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허세부리지 마라
[청년광장] 허세부리지 마라
북한에는 강경하게, 일본에는 설설 기는 尹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3.01.12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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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필자가 이전부터 쭉 지적했듯이 윤석열 대통령은 전형적인 치킨 호크(Chicken Hawk) 인것 같다. 영어에서 치킨이란 단어는 닭이라는 뜻 외에도 속어로 ‘겁쟁이’란 뜻이 있다. 대표적으로 치킨 게임(Chicken Game)이란 단어도 ‘겁쟁이’란 뜻으로 쓴 것이다. 그리고 호크는 ‘매’라는 뜻이다.

냉전 시절 미국 정계에서 치킨 호크라는 단어가 나왔다. 공화당은 냉전 시절에 소련을 비롯한 공산권 국가 등을 향해 “본때를 보여야 한다.”며 전쟁도 불사할 정도로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반면에 민주당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온건한 발언을 했다. 그래서 공화당은 ‘매파’로 불렸고 민주당은 ‘비둘기파’로 불렸다. 매파인 공화당에서는 비둘기파인 민주당을 비애국적인 정당이란 식으로 매도했다.

하지만 이후에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지는데 비둘기파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 중 대다수는 제2차 세계대전 등에 참전했던 참전 용사 출신들이었던 반면 매파 공화당 소속 정치인들 대다수는 병역 기피자들이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전세는 역전되었고 비둘기파 민주당에선 매파 공화당을 향해 입만 요란한 겁쟁이들이란 뜻으로 ‘치킨 호크’라 불렀다.

지금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도 전형적인 치킨 호크들이라 할 수 있다. 11일에 윤석열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외교부·국방부 신년 업무보고에서 “상대방의 선의에 의한, 어떻게 보면 지속 가능하지 않은 평화를 우리는 ‘가짜 평화’라고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늘 안보 대비태세를 확보해야 하는, 힘에 의한 평화를 추구하는 그런 국가들은 지금까지 역사상 사라지지 않고, 그 나라의 문명을 발전시켜 오며 인류 사회에 이바지했다.”며 “‘무슨 종전선언이네’하는 상대방(북한)의 선의에 의한, 그런 평화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고 국방부에 주문했다고 한다.

일단 저 말은 문재인 정부를 겨냥하고 한 말이다. 우선 윤석열 대통령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문재인 대통령은 이미 윤석열 대통령 본인이 했던 그 말을 직접 실천했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마냥 북한의 선의에 기대어 남북 평화무드를 이끌어내려 한 것이 아니다. 국방비가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한 게 문재인 정부 시절이란 걸 알고는 있나? 거기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것이 문재인 정부였으며 아울러 한미 미사일 사거리 지침 폐지를 이끌어낸 것이 문재인 정부였다.

북한과 평화 협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 국방력 강화를 전혀 게을리하지 않은 게 바로 문재인 정부였다. 왜 자다가 남의 다리 긁는 소리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 본인이 하는 말은 일전에 지적했듯이 실현 가능성 낮은 북한붕괴론에 의존한 수주대토(守株待兎)에 가까운 짓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또 “북한 인권 문제는 단순히 인권 수호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 도발을 억제하는 강력한 심리적 요인이 된다”며 “북한의 인권 침해 실상을 우리 국민과 해외에 제대로 알려야 북한의 도발이 강화됐을 때 왜 우리나라를 지켜야 하는지 알게 되고, 남북 간 유사시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물론 북한 주민들의 인권 실태가 열악한 것은 사실이다. 우선 북한은 신분제 사회다. 주민들을 핵심계층, 동요계층, 적대계층 등으로 나누고 있으며 그에 따라 차별 대우를 하고 있다. 그리고 정치범수용소가 버젓이 운영되고 있는 나라다. 이미 대다수의 국민들은 북한 인권 실태가 열악한 걸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뭘 또 새삼스럽게 우리 국민과 해외에 알린단 말인가? 그저 철 지난 냉전시대 사고에 불과한 것이다. 정말 윤석열 대통령은 냉동인간이 아닌가 의심이 들 지경이다.

북한 인권 문제를 가지고 걸고 넘어지기는 보수 정권의 전가의 보도라 할 수 있다. 혹자는 필자를 두고 냉혈한이라고 비난할 수도 있겠지만 할 말은 해야겠다. 왜냐하면 정치와 외교는 현실이지 이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전에도 말했지만 북한붕괴론은 허상이다. 김 씨 정권이 현실적으로 단기간에 무너지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결국 남북 통일을 위해서는 김 씨 정권과 지속적으로 대화를 하고 협상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가지고 걸고 넘어지는 것은 남북 협상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그저 딴죽 걸기나 다름 없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문재인 정부가 바보라서 유엔의 북한 인권 결의안에 지속적으로 기권을 행사한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남북 통일이지 북한 인권 문제 규탄이 아니기 때문이다. 혹자는 비정하다고 느낄지 몰라도 정치와 외교는 현실이다.

하다 못해 미국도 자신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독재정권도 비호하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남미의 칠레다. 칠레에서 사회주의자 대통령인 살바도르 아옌데가 취임하자 미국은 칠레에 걸린 자국의 이익이 침해될 것을 우려해 반공 성향이 강한 군인인 피노체트를 사주하여 쿠데타를 일으키게 했다.

