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 "제발 그만해 꼰대라떼"…탈출 필살기는 '공감'
[설 특집] "제발 그만해 꼰대라떼"…탈출 필살기는 '공감'
무심코 던진 한 마디에 꼰대로 낙인…젊은 층도 예외 아냐
명절 다가오면서 세대 간 갈등도 가열
융통성과 공감이 꼰대 탈출 핵심 비법
  • 신성재 기자
  • 승인 2023.01.20 1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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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일 수 있는 귀한 연휴이지만, 어찌된 일인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이른바 ‘꼰대짓’에 억눌린다는 생각 탓에 부담감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굿모닝충청 신성재 기자)
설 명절 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일 수 있는 귀한 연휴이지만, 어찌된 일인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이른바 ‘꼰대짓’에 억눌린다는 생각 탓에 부담감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굿모닝충청 신성재 기자)

[굿모닝충청 신성재·조연환 기자] “제발 그만 그만 그만해, 리필은 됐습니다. 꼰대라떼”( 가수 영탁–꼰대라떼 중)

설 명절 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일 수 있는 귀한 연휴이지만, 어찌된 일인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이른바 ‘꼰대짓’에 억눌린다는 생각 탓에 부담감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심코 꼰대로 낙인을 찍힐 수 있다는 점도 고충이다. 그저 농(弄)으로 던진 한마디가 싸늘한 눈초리로 돌아와 가슴을 무겁게 짓누르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나도 꼰대가 될지 모른다”는 속앓이 역시 이만저만 아니다.

한편으론 중·장년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꼰대짓’을 일삼는 속칭 ‘젊은 꼰대’도 나타나 세대 간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다양한 세대가 모이는 설 명절이 이제는 꼰대들의 전쟁을 야기할 수 있다는 섣부른 우려까지 나오는 까닭이기도 하다.

대전 서구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조 모(30)씨는 빨간색으로 표시된 설 연휴 달력을 보며 과거 좋지 않았던 기억을 떠올린다. 취준생 시절, 명절을 맞아 집을 방문한 집안 어른들로부터 “취업은 언제 할래?”, “모아놓은 돈은 있니?”, “나 때는 말이야!”라는 쓴소리를 듣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도 달라진 건 크게 없는 상황이다. 어른들로부터 “장가 빨리가라”, “좋은 직장으로 이직해라” 등 상당히 거북한 말을 들어야 하는 실정이다. 그는 “물론 조언으로 하신 말씀이시겠지만, 왜 이런 말을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꼰대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것 같지 않다. 고향을 가야 할지도 고민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꼰대는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의 한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상태다. “라떼는 말이야(Latte is horse)”로 풍자되는 꼰대는 우쭐거리면서 거만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행위를 뜻하는 ‘곤대짓’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1920년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 신문에서도 이 같은 단어가 등장한다.

본래 의미는 지위나 권력이 높은 사람이 낮은 쪽에게 거들먹거리거나, 나이 많은 사람이 젊은이들에게 기성세대의 규칙을 강요하거나 가르칠 경우 꼰대라고 지칭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젊은 꼰대’까지 등장하며 의미가 폭넓게 쓰이고 있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194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75.4%가 “직장 내 젊은 꼰대가 있다”고 응답했다. 10명 중 7명은 직장 내 꼰대가 있다고 느끼고 있는 거다.

대전 대덕구의 한 회사를 다니는 고 모(32) 씨는 “동료가 동년배인데도 불구하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데 어른들 보다 더 심하다”고 털어놨다.

심지어 연장자가 연하로부터 ‘역꼰대질’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경기도 의정부에 거주하고 있는 정 모(63) 씨는 “명절마다 며느리로부터 잔소리를 듣는데, 내가 되레 시집살이를 하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결국 꼰대 문화는 세대 간 갈등을 유발하고 다툼을 야기할 수 있는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융통성 있는 대처와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는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시민들은 입을 모은다.

대전 서구에서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박 모(29) 씨는 “가끔 단골들이 와서 진상도 부리고 이런 일을 왜 하냐고 제대로 직장 구하라며 꼰대짓을 하는데, 이를 융통성 있게 대처하니 요즘은 그런 말씀을 안하시더라”고 빙그레 미소지었다.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고 있는 김 모(31) 씨는 “마땅히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데, 어른들이 구직자의 고충을 알아주고 이해해주셔서 마음이 한결 편하다”며 “결국 서로 간 공감을 해주는 게 꼰대짓을 사전에 방지하는 방법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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