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굴욕외교로 얻을 것은 없다
[청년광장] 굴욕외교로 얻을 것은 없다
이해할 수 없는 윤석열 정부의 대일 저자세 외교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3.02.20 09:0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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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검찰의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청구 소식에 가려져 잠시 잊힌 소식이 하나 있다. 바로 일본 국왕 나루히토(德仁)의 생일 축하연 소식이었다. 주한 일본대사관 주최로 서울에서 열린 나루히토 일왕 생일 기념행사에서 처음으로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가 연주됐다고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16일에 주한 일본대사관은 오후 서울의 한 호텔에서 국내 인사들을 초청한 가운데 나루히토 일왕 생일 기념행사를 열었다. 행사장에는 애국가와 함께 기미가요가 처음으로 흘렀다. 한국에서 일왕 생일 기념행사가 열린 것은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201812월 이후 43개월 만이고 나루히토가 2019년에 즉위한 이후로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우리 정부에서는 이도훈 외교부 2차관이 대표로 참석했다. 일본 대사관 관계자는 적어도 최근 20년 동안은 국내 축하연에서 기미가요를 연주한 적이 없다고 확인했다. 그 이유는 기미가요의 가사 때문이다. 기미가요는 일왕을 찬양하는 내용이 담겨 있으며, 특히 일제 강점기에는 이 노래를 조선인에게 강제로 부르게 했다. 그래서 그동안 연주를 자제해왔던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부는 영국과 일본 같은 입헌군주제 나라에서는 보통 국왕 생일에 국경일 리셉션을 열고, 두 나라의 국가를 연주하는 것이 관례라고 설명했다. 일본 언론 산케이신문은 일본 정부는 한국에서 반일 감정 때문에 예년에 국가를 트는 것을 미뤘으나 지난해 출범한 윤석열 정권이 대일 관계 개선을 지향하고 일본 정부도 찌그러진 양국 관계를 벗어날 호기라고 판단했다.”고 분석하는 기사를 올리기도 했다.

한편, 행사가 진행된 호텔 앞에서는 반일 시민단체의 시위가 열렸다. 최근 강제징용 배상을 둘러싸고 한일간의 이견이 여전한 상태에서 부적절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고 무엇보다도 기미가요 연주 문제가 가장 컸다. 필자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안 그래도 대일 저자세 굴욕 외교로 일관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인데 왜 자꾸 논란을 키우는 것인지 모르겠다.

필자가 작년부터 쭉 비유한 인물이 있다. 바로 고구려 영류왕이다. 영류왕은 598년부터 614년까지 총 4차례에 걸친 고수 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복구한다는 명분으로 새로 일어난 당나라와 친선을 맺겠다는 외교 노선을 정했다. 하지만 그런 거창한 명분과 달리 실체는 그야말로 굴욕 외교나 다름 없었다.

고구려가 알아서 고개를 숙이자 당나라 황제 이세민은 고구려를 만만하게 보고 온갖 굴욕적인 조치를 내렸다. 수나라를 상대로 승전한 기념으로 세운 기념탑인 경관(京觀)을 철거하고 수나라 병사들 위령제를 지내라고 하기도 하고 지도를 바치게 하기도 하고 급기야는 태자까지 입조시키라고 하였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뒤에서는 여전히 고구려를 침공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특히 단연 압권은 사신이라고 포장하고 들어온 스파이 진대덕의 첩보 행위를 방관한 사건이었다. 진대덕은 본래 지도를 그리는 업무를 담당하는 관리였는데 자신이 경치를 구경하는 걸 좋아한다는 핑계로 고구려 관리들에게 뇌물을 주고 오만 곳을 다 싸돌아다녔다. 그런데도 영류왕은 진대덕을 향해 어떤 제지도 하지 않았다. 그만큼 당시 고구려는 무사안일에 젖어 내부 기강이 썩어 문드러졌던 것이다.

이렇게 당나라에 고개를 팍팍 숙였는데도 이세민은 여전히 고구려를 침공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었다. 연개소문의 정변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당나라는 어차피 고구려를 공격할 계획이었다는 말이다. , 영류왕의 대당 저자세 굴욕외교로 얻은 것은 결국 아무 것도 없었다는 뜻이 된다.

역사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렇게 일본에 저자세 굴욕외교로 일관해서 무엇을 얻었는가? MBC를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왜 이런 대일 저자세 굴욕외교에 대해 비판 하나 하지 않는 것인가? 거의 오로지 MBC만이 지난 25일에 스트레이트에서 윤석열 정부의 외교 행보에 대해 비판을 가했을 뿐 나머지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조용했다.

영류왕은 그나마 자신이 중원 왕조와 직접 전쟁을 치렀고 그들의 국력이 어떤지 눈으로 확인을 했기에 그 나름으로는 최선이라 여겨서 굴욕 외교를 했다는 변명거리라도 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왜 그러는지 묻고 싶다.

혹 아직도 윤 대통령이 구시대적 사고방식에 젖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의심이 된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분명히 아직 한국의 국력이 일본보다 열세였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일본이 잃어버린 30년을 겪으면서 국력 성장이 정체되었고 그 사이에 한국의 국력이 비약적으로 신장되었다.

일본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동안 우리는 포르투갈의 경제력을 뛰어넘었고 2010년대 초엔 그리스의 경제력을 뛰어넘었다. 2010년대 중반엔 스페인의 경제력을 뛰어넘었으며 2020년에 들어선 마침내 이탈리아의 경제력까지 추월했다. 그리고 일본의 바로 턱 밑까지 따라붙은 상황이다. 일본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동안 우리의 힘이 이렇게 성장했기에 더 이상 우리는 일본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은 아직도 구시대적 사고관에 젖어 여전히 우리의 국력이 일본보다 열세라고 판단해 알아서 고개를 숙이고 저자세 외교를 펼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 일국의 대통령이란 사람이 왜 자국의 국력을 알아서 폄훼하고 있는 것인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설령 일본보다 아직도 국력이 열세라고 치자. 그럼 그걸 뛰어넘기 위해서 국민들에게 자부심을 고취시키는 게 대통령이 할 일이 아닌가? 그렇게 일본에 고개를 팍팍 숙이면 일본이 감동을 받아서 움직여준다던가? 천만의 말씀이다. 그런 식으로 하면 일본은 우리를 더 만만하게 보고 머리 꼭대기 위에 앉아서 가지고 놀려고 한다.

일본 입장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참 고마운 사람일 것이다. 그 동안 자신들과 대결 구도를 굽히지 않았던 문재인 대통령과 달리 윤석열 대통령은 알아서 고개를 팍팍 숙여주니까 어찌 고맙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런 모습이 한국 대통령으로서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닌거 같다. 이렇게 일본에 간과 쓸개를 빼줘서 얻은 게 무엇이었는지 공개적으로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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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2023-03-03 13:14:51
일본과의 굴욕적인 외교 국민의 생각은?
우리의 정부가 일본과 굴욕스러운 외교의 시도가 어떠한 국익으로 귀착된다고 하여도 일본으로부터 반성과 사과를 받지 못하는 현실에서 일본과 손을 잡는다는 것은 국민의 자존심을 무시하는 윤석열 정권의 행위로서 국민은 윤석열정권에 대하여 분노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는 사실이다.

ㅉㅂㄹ 2023-02-20 09:43:06
친일정부 타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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