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등장한 안보팔이
또다시 등장한 안보팔이
안보팔이로 지지율 만회를 노리는 대통령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3.03.25 18: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24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에서 기념사를 연설 중인 윤석열 대통령.
24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에서 기념사를 연설 중인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정부가 급해도 어지간히 다급한 모양이다. 굴욕적인 한일정상회담으로 인해 정부와 여당의 지지율이 동반하락하자 그들이 또 다시 전가의 보도처럼 내놓은 것은 안보팔이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된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국가와 국민을 지켜내는 것이 자신들의 꿈이었던 영원한 바다 사나이 55분 영웅의 이름을 불러보겠습니다."고 운을 뗀 뒤 '서해수호 용사 55'의 이름을 일일이 불렀다고 한다.

이후 기념사에서는 '북한의 도발'이란 표현이 총 6차례 언급됐다. 윤 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북한의 무력 도발에 맞서 서해를 수호한 용사들의 헌신을 기억하기 위해 이 자리에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해군과 해병대 장병들은 연평해전, 대청해전, 연평도 포격전 등 수많은 북한의 무력 도발로부터 북방한계선(NLL)과 우리의 영토를 피로써 지켜냈다""북한의 무모한 도발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에서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천안함 피격 또한 북한의 무력 도발로 발생했음을 분명히 하는 맥락이라는 게 대통령실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 밖에 윤석열 대통령이 오전 기념식에 앞서 김건희 여사와 함께 '서해수호 용사'들이 안치된 국립대전현충원 전사자 묘역을 참배했다고 한다.

필자는 이 서해수호의 날 행사를 친일 굴욕 외교로 지지율이 하락하자 부랴부랴 내놓은 안보팔이쇼라고 본다. 필자가 그렇게 생각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같은 날 아시아경제 단독 보도로 '천안함 폭침' 울먹2연평해전 생존장병 추가 포상은?이란 헤드라인의 기사를 냈다.

이 기사에 따르면 국방부가 24일 서해 수호의날을 맞아 제2연평해전 참전 장병에 대해 등급을 올린 포상 수여를 추진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고 한다. 2연평해전은 2002629일에 연평도 해역에서 발생한 북한 인민군과의 교전이다. 당시 이 때는 2002년 한일 월드컵 폐막을 하루 앞둔 날이었고 그 날 밤 8시 반에 대한민국과 튀르키예(당시 국명 터키)3위 결정전이 예정되어 있었다.

이날 국방부에 따르면 제2연평해전 참전 장병 19명은 지난해 공적 재평가를 해군본부에 건의했다. 2연평해전은 2002629일 오전 연평도 인근에서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 경비정이 우리해군의 참수리 357호를 기습 포격해, 교전 끝에 군인 6명이 전사하고 19명이 다친 사건이다.

당시 정부는 성공적인 월드컵 개최를 위해 남북 긴장을 조성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런 분위기 탓에 연평해전 참전 용사들은 대우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례로 이해영 예비역 해군 원사의 경우 지난해 11월 참전용사 중 마지막으로 전상(戰傷) 군경 유공자로 인정받았는데, 연평해전 부상은 아예 반영되지 않아 전상이 아닌 공상(公傷) 7급 판정을 받았다. 공상은 교육·훈련 등의 상황에서 다친 것으로, 군인들은 실제 전투 참여를 인정해주는 전상 판정을 더 명예롭게 여긴다.

앞서 생존 장병들은 충무 훈장(1), 화랑 훈장(1), 무공포장(4), 대통령 표창(2), 총리 표창(2), 장관 표창(6), 합참의장 표창(3) 등을 받았다. 해군본부는 생존 장병들의 공적 재평가 요구에 따라 이장관 이하 표창 수훈자(9)를 대통령 표창(6)과 총리 표창(3)으로, 추가 공적이 있는 황창규 원사(당시 41포장)를 대통령 표창에서 무공포장으로 등급을 올려달라고 국방부에 건의했다.

포상 승급은 행정안전부 장관이 대상자를 추천하고, 국무회의에서 심의를 거쳐 결정한다. 하지만 행정안전부는 국방부와 협의에서 추가 공적이 확실하지 않을 경우 최초 공적심사위원회의 결과를 뒤집을 수 없다며 포상 승급을 거부했다. 이 때문에 이날 열리는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계획했던 제2연평해전 참전용사의 추가 포상은 물거품이 됐다.

