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사사건건 내부총질을 일삼고 있는 대전 유성을이 지역구인 이상민 의원이 구설에 오르고 있다. 이 의원이 지속적으로 민주당 정책에 반하는 돌출언행을 일삼자 지지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
지난 17일에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그에게서 “이재명 대표 외에 지금 대안이 있느냐? 이재명 대표를 도와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이상민 의원은 즉시 발끈하며 “우리가 문재인 대통령 꼬붕이냐?” 라고 반발했다.
그런 와중에 이상민 의원의 과거 발언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작년 8월 17일 이 의원이 중앙일보와 한 인터뷰 기사가 바로 그것이다. 헤드라인은 〈민주당 중진 이상민 "尹 강제징용 해법 지지…돕겠다"〉였다. 윤석열 정부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해법을 지지한다는 것이었다.
작년에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그 직후부터 현 정부는 대일 저자세 굴욕 외교를 하고 있었다.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배상을 가해 기업인 미쓰비시 등 일본 기업이 아닌 한국 기업이 대납하도록 한 방안도 작년부터 거론되었던 것이었다. 당연히 국민들은 물론이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그런데 이상민 의원은 중앙일보 유튜브 '강찬호의 투머치토커'인터뷰에서 "이미 나는 한국 정부가 책임지고 대위변제 방식으로 징용 피해자들에게 보상하는 방안을 주장해왔는데 윤 대통령도 같은 취지의 방안을 강구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윤 대통령이 진정성 있게 그런 방안을 추진할 경우 지지하고 돕겠다"고 밝혔다. 즉, 당론을 따르지 않고 제멋대로 윤석열 정부의 방침에 지지 의사를 밝힌 것이다.
당시 이상민 의원은 "강제징용은 일본의 책임이 분명하지만, 그들이 완강히 보상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꼬인 실타래를 풀고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실현하려면 우리 정부가 대신 피해자들에게 보상하고, 장기적으로 대일 구상권을 가져가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 내에도 이같은 나의 '대위 변제'방안에 공감하는 의원이 과반 이상인 만큼 윤 대통령이 야당과 피해자 측을 진정성 있게 설득한다면 나도 민주당 동료들을 설득해 윤 대통령을 도울 것"이라고 했다.
뒤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주권 문제의 충돌 없이 피해자들이 보상받을 방안을 강구 중"이라 했는데”라는 강찬호 기자의 질문에 이상민 의원은 “내가 국회에서 줄곧 주장해왔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나는 '사법부 판결 존중과 일본의 책임 인정이란 전제하에 배상 문제는 우리가 풀고 나가자'고 했다. 즉 일본의 배상 책임을 한국 정부가 대위 변제하자는 거였다. 일본에 더는 배상 청구를 거론하지 않고 한국 정부가 징용 피해자들에게 보상해주는 거다.”고 답했다.
그리고 민주당 내부에서 반발이 심하지 않겠냐는 질문에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 내내 피해자 중심주의에 따라 일본이 사과하고 책임을 지라고 했지만, 일본이 완강하게 거부해온 만큼 더는 실랑이 벌이는 것은 한일 관계의 미래 측면에서 도움이 안 된다. 국가적 자존심에 비춰볼 때 돈 갖고 일본과 갈등을 계속 증폭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우리가 형 같은 입장에서 일본의 채무를 대신 갚아 주고 구상권은 장기적 과제로 가져가는 것이 적절하지 않나 한다”고 했다.
이렇게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측의 주장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워딩을 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시 이 기사가 부각되자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이상민 의원에게 반드시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주어선 안 된다고 열을 내고 있다. 또 잠시 잊혔던 그의 철새 정치인 이력까지도 다시금 소환되고 있다. 그로 인해 민주당 지지층들은 “국짐당으로 꺼져라.”는 식으로 반응하고 있다.
이상민 의원이 왜 이렇게 상습적으로 당론에 따르지 않고 돌출 발언을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제 이상민 의원이 대전 유성구에서 5선씩이나 했다보니 지역구 주민들 사이에서 피로감도 높아진데다 민주당 지지층에서 비토감도 심하니 슬슬 국민의힘의 문을 두드리려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또한 이렇게 계속해서 당원들의 민심과 척을 지고 당론에 따르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자신을 ‘소신파’로 보이게끔 함과 동시에 더불어민주당이 자신을 출당시켜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려고 한 계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그의 본심은 그만이 알겠지만 언제까지 그렇게 자기 정치 주가 높이기에만 급급한 이기적인 행보를 거듭할 것인지 알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