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결국 백기투항한 나경원
[청년광장] 결국 백기투항한 나경원
장고 끝에 악수 두다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3.01.26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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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는 나경원 전 의원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는 나경원 전 의원

다가올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결심을 밝히며 여러 방면으로 관심을 끌었던 나경원 전 의원이 결국 25일에 최종적으로 불출마 선언을 했다. 대통령실부터 당 내에까지 다양하게 압력이 들어오자 결국 버티지 못하고 백기투항을 하며 굴복하고 만 것이다

25일 오전 11시에 기자회견을 자청한 나경원 전 의원은 저는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 우리 당의 분열과 혼란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막고, 화합과 단결로 돌아올 수 있다면, 저는 용감하게 내려놓겠다.”며 불출마 선언을 했다. 나 전 의원은 전날부터 측근들과 수차례 논의 끝에 이날 오전 이 같은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전 의원은 "선당후사(先黨後私) 인중유화(忍中有和)정신으로 국민 모두와 당원 동지들이 이루고자 하는 꿈과 비전을 찾아, 새로운 미래와 연대의 긴 여정을 떠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어렵게 이뤄낸 정권교체"라며 "민생을 되찾고 법치를 회복하고 헌정 질서를 바로 세우는 이 소중한 기회를 결코 헛되이 흘러 보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더 잘 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영원한 당원'의 사명을 다하겠다. 대한민국 정통 보수 정당의 명예를 지켜내겠다""건강한 국민의힘, 윤석열 정부의 진정한 성공을 기원하겠다"고 덧붙였다.앞서 나 전 의원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재직 시절 기자간담회에서 저출산 대책으로 '헝가리식 대출 탕감 대책'을 발표했으나, 대통령실은 정부 정책 기조와 상당히 반대되는 부적절한 처사라며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나 전 의원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자기 정치'를 위해 무리한 정책 아이디어를 내세웠다는 시각에 따라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해촉'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결국 대통령실은 지난 13일 나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대사 직에서 모두 해임했다. 이에 나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의 해임 결정에 대해 "전달과정의 왜곡도 있었다고 본다. 대통령의 본의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고,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고 반박하며 깊은 갈등의 골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렇게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는 모습이 연출된 이후로 나 전 의원의 지지율은 급격하게 하락했고 반대급부로 친윤 김기현 후보의 지지율은 급상승을 했다. 이렇게 판이 흐르게 되자 '친윤'을 자임했던 나 전 의원으로서는 출마를 강행할 경우 '반윤'으로 낙인찍힐 것을 부담스러워했던 게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 다만 당내 친윤계 세력으로부터 불출마 압박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타 후보나 다른 세력의 요구·압박으로 결정한 건 아니다"고 일축했다.

이 사건은 단순히 볼 만한 사건이 아니다. 나경원 전 의원 한 사람에게도 불행한 일이지만 대한민국 정치사에서도 굉장히 불행한 사건이다

일단 나경원 개인에게 불행한 일인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의 정치 생명이 완전히 끝났기 때문이다. 명색이 그녀는 4선 중진 의원 출신이다. 그런데 친윤계에 당당하게 맞서서 싸워 이겨낼 생각은 않고 선당후사라는 미명 하에 스스로 싸움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처음에 김기현, 장제원 등을 상대로 진윤 감별쇼라고 비판했던 그 기개는 어디로 가고 조금 벽에 부딪히자 바로 백기를 들고 항복을 하는 것인가?

이는 그녀가 향후 정치적 도전을 이어갈 때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박근혜 씨로부터 배신자라고 욕을 먹었던 유승민 전 의원은 그래도 진박 감별사들을 상대로 배짱이라도 부리며 끝까지 싸우는 모습이라도 보였다. 하지만 나경원 전의원은 지지율이 하락세로 전환되자 결국 싸움을 포기하고 항복했다.