군 안팎에서는 '연평도 포격전'처럼 전투 성과의 의미를 재정립하고 포상 승급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평도 포격전은 20101123일 북한군이 황해남도 옹진반도 개머리 진지에서 우리 측 인천 옹진군 대연평도를 향해 기습적으로 방사포 등 170여발을 쏘면서 일어난 사건으로, 우리 장병 2명이 사망했고 16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교전도 발생 직후 '연평도 포격 도발'로 불리며 참전 장병들에 대한 공적심사위원회가 열리지 않았다. 하지만 국방부는 20213월 공식 명칭을 연평도 포격전으로 변경했고 연평도 포격전 생존 장병에 대한 훈·포장 수여안을 정부 제출했고, 같은해 2021101일 제73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4명이 훈·포장을 받았고 그달 12일에는 14명이 무공·보국포장, 대통령 표창을 받은바 있다. 군 관계자는 평택 2함대에 설치된 제2연평해전 전적비를 승전비로 바꾸는 등 승리한 해전으로 인정받은 만큼 이에 대한 합당한 예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이 날 천안함 폭침 사건 당시 전사자들의 이름을 호명하며 추모한 것들이 모두가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안보팔이 쇼였음을 명징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정말 그들이 안보관이 투철한 사람이라면 제2연평해전 생존장병들에 대한 추가포상을 왜 거부한단 말인가? 윤석열 정부 인사들은 쇼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들이라 해야겠다.

특히 이 서해수호의 날 기사를 보면 또 문재인 대통령과 비교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20·2021년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용사들을 기리면서도 '북한의 도발'이란 표현을 명시적으로 쓰지 않았던 점을 들먹거리질 않나 문 전 대통령은 2021년 기념사에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에 국민 여러분의 우려가 크신 것을 잘 알고 있다. 지금은 남북미 모두 대화를 이어 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언급한 걸 들먹거렸다.

2020년 기념식 당시 민평기 상사의 모친 윤청자 여사가 "이게(천안함 폭침) 북한의 소행인지, 누구의 소행인지 말씀 좀 해달라"며 던진 기습 질문도 들먹거렸다. 그 윤청자 여사는 이번 행사에도 등장했다. 그녀는 그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제가 낸 돈이 아니라 국민이 내주신 돈이다. 윤 대통령 부부를 만나 정말 기쁘다. 가슴에 맺힌 응어리가 풀리는 것 같다"고 답했다고 한다.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이 아니다. 대통령은 국군 통수권자이기도 하지만 남북 통일에도 힘을 써야 하는 자리이다. 북한을 향해 욕 몇 마디 하는 것이 안보관이 투철한 것이라면 필자도 누구보다 잘 할 자신이 있다. 하지만 그게 남북통일에 무슨 도움이 될까?

또 천안함 폭침 사건을 이용해먹을 대로 이용해먹었던 이명박근혜 정권은 정작 당시 천안함 함장의 명예전역도 시켜주지 않았다. 함장의 명예전역을 시켜준 사람은 바로 문재인 전대통령이었다. 천안함 함장의 명예회복을 시켜준 사람이 문재인 전 대통령이었다는 뜻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보수 정권의 안보팔이쇼에 꼭두각시처럼 놀아날 생각인가?

참 지긋지긋한 삼류 신파극이다. 지금 윤석열 대통령에게 온갖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이유는 당연히 저자세 굴욕 외교로 일관했던 한일정상회담 때문이다. 그런데 그걸 만회해 보겠다고 또 안보팔이 쇼를 하며 남북관계를 험악하게 만드는 것인가? 대통령에겐 한일관계만 중요하고 남북관계는 안중에도 없는 것인가

이명박근혜 정부 시절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그 이전 군사정권도 그렇고 입으로만 주구장창 안보를 떠들어댔지만 정작 그들이 국가안보를 위해서 기여한 것은 단 하나도 없다. 방산비리가 어느 정부 작품이던가? 반면에 남북 화해무드를 정착시켰던 민주 정부에서 오히려 국가안보에 더욱더 신경을 썼다.

당장 한미 미사일 지침을 폐지로 이끌어내 탄도미사일 개발 및 우주 개발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 문재인 정부였다. 그에 대한 언급은 조금도 없고 그저 북한에 대고 험한 말 몇 마디 하고 큰소리 치는 것이 안보관이 투철한 것이라면 똥파리가 새고 지렁이가 뱀이다. 무엇이 진짜 국가안보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