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외전] 방사선을 이용한 암 치료의 혁신: 양성자 FLASH 치료
[일상외전] 방사선을 이용한 암 치료의 혁신: 양성자 FLASH 치료
  • 이은신
  • 승인 2023.02.21 09: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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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환자에게서 흔히 볼수 있는 척수에 전이가 가능한 뇌종양 치료를 위한 두개척수 (craniospinal)  방사선치료. 엑스선과 달리 양성자 빔을 등 뒤에서 척수 쪽으로 조사시켜 암세포 표적에 모든 에너지를 전달하여 척수를 지나 위치한 대부분의 건강한 장기들의 손상을 최소화 시키면서 암세포만들 사멸시킬 수 있다.
소아 환자에게서 흔히 볼수 있는 척수에 전이가 가능한 뇌종양 치료를 위한 두개척수 (craniospinal) 방사선치료. 엑스선과 달리 양성자 빔을 등 뒤에서 척수 쪽으로 조사시켜 암세포 표적에 모든 에너지를 전달하여 척수를 지나 위치한 대부분의 건강한 장기들의 손상을 최소화 시키면서 암세포만들 사멸시킬 수 있다.

[편집자 주] 해외 전문가들의 일상적인 이야기, 첫번째로 미국 신시내티 대학 방사선 종양학과 이은신 교수님의 글을 올립니다. 방사선을 이용한 암치료 최신방법인 양성자 플래쉬 치료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 했습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인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질병이자 오늘날 사망 원인 질환의 제일은 단연 암이다. 최근 OECD 보건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2020 기준으로 82.7 년으로 예상 되고 기대수명까지 생존 시 암에 이환될 확률은 37.9%에 달한다. 통계적으로 성인 5명 중 2명은 평생 1번 이상 암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얘기다.

암의 진단 및 치료법 개발의 비약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암은 직접적인 발병 시점이 불확실할 뿐만 아니라 초기에 증상이 당장 나타나지 않아 많은 경우 진행된 상태, 결국 다른 장기로 전이되어 치료가 매우 까다로워진다.

현대 의학에서 표준적인 암 치료법은 외과적 수술, 항암요법 (chemotherapy), 그리고 방사선 치료 (radiation therapy) 가 3대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 가장 직접적이면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은 외과적 수술이다.

하지만, 수술은 암이 진행되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나, 환자가 고령 혹은 심각한 다른 기저질환이 있어 수술이 어려울 경우에는 적용하기가 어렵다. 항암요법은 항암제를 사용하여 암을 치료하는 방식으로, 혈액을 따라 온몸에 있는 암세포에 항암제를 투여하여 작용토록 하는 전신에 영향을 미치는 치료 방법이다.

그 결과,  항암치료는 탈모, 구토 등의 각종 부작용이 빈번하게 동반한다. 최근에는 암세포의 유전자 돌연변이를 특이적으로 공격하여 정상세포의 부작용을 줄이는 치료법 등이 많은 진보를 이루고 있다.

방사선 치료는 고에너지 방사선을 암세포에 가하여 물리적으로 손상을 입히는 치료법이다. 20세기초 마리 퀴리 (Marie Curie) 가 방사선으로 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음을 규명한 이래, 초기에는 코발트 (Cobalt) 와 같은 동위원소를 사용하여 방사선 치료가 시작되었으며, 뒤이어 선형가속기 (Linear Accerlator, LINAC) 를 통한 고에너지 엑스선 (X-Ray) 을 이용한 치료가 시작되었다.

이와 같은 고에너지 엑스선 치료는 외부에서 조사한 방사선이 암이 위치한 체내의 심부 조직까지 가는 과정 중 중간에 위치한 정상조직 뿐 아니라 표적이 되는 종양 너머에 위치한 정상조직에 흡수되어 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상세포에도 불필요한 손상이 일어나는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다.

미국 신시내티 양성자 센터의 양성자 치료실
미국 신시내티 양성자 센터의 양성자 치료실

반면 최근에는 이런 전통적인 고에너지 엑스선 치료에 비해 치료 효과가 높고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입자 치료 (particle therapy) 가 주목받고 있다. 입자 치료 중에서도 양성자 치료 (proton therapy) 가 전세계적으로 널리 보급되어 있다.