국민의힘 지지자들이라고 지금 그 당이 마음에 들어서 지지하는 것이 아닐 수 있다. 정권 유지를 위해 맘에 안 들어도 지지하는 경우가 더 많다. 정당 지지율이 대통령 지지율보다 더 높은 것이 그 증거다. 그들이 보기에도 지금 국민의힘이 돌아가는 상태가 비정상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단 누구라도 용감하게 나서서 윤핵관이란 인물들과 싸우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4선 중진의원인 나경원이라고 못할 게 뭐가 있나? 하지만 그녀는 조금 압력에 부딪히자 곧바로 꼬리를 내렸다. 이 점이 향후 그녀의 정치 인생에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또 당권 도전을 포기했지만 그것만으로 윤 대통령과의 앙금이 깨끗이 사라질 수 없다. 이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자리를 사퇴하는 문제로 잡음을 일으키지 않았나? 변수가 없는 한 일단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는 아직 4년 정도 남았다. 향후 4년 이상 권력을 이어갈 친윤과의 관계 설정이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사실상 그녀의 정치 생명이 끝났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필자의 생각으론 크나큰 불행이라고 본다. 지금 여당이 전혀 여당답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의 더불어라는 뜻인데 집권자와 함께 하는 당이라서 여당인 것이다. 그래서 정권을 쥐고 있는 당을 여당이라고 부른다. 이 여당은 대통령의 정책 동반자인 동시에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보조하기도 하고 또 바르게 이끌 수 있도록 조언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국민의힘이 과연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는가?

정당을 어떻게 할 것인지 또 자신이 대표가 되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도 없고 오로지 누가누가 윤석열 대통령과 더 친하냐를 가지고 난리를 피우고 있다. 그리고 대통령에게 찍혔다 싶은 후보를 콕 찍어서 하이에나처럼 맹렬하게 물어뜯었다. 작년 여름에 이준석에게 그랬듯이 이번에는 나경원을 발가벗겨서 내쫓은 것이나 다름 없다.

둘 다 현 집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의 눈밖에 났고 둘 다 아무 것도 남은 것 없이 벌거숭이로 쫓겨났으니 향후에 어떤 큰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정치판에서 재기하기 어렵게 되었다. 과연 이런 모습이 보기 좋은 것인가? 대통령이 여당의 당무에 하나하나 개입해 자기 친한 사람을 당 대표로 심으려고 나서는 모습이 보기 좋으냐는 말이다. 또 이렇게 대통령의 예스맨 노릇이나 하는 여당이 과연 올바른 모습인가?

이번 사건을 토대로 윤석열 대통령이란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 보다 선명하게 드러나게 되었다. 그는 적과 아군의 구별이 너무도 뚜렷한 사람이다. 하지만 정치에서는 적과 아군의 구별이 뚜렷해서는 안 된다. 누군가의 말처럼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고 오늘의 동지가 또 내일엔 적이 될 수 있다. 그만큼 적과 아군이 유동적으로 변하는 것이 정치판이다.

과거 절찬리에 방영했던 KBS 대하드라마 정도전에서 인기를 끌었던 캐릭터인 고려의 간신 이인임이 했던 명대사가 있다. “전쟁터에서는 적과 아군의 구분이 뚜렷하지만 조정에서는 그렇지가 않아요. 이 사람의 적이라고 해서 반드시 대감(정도전)의 편이 되어주지는 않습니다.” 바로 이 말이 정치란 것이 무엇인지를 명징하게 보여주는 대사라 할 수 있다.

이렇듯 적과 아군이 유동적으로 변하는 것이 정치판인데 윤석열 대통령은 그런 걸 전혀 모르는 것 같다. 그에게 있어서 한 번 적은 영원한 적이다. 자신의 눈밖에 난 사람이라 하더라도 미래엔 의기투합할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데 그런 건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일단 눈에 거슬리면 가차없이 보복을 한다. 그것도 모자라 아예 다시는 정치판에 발도 못 붙이게 할 요량인지 발가벗겨 내쫓아버린다. 이렇게 발가벗겨져서 내쫓긴 인물이 작년엔 이준석이었고 올해는 나경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저런 모습을 보이는 건 아직도 그가 정치란 것을 모르고 일평생 검사로만 살았기 때문이다. 수사 중에는 항상 용의자와 대결을 해야 하는 입장이고 재판 중에는 피고인과 변호사와 대결해야 한다. 그러니 적과 아군의 구별이 전쟁터처럼 뚜렷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분법적 사고에 익숙한 사람이 정치판에 들어오면 이렇게 된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가 하는 행동마다 구설에 올랐던 것도 정치 경험 없이 바로 대통령부터 시작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윤석열 대통령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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