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215] “오로지 뭉치면 살고 길이 열릴 것이요“ …천안시 목천읍 동리 은행나무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215] “오로지 뭉치면 살고 길이 열릴 것이요“ …천안시 목천읍 동리 은행나무
  • 채원상 기자
  • 승인 2023.01.20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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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글 윤현주 작가, 사진 채원상 기자]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동리에는 석오(石吾) 이동녕(李東寧, 1869~1940) 선생의 생가지가 있다.

이동녕 선생은 일제강점기 항일 독립군을 양성하던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했고, 대한민국임시정부 주석으로써 독립운동에 매진했다.

급성 폐렴으로 72세에 생을 마감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는 독립운동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

목천읍의 생가지는 이동녕 선생이 유소년기를 보낸 곳이다.

원형이 훼손되어 그의 삶의 흔적을 온전히 찾아볼 수는 없지만, 생가 곳곳에서 선생의 일대기와 업적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물을 만날 수 있다.

생가 마당으로 나서면 의자에 앉아 있는 이동녕 선생의 동상과 마주한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정면을 응시하는 이동녕 선생의 동상 뒤편에는 이동녕 선생의 유년을 지켜봤을 은행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510년 수령의 이 은행나무는 여느 은행나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은행나무는 곧은줄기를 하나 뻗어내 잔가지를 키우지만, 동리 은행나무는 뿌리에서 갈라진 여러 개의 줄기를 각기 다른 모양과 크기로 길러냈다.

마치 여러 개의 은행나무가 한데 모여 하나의 나무로 자라난 형상이다.

그래서일까? 은행잎이 모두 떨어진 겨울날, 줄기와 가지를 고스란히 드러낸 은행나무는 이동녕 선생의 어록을 떠올리게 한다.

”동포여! 우리나라가 온전한 자유를 누리며 굳건한 독립을 되찾는 데는 하나는 내 동지들의 단결이요, 둘은 우리 동포들의 단결이며, 셋은 모든 대한 민족이 대동단결함에 있으니 오로지 뭉치면 살고 길이 열릴 것이요”

한 뿌리에서 뻗어 나온 줄기가 각기 다른 모습으로 자라나 더 풍성한 은행나무로 성장한 모습은 성별도 신분도 달랐지만, 독립을 위해 애쓴 수많은 애국선열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이동녕 선생을 향해 있는 은행나무의 모습이 더욱 웅장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천안시 목천읍 동리 79-2 은행나무 1본 510년 (2023년)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청남도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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