나라에 도입을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제도가 과연 현실성이 있는 제도인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쉽게 말해서 애 낳으면 빚을 깎아주겠다는 것인데 이게 저출산 문제에 도움이 되느냐는 말이다.

지금 저출산의 원인은 1960년대부터 1996년까지 지속한 산아제한정책에 있다. 1960년대와 1970년대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인구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를 억제할 필요가 있었을지 몰라도 1980년대에 들어선 대체출산율 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했기에 산아제한정책을 폐지했어야 했다.

그러나 전두환 정권과 노태우 정권은 근거 없는 낙관론에 찌들어 통일에 대비해야 한다고 ‘하나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같은 되도 않은 헛소리나 주절거렸다.

관료란 자들이 맬서스 트랩에 푹 빠져서 현실을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맬서스 트랩이란 “인구는 기하급수로 증가하지만 식량은 산술급수로 증가한다.”는 내용의 주장이다.

그러므로 인구 성장을 억제하지 않으면 장차 식량이 부족해지므로 인구 성장을 억제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맬서스 트랩은 19세기에 나온 이론이고 기술 혁신의 배제와 사회 구조 변화와 문화의 영향 간과했다는 비판과 한계점이 명백했다.

그런데 이걸 충실하게 잘 지킨 나라가 바로 동아시아 3국이다. 그 결과 현재 한국과 중국, 일본 모두 고령화의 늪에 빠져 있다. 일본은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고 한국도 고령사회에 진입해 있으며 중국 역시 그렇다. 그나마 한국과 일본은 선진국 단계에서 고령사회에 진입했지만 중국은 아직 개발도상국인데 벌써 고령사회에 진입했기에 중진국 함정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있다. 이런 시대착오적인 산아제한정책이 첫 번째 원인이다.

두 번째 원인은 열악한 양육 환경에 있다. 우선 부동산 거품 때문에 신혼부부들이 집을 마련하는 것부터가 쉽지가 않다. 그렇게 집을 구하는데만 막대한 돈을 까먹다 보니 자녀 계획은 자연히 후순위로 미뤄질 수밖에 없다. 거기다 아이는 낳기만 한다고 저절로 쑥쑥 자라는 것이 아니다.

교육을 시켜야 성장을 한다. 하지만 사교육 광풍이 너무도 강한 나라가 바로 한국과 일본이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교육비도 출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산아제한정책을 탓하는 건 이미 지나간 버스에 대고 욕하는 것이니 그건 감수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열악한 양육 환경은 얼마든지 국가의 힘으로 개선할 수 있다. 지금 신혼부부들이 바라는 것도 그것일 것이다. 현금성 정책보다는 실효적인 정책이 우선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경원 전의원의 대책은 그런 의미에서 굉장히 근시안적인 사고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대통령실이 나서서 선긋기를 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나경원 전의원의 출산 시 빚 탕감 정책 방안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관련 정책 기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이례적으로 반박했다.

사회수석인 안상훈은 6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나 부위원장이 밝힌 자녀 수에 따라 대출금을 탕감하거나 면제하는 정책 방향은 본인의 개인 의견일 뿐 정부의 정책과 무관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도대체 왜 대통령실이 이례적으로 나서서 선긋기를 한 것인가? 대통령이 위원장으로 있는 정부 조직에서 장관급 부위원장이 정책 제언을 한 것을 일부러 부인하는 것은 모양새가 이상할 수밖에 없다. 이는 뭔가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합리적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이 문제에 대해 장성철 공론센터소장은 나경원 전의원 보고 당 대표 선거에 나가지 말라고 대통령실이 시그널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성철 소장은 8일 MBC라디오 ‘정치인싸’에 출연해 “‘너 나가지마’ 이거다. ‘너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하지마’ 이걸로 보인다.”며 “나경원 부위원장이 사적 인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소장은 “대통령이 위원장이고, 부위원장이 검토 할 수 있다고 위원회에서 논의했는데 개인 의견이다? 그걸 왜 대통령실에서 나서서 부인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장소장은 대통령실의 반응은 정책적 판단이 아니라 정무적 판단이 들어간 것이며 그만큼 그동안 사인 줬으면 (당 대표 선거를) 안 나가야 되는데 왜 나가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소장은 당내 인사들의 움직임을 통해서도 이같은 대통령 측 의중을 읽을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나경원 전의원과 가깝거나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정재 의원, 이인제 전 의원 등이 잇따라 당 대표 선거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는데, 이것이 당내 여론을 보여주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결국 전당대회와 관련이 있었던 것이다. 장소장의 분석이 맞다면 나경원 전의원이 저런 방안을 저출산 문제 해결 정책이라고 내놓은 건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위해 직을 버릴 명분을 쌓으려고 일부러 내놓았다고 볼 수 있다.

즉, 일부러 이런 방안을 내놓고 “나 곧 당 대표 선거 나갈 거니까 제발 나 좀 잘라주세요.”라고 윤 대통령에게 시그널을 보낸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그걸 받아주지 않았다. 너무도 속 보이는 짓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경원 전의원은 윤 대통령 입장에선 믿을 수 있는 충복(忠僕)이 아니다. 권성동 의원이나 김기현 의원 같은 윤핵관 성골(聖骨)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에서 나경원 전의원이 당 대표 적합도 1위를 달리고 있다.

안 그래도 룰을 친윤계에 유리하게 하려고 당원 100%로 정한 국민의힘이다. 만약 나경원 전의원이 출마를 결심하게 되면 당 대표에 당선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윤핵관 성골도 아니고 믿을 만한 충복도 아닌 인물이 나경원 전의원이기에 어떻게든 출마를 막으려고 대통령실이 개입한 것이다. 이는 지난 날 당무에 개입했던 박근혜 씨가 생각나는 행보인데 이것도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다는 걸 윤대통령이 과연 알고는 있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나경원 전의원은 결국 10일에 사의를 표명했고 사표를 제출했다. 그녀는 분명히 당 대표직에 욕심이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다음 그녀의 행보가 어떻게 될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번 사건으로 분명히 나경원 전의원은 윤대통령에게 단단이 찍혔을 것인데 또 지난 날 박근혜 씨처럼 “배신의 정치” 운운하는 식의 사건이 벌어지지나 않을까 모르겠다.

이 사건이 어떤 나비효과를 일으킬 것인지 주시하고 또 주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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