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217] 겨울 소나무로부터 삶을 보다…천안시 풍세면 남관리 421 소나무 2본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217] 겨울 소나무로부터 삶을 보다…천안시 풍세면 남관리 421 소나무 2본
  • 채원상 기자
  • 승인 2023.01.29 14: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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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글 윤현주 사진 채원상 기자] 천안시 풍세면 남관리, 눈이 소복이 쌓인 논 한 가운데 짙은 초록을 머금은 소나무가 서 있다.

멀리서 봤을 때는 아름드리 소나무 한 그루인 듯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소나무 두 그루가 함께 자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중 하나는 뿌리에서 줄기가 셋으로 갈라진 삼지송이다.

각기 다른 모양의 소나무 두 그루가 가지를 맞대고 하나의 나무 그늘을 만들며 자라는 것도, 한겨울 그 푸르름이 더 빛내는 모습도 경이롭기 그지없다.

한파 속에서도 푸른빛을 잃지 않는 소나무는 한국을 대표하는 나무이며,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다. 그도 그럴 것이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의 일상에 소나무는 늘 존재했다.

아기가 태어나면 금줄을 치고 솔가지를 매달아 나쁜 기운을 쫓았을 뿐 아니라 소나무로 집을 지었고, 솔가지로 불을 지폈다.

누군가가 세상을 떠났을 땐 소나무로 관을 만들고, 소나무가 무성한 숲에 망자를 모셨다.

그러나 그보다 우리 민족이 소나무에 애착을 가지는 이유는 소나무가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가기 때문이다.

이 같은 소나무의 생명력은 단호함에서 비롯된다.

소나무는 겨울을 나기 전에 지난해 틔운 헌 잎을 망설임 없이 떼어낸다.

잎을 무성하게 달고 있다가는 눈송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기에 건강한 새잎으로만 겨울을 난다.

영하의 찬 바람에 잎이 꽁꽁 얼고, 눈송이를 한가득 뒤집어쓴 채 휘청거릴지라도 겨울을 버텨야 봄을 맞이할 수 있음을 소나무는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 삶에는 버려야만 채워지는 것들이 있다.

2023년 우리는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채워야 할까? 봄을 기다리는 소나무를 보며 삶을 돌아본다.

천안시 풍세면 남관리 421 소나무 2본 수령 306년, 266년 (2023년)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청남도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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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규 2023-01-30 18:43:44
끈질긴 생명력, 단호함 좋은 글과 사진 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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