한국에는 현재 국립암센터와 삼성의료원이 양성자 치료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필자가 근무하는 신시내티 양성자 센터를 포함 미국내에만 현재 서른 여덟개의 양성자 치료 시설을 갖추고 환자를 활발히 치료하고 있다.

양성자 치료는 초당 수십억개의 양성자를 빛의 속도에 60-70%에 달하는 속도까지 가속시켜 환자의 몸 속으로 조사해 암세포만 정밀하게 선택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

이처럼 양성자 입자가 체내 심부의 암세포만을 표적으로 파괴할 수 있는 이유는 양성자 입자가 인체의 표면에서 부터 일정한 깊이에 도달하는 동안 거의 일정한 에너지를 유지하다가 특정 깊이에 위치한 암세포에 모든 에너지를 한 번에 전달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양성자가 갖는 이러한 특성을 통해 특히 암세포를 지나서 위치한 정상 생체조직에는 불필요한 에너지를 전달하지 않고, 목표한 깊이에 위치한 암세포 조직만 효과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

그러나 양성자 치료를 포함한 기존의 방사선 치료는 1 회 치료 시 수십 분의 치료시간이 소요되어 방사선 조사 중 환자들의 움직임을 최소화 하는 것이 방사선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임을 고려할 때 환자들에게는 상당한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으며 만약 치료 중에 움직임이 있을 경우 치료가 최적화 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최악의 경우 암 조직을 벗어나 다른 정상 조직 등를 파괴 할 수도 있다.

물론 현재 대부분의 방사선 치료센터에서는 의학물리학자 (medical physicist) 들의 도움으로 이러한 방사선 치료 중 환자들의 움직임을 최소활 수 있는 여러가지 첨단기술이 개발되고 쓰기고 있으나 여전히 치료시간 등이 길어져 환자들의 치료 중 불편함과 그로 인한 정밀한 방사선 조사의 불확실성을 없애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들어, 이런 기존 방사선 치료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방사선 치료에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암 조직 주변 다른 정상 장기들의 손상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초고속 선량 (ultra-high dose rate) 방사선치료가 전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순식간에 방사선을 인체에 조사한다는 의미에서 FLASH 라 명명되기도 한다. FLASH 방사선 치료는 수십여분이 소요되는 기존의 방사선 치료에 비해 고강도 방사선을 1초 이내에 순간적으로 조사하는 기술로, 암세포 치료 효과는 기존의 전통적 방사선 치료와 동일하면서, 정상 조직의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치료 기술이다.

따라서 방사선 치료가 가진 취약점을 대폭 줄일 수 있고 치료가 어려웠던 암에서도 치료 효과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부작용 감소와 방사선 치료시 동반되는 환자의 불편함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항암 치료 또는 면역 치료 (immunotherapy) 와 방사선치료의 병합을 더욱 용이하게 하여 향후 암 치료에 있어서 치료효과와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FLASH 임상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초고속 선량의 방사선 발생장치, 즉 현재 엑스선 또는 전자 (electron) 치료기로 쓰이는 선형 가속기 등을 특수하게 개조, FLASH 연구가 가능하게 하여 세포나 동물 실험 등을 포함한 연구를 할 수는 있으나 직접 환자 치료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아직 기술적인 제약이 따른다.

이에 반해, 최근 개발되어 환자 치료에 쓰이고 있는 일부 최신식 양성자 치료기는 특별한 기술적 제약 없이 FLASH 임상 연구를 수행할 수가 있다.

이은신(물리학 박사)현)신시내티 양성자 센터 의학 물리학자/신시내티대학 방사선 종양학과 조교수
이은신(물리학 박사)
현)신시내티 양성자 센터 의학 물리학자/
신시내티대학 방사선 종양학과 조교수

필자가 근무하는 신시내티 양성자 센터는 이미 2020년부터 2021년 , 1년간 세계 최초의 양성자 FLASH 임상시험을 환자에 적용하여 (FAST-01 clinical Trial) FLASH 치료를 임상화 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아직까지 기존의 전통적 방식의 방사선 치료와 FLASH 방사선의 치료 효과 차이가 왜 발생하는지 화학적 생물학적 원인은 명확히 규명되지는 않았으나, 전 세계적으로 이에 대한 연구가 최근 몇 년간 매우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조만간 FLASH를 통한 방사선 치료의 획기적인 진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이를 통해 앞으로 암 환자들의 생존율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의학물리학자의 한사람으로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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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2023-03-18 03:39:32
유용한 정보, 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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