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서라백] '부석사 불상' 소유권을 따진 판결에서 법원(2심)이 1심 판결을 뒤집고 일본 측의 손을 들어줬다. 왜구가 불상을 약탈해 일본으로 불법 반출했다는 정황은 인정하면서도, 일본의 사찰이 20년간 이 불상을 점유했기 때문에 소유권이 인정된다는 해석이다. 우리 측은 즉각 대법원 상고를 예고했다. '유네스코 국제협약'을 근거로 일본이 약탈한 문화재가 맞다면 당연히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왜구 약탈은 과거 일이므로 할 수 없고, 우리나라 절도범이 훔쳐온 것은 최근 일이므로 돌려줘야 한다는 것인가? 불상을 문화재가 아니라 장물로만 취급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지난 2011년 프랑스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던 '외규장각 도서'가 한국으로 들어왔다. 문제는 '반환'이 아니라 '임대'의 형식이라는 것이다. 분명히 우리 것임에도 빌려서 보관·전시하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루브르박물관에 소장된 무수한 약탈 문화재는 여전히 프랑스 정부의 잡아떼기와 버티기로 고향땅에 돌아갈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한편 같은날 윤석열 대통령은 경북 구미의 박정희 생가를 찾아 분향했다. 윤 대통령은 방명록에 '위대한 지도자가 이끈 위대한 미래, 국민과 함께 잊지 않고 이어가겠다'라고 적었다고 한다. 외교에서는 일본의 구미(口味)에 맞추기 급급한 모습을 보이면서, 권력을 찬탈한 과거 독재자에 대해서는 구미(龜尾)까지 내려가 찬양하고 있다. 문화재도 권력도 일단 훔치면 '장물'이 아니라 '장땡'이 되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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