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3개월’ 학교문화가 바뀌었다… 세종시 연동초
‘혁신 3개월’ 학교문화가 바뀌었다… 세종시 연동초
세종 혁신학교를 가다
  • 신상두 기자
  • 승인 2015.06.02 14: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임미경 연동초 교감이 학생들이 게시판에 적어놓은 의견들을 살펴보고 있다.
   
▲ 전교다모임 육남매 게임

<교장실 건의사항 결과>
1.학교버스에서 간식먹기
-학교 버스에서 약 10분은 버틸 수 있기 때문에(안되는 걸로)
2.학교밖 큰시계 설치
-곧 설치한다고 함.

<제2회 다모임 결과>
1.학교 생활하면서 지켜야할 규칙
-실내에서 뛰지 않기
-운동장에 쓰레기 버리지 않기
-‘선생님께 존경합니다’라고 인사하기
-때리지 않고 욕하지 않기
→가장 많이 나온 의견으로 순위를 정했습니다

[굿모닝충청 신상두 기자]

처음엔 ‘..해달라’던 아이들이 스스로 안건을… 
“올해 혁신학교 시행 후, 아이들의 의견을 들어 반영하는 민주적 절차를 시작했는데요, 처음에는 ‘XX을 해달라’는 건의만 들어오더라구요, 하지만 한두달 지나니까 학생들이 진화를 했어요. 학교 생활을 해나가는데 있어서 필요한 주제를 스스로 선정한 뒤, 이 내용을 투표에 부쳐 결정하고 실천하는 일을 하더라구요”(임미경 연동초 교감)
세종시 혁신학교가 시범 도입된지 3개월여가 지나면서, 해당학교의 문화가 눈에 띄게 바뀌고 있다.  
세종시 면단위 지역에 위치한 연동초등학교(교장 이운하)도 예외는 아니다. ‘수업 중심·학생중심’의 민주적 학교 운영이라는 혁신학교 취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학생들은 수동적 존재에서 학교공동체 운영 주체로
이 학교는 올해가 혁신학교 도입 첫 해다. 학기초, 아이들에게 스스로 참여하는 민주적 절차를 체득시키기 위해 다양한 의견과 건의사항을 모았다.
처음에는 주로 ‘해달라’는 게 많았다. ‘현장학습을 자주 갔으면 좋겠다’거나 ‘운동장에 무언가를 설치 해달라’는 등의 ‘민원성’ 건의가 많았다.
하지만, 어느새 아이들은 성장했고 자발적으로 학교 공동체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안건을 내기 시작했다.

5월엔 전교생이 ‘우리가 지킬 생활 규칙’에 대해 생각하고 이를 급식실앞 게시판에 기록한 뒤, 투표를 거쳐 결정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1~6학년 학생 1명씩이 한 모둠으로 엮인 ‘6남매’가 큰 역할을 했다. 교사가 6남매에 들어가 설명하고, 고학년( 5·6)은 다시 아우들(1~4학년)에게 ‘눈높이에 맞는’ 설명을 전한다. 이를 바탕으로 투표도 이루어졌다.

특히, ‘전교 다모임’에서 결정된 사안에 대해서는 ‘열린 교장실’을 통해 의견을 건의하고 대화도 나누는 기회를 갖는다. 물론, 결정된 내용은 급식실 앞 게시판에 공개된다.
창의력을 키우기 위한 ‘쉼’과 놀이도 학생들에게 자율적으로 참여한다. 아이들은 2교시 종료후 주어지는 40분간의 자유시간에 다양한 ‘자기 주도적’놀이 활동을 전개한다.

또, 함께하는 동아리 활동도 학생들의 주체성을 키우는 역할을 한다. 교사가 아닌 학생들이 다양한 동아리를 만들고 활동도 자율적으로 진행한다.
지난 3월에는 생성된 동아리를 홍보하고 회원 모집을 하는 ‘동아리 박람회’도 열었다. 지도교사도 동아리 구성원들의 희망에 따라 결정됐다. 이 모든 과정을 학생들이 주도했다.    
 
 

   
▲ 학급농장가꾸기
   
▲ 학생들이 스스로 계획하고 회원을 모집한 동아리박람회

잡무는 교감이, 공문·출장 없앤 교사는 수업에 올인
학교장 의견도 1/N중 하나…전달식 회의도 사라져
교사들의 체계도 민주화됐다. 관리자와 부장교사들 중심의 일방적 운영은 옛말이 됐다. 기존의 전달식 회의는 사라지고 협의 문화가 자리잡았다. 단적으로 학교장 의견도 1/N중 하나로 변화했다. 다수결 원칙이 적용되고 70%의 동의를 통한 결정방식이 통용된다.

실제로, 올해초 교육청의 혁신학교 공모 신청에도 다수결의 원칙이 적용됐다.
교사들이 교수학습에 전념할 수 있도록 각종 잡무가 사라졌다. 공문처리와 출장 등은 교감과 교무부장·2명의 행정실무사가 처리한다.

교사들은 여유시간을 활용해 공동 수업자료 제작과 학습정보 공유 등의 교육 본연의 일에 매달릴 수 있게 됐다.

연동초만의 특수성에 기인하는 교사간 멘토링제도 있다. 신규교사를 경험 많은 교사와 묶어 교수법을 공유하거나 공동연구·협업 등으로 교수법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자기 수업 성찰하기나 상호 컨설팅 등으로 부단한 자기계발을 하고 있다.

“우린 어떤 연수를 받죠”…열성 학부모 ‘새문화’ 형성 나서
연동초가 교육청의 혁신학교에 지정되는 데는 학부모들의 높은 관심도 일조했다. 공모에 뛰어들기전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혁신동의서에 학부모는 96%가 찬성했다. 운영위원들은 한술 더 떠 100%가 지지할 만큼 혁신학교 운영에 대한 열의가 뜨겁다.

임미경 교감은 “학부모님들의 혁신학교에 대한 애정이 많습니다. 저희 보다 더 많은 정보를 모아서 건의하기도 하고, ‘우리학교는 언제 혁신학교 연수를 하는지’, ‘어떤 연수를 할 것인인지’ 등을 묻기도 합니다. 이같은 부모님들의 반응은 (우리학교가)혁신학교로 자리를 잡는데 많은 힘이 될 것으로 봅니다”

연동초만의 특색교육-학급농장 가꾸기
이 학교는 면단위 시골(?)에 있기 때문에 자연교육이 가능하다. 연동초에는 800여평의 텃밭이 있다. 밭을 학급별로 분양하고 학급별 다모임을 통해 분양 받은 땅에 심을 농작물이 선정됐다. 현재는 토마토와 땅콩, 감자, 오이, 상추 등이 아이들의 손에 자라고 있다.
잘 자라는 것은 농작물만이 아니다. 아이들은 뜨거운 여름을 이기고 자란 수확물로 요리수업도 하고, ‘파머스 마켓’을 통해 거둔 판매금을 나눔과 학급행사에 활용할 꿈을 키우고 있다.
민주적인 절차와 자율적인 자기주도적 학습, 그리고 대지와 함께하는 자연교육은 연동초등학교만의 자랑이다.

행정실, 수업 잘 되는 방향으로 사고전환 
전체적인 학교 분위기가 바뀌자 부수적으로 행정실도 바뀌었다. 교실 수업을 좋게 하는 것이라면 ‘되는 방향’으로 사고가 전환됐다. 예전에 ‘규정과 법을 따지며 불가만을 외치던’경직된 업무행태가 유연성을 갖게 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