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김갑수·이종현 기자] 김영환 충북지사의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는 발언 후폭풍이 충남도로까지 번지고 있다.
김 지사가 일일명예도지사 자격으로 오는 16일 내포신도시 도청을 방문한 예정인 것과 관련해 이를 저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
도가 공개한 일정에 따르면 김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 도청에 도착해 행정부지사 등과 티타임을 가진 뒤 프레스센터에 들러 기자간담회를 진행한다.
도청 대회의실에서 직원 특강과 현안 보고를 받고 오찬에 이어 신보령발전본부와 대천항, 원산도 등 현장 시찰까지 진행한 뒤 세종시로 이동해 김태흠 충남지사와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양 도지사가 맞교환 형태의 행사를 가짐으로써 충청권 공조를 강화하겠다는 것이었는데 선을 넘은 친일파 자처 발언이 터지면서 스텝이 꼬이기 시작한 것이다.
당장 충남도의회 내부는 물론 공직사회에서도 김 지사의 이번 방문이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관순 열사와 김좌진 장군, 윤봉길 의사, 한용운 선사 등 수많은 애국지사를 탄생시킨 충남이 문제의 발언을 한 김 지사를 아무일 없다는 듯 맞을 순 없는 일이란 얘기다.
일각에서는 김 지사의 사과가 없는 이상 충남도가 이번 일정을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인 조철기 의원(아산4)은 10일 <굿모닝충청>과 통화에서 “말도 안 되는 역사관을 가진 김 지사의 충남 방문에 절대 반대한다”며 “동료 의원들과 상의해 조만간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충남도 공무원노조 최정희 위원장도 “자칭 친일파라는 사람한테 무슨 특강을 듣느냐? 일제 식민사관에 대해 강의할 거냐?”며 “(게다가) 도청 공무원에게 현안 보고를 받는다? 공직자들은 물론 220만 도민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무원노조는 조만간 이같은 입장을 담은 성명과 함께, 계획대로 강행될 경우 특강 참석 반대와 피켓 시위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굿모닝충청>은 내부 의견을 모아 당일 김 지사의 기자간담회를 보이콧 하기로 결정했다. 일련의 상황에 대한 심각한 우려 표명 차원과 함께, 김 지사의 공식 사과가 없는 이상 그를 취재 대상으로 삼을 순 없다는 판단에서다.
몇몇 출입기자들도 이에 동참할 것으로 보여 상황에 따라서는 당일 김 지사의 일정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편 김 지사는 최근 페이스북에 ‘내 무덤에도 침을 뱉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나는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며 윤석열 정부의 제3자 변제 방식에 대해 선이 넘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