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쓰레기를 줄였다-⑯] 즐거운 불편함
[나는 이렇게 쓰레기를 줄였다-⑯] 즐거운 불편함
김민재 사회적기업 교집합 대표…충북 청주시 서원구 개신동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3.03.21 10: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플라스틱 다회용기 컵. 사진=김민재/굿모닝충청

[굿모닝충청 김민재 사회적기업 교집합 대표] 우리는 어렵게 깨닫는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수수께끼이며 그래서 내가 누구인지 타인에게 설명하거나, 내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로 사랑받는 일에 대단히 서툴다. 나 또한 항상 그래왔고, 내가 하는 일, 나를 구성하는 것들에 대해 나열하기를 어려워했다. 하지만 요즘처럼 적절하고, 확실한 일을 하고 있던 게 언제인가 싶을 정도로 간결한 삶을 살고 있다.

나는 플라스틱의 편리함을 대체하는 일을 한다. 사실 플라스틱은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오해를 받고 있는데, 플라스틱은 무고하다. 단순히 값이 싸고, 가볍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쉽게 소비되고, 쉽게 버려진다. 우리는 가끔 플라스틱을 종이로 대체하거나, 나무로 대체하면서 만족감을 느끼곤 한다. 그만큼 플라스틱은 곧 쓰레기라는 인식이 우리에게 자리 잡고 있는 듯하다.

나에게 사실 플라스틱은 자원이다. 피피밀이라는 플라스틱 재활용하는 공방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산처럼 쌓인 플라스틱 병뚜껑자루를 보면 만족감을 느끼곤 한다. 모두가 하나하나 모아서 가져다준 플라스틱 병뚜껑을 보면 무언가에 대한 가능성으로 마음이 충만해진달까. 피피밀을 운영하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가 플라스틱만큼 닫힌고리 재활용을 실천할 수 있는 소재가 또 있을까라는 것,

우리는 플라스틱에 대해 상당히 많은 오해를 하고 있다. 종이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발명된 것이 플라스틱(비닐)이었고, 초기에는 이 비닐 또한 재사용을 목적으로 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플라스틱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재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또 우리에게 편리한 방법을 선택한다. 재사용은 어려우니 플라스틱 자체를 대체해버리는 것이다.

나는 우리에게 쉽고 익숙한 플라스틱의 ‘편리함’을 대체하는 일을 통해 쓰레기를 줄이고 있다. 쉽게 말하면 친구들과 함께 일회용품 대체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플라스틱이 가지고 있는 편리함을 잊지 말자는 것. 사용하고 버리면 그만인 소비자들의 습관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재사용을 실천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플라스틱 다회용기 컵 사용 모습. 사진=김민재/굿모닝충청

기업 탕비실에 다회용기를 공급하고, 수거, 세척하여 다시 재공급한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축제에서도 다회용기를 공급하고, 수거, 세척하여 재사용한다. 시도해보니 특별하게 어려운 일은 아녔다. 일회용품 보증금제 없이, 소비자들의 일상에는 변화가 없으면서 일회용 플라스틱을 다회용 플라스틱으로 바꾸는 방법들을 찾고 있다.

쉽지는 않지만 우리는 코로나19를 겪으며 느낌의 합의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배웠다. 불편을 즐겁게 느끼는 합의가 서로에게 일어난다면, 재사용문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지역의 문화창작자로서, 시민들이 불편을 즐겁게 만드는 행위들을 끊임없이 만들고, 제시하고자 한다. 이 불편이 즐거운 것, 당연한 것으로 대체되는 순간, 우리는 환경을 위해 무엇인가 실천한다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