그 피노체트의 쿠데타로 인해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은 대통령궁에서 사망했고 결국 칠레엔 친미 독재정권이 출범했다. 이 독재정권 속에서 칠레 국민들은 심각하게 인권을 유린당했다. 하지만 미국은 오히려 피노체트 정권을 비호하기에 바빴다. 그 이유는 피노체트가 미국에 고분고분했기 때문이다. 만약 북한 김 씨 정권이 미국과 사이가 좋았다면 과거 중남미 독재국가들처럼 그렇게 북한을 대했을 것이다.

이렇게 정치와 외교는 현실이다. 북한 주민들이 심각한 인권 탄압을 겪고 있는 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남북 통일을 위해선 좋든 싫든 김 씨 정권과 대화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 그럼 기회비용으로 포기하는 것도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우리가 중국이나 러시아처럼 대놓고 인권 결의안에 반대를 할 수는 없으니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최선책이 기권표를 던지는 것이다. 현실의 벽을 감안해야 한다.

또 윤 대통령은 “이제 더 문제가 심각해져 여기 대한민국에 전술핵 배치를 한다든지 우리 자신이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며 “만약에 그렇게 된다면 오랜 시간이 안 걸려서 우리 과학 기술로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더 빠른 시일 내에, 우리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미 전술핵 문제는 미국에서 고려조차 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리지 않았나? 그리고 자체 핵을 보유했을 때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는 이미 북한이 몸으로 보여주고 있지 않나? 왜 이렇게 대통령이란 사람의 입이 경솔한 것인지 모르겠다.

이상으로 보면 윤대통령은 정말 국방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을 뿐 아니라 전쟁의 위험성까지도 전혀 아는 게 없는것 같다. 그러면서 지지층들 결집을 시키기 위해 그들 듣기 좋은 말들만 마치 허세 부리듯이 요즘 말로 하면 ‘센 척’을 하고 있다. 전쟁은 컴퓨터 게임이 아닌데 왜 이렇게 입으로만 ‘센 척’을 하나? 

이렇게 북한을 향해서는 오만 폼을 다 잡으며 센 척을 하는 윤 대통령은 일본 앞에서는 고양이 앞의 쥐 신세가 된다. 같은 날 같은 회의 자리에서 일본의 재무장 움직임에 대해서 윤 대통령은 “평화헌법을 채택한 나라가 어떻게 그런 걸 할 수 있냐고 하지만, 머리 위로 미사일이 날아다니고 핵이 올 수 있는데 그걸 막기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도 이제 머리 위로 (북한의) IRBM(중거리 탄도미사일)이 날아다니니까 방위비를 증액하고, 소위 ‘반격’ 개념을 국방계획에 집어넣기로 하지 않았나. 그걸 누가 뭐라고 하겠나?”고 했다.

아주 천하태평이 아닐 수 없다. 북한 핵 문제는 심각한 위협이고 일본 재무장은 괜찮은 것인가? 필자가 보기엔 둘 다 위험해 보이는데 말이다. 일본의 숙원이 군대를 보유하는 것이었다. 일본이 마음만 먹으면 군대를 못 보유할 것도 없다. 그들이 돈이 없나? 뭐가 없나? 단지 제2차 세계대전 패전으로 인해 샌프란시스코 조약대로 평화헌법 때문에 군대를 못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일본이 군대를 보유하게 되면 북핵 문제 등을 핑계로 지속적으로 한반도에 군사 개입을 하려고 시도할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도 “그걸 누가 뭐라고 하겠냐?”고 천하태평으로 말할 수 있나? 일본의 군대 보유를 미국이 승인하면 필연적으로 이어지는 후속 조치는 한-미-일 삼각 군사동맹이다. 이 군사동맹의 표면적인 명분은 북한-중국-러시아 등 대륙 세력에 대항하기 위해 공동 포위망 형성이다. 하지만 이것이 현실화되면 필연적으로 일본이 한반도 문제에 보다 깊숙하게 개입하게 된다.

일제강점기란 치욕을 겪은 우리 입장에서 그건 절대 허용할 수 없다. 그런데 윤대통령은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이기에 일본의 재무장 문제에 대해 이리도 천하태평인 것인지 모르겠다. 북한을 상대로는 온갖 할 말 못 할 말 구분 안하고 아무 말이나 막 늘어놓으며 허세를 잔뜩 부리고선 왜 일본 앞에서는 찍소리도 못하는 것인가? 

아무리 정당이 다르더라도 전 정부에서 좋은 점은 배우고 계승하려는 모습도 보이고 또 보다 현실적이고 거국적인 시각에서 외교 관계를 설정해야 할 것인데 윤석열 정부는 그런 것이 없는 것 같다. 그저 즉흥적으로 무계획적으로 지지층들 듣기 좋은 말만 내뱉기 바쁘다. 그렇게 입으로만 센 척한다고 해서 아무도 강자라고 알아주지 않는다. 진정한 강자는 실력으로 보이는 법이다. 제발 허세부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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