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연환 기자] 코로나19가 사실상 종식되면 대학가에선 대면강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대전 모 대학 음악과(성악 전공)에서 벌어진 이른바 ‘군기문화’를 폭로하는 내부고발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해당 대학은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앞서 지난 22일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타) 익명 자유게시판에 “음악과 왜 지ⅹ임” 이라는 글이 게시됐다.
해당 대학 신입생으로 보이는 작성자는 이 글에서 “아직도 이런 게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선배놀이 하고 싶어서 안달이 난 것도 아니고 (신입생)오리엔테이션 때 지하 4층에서 (지상 4층까지) 8층을 엘리베이터도 못 타게 해 불도 안 켜지는 비상계단으로 올라갔다”며 “또한 집합시키고 한 명씩 세운 다음 쌍욕을 하기도 했다. 합창 수업 시간에는 한 명씩 세워서 노래를 시키고 평가하며 인격 모독을 하는 등 사람을 조롱거리로 만들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왜 이런 취급을 당하면서 학교를 다녀야하는지 모르겠다”며 “매주 이 시간(강의)만 되면 머리에서부터 식은땀에 정신적으로 너무 피폐해진다. (이 글을 통해) 본인들 잘못 인정하고 사과하고 반성하면서 앞으로 이런 악·폐습 없어지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24일에는 “음악과 성악전공 내부고발합니다”라는 익명의 내부고발이 추가로 이어졌다.
자신이 음악과 성악전공 학생이라고 밝힌 이 사람은 “용기가 있는 동기, 혹은 선‧후배의 내부고발에 이 글을 쓴다. 이번 합창 수업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등 모든 의혹에 대해 낱낱이 밝히도록 하겠다”며 “오리엔테이션에서 엘리베이터를 못타게 한 것과 대면식에서 인격 모독적인 말을 꺼낸 것은 모두 사실이고, 저학번 남학생에겐 머리를 박게 시키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첫날 성악전공 남학우들만 따로 모 인사시킬 때 저학번 남학생에게는 1인당 소주 한 병씩 비우는 분위기를 조장했다”며 “또한 저학년에게 청소를 시키면서 ‘그 친구 때문에 너희들이 청소를 하는거다’ 라고 말을 해 학우에게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 글을 본 게시판 이용자들은 “진짜 너무 창피하다”, “응원합니다”, “이게 2023년 맞냐”라는 반응을 보였다.

29일에 해당 게시판에 ‘성악과 녹음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글에 첨부된 짧은 영상에는 음성만 있으며 해당 학과의 선배로 보이는 인물이 후배들에게 윽박을 지르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관련 해당 대학 관계자는 “현재 학과 차원에서 익명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대학에서는 인권센터가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제기한 부분에 대해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만큼 교수회의와 학생회장회의 등 다방면에 걸쳐 실태 파악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다만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이 다수의 사람을 조사해야 하고, 그 행위가 명확하지 않을 수 있으니 규명하는 과정에 시간이 조금 걸릴 것이라 예상된다”며 “명확한 사실관계가 밝혀지면 가해자에 대해 합당한 징계를 내리고, 학교 내에서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학생들과 교수 등 구성원을 대상으로 재발 방지대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학 내 군기 또는 폭력 행위 등은 1차적으로 각 단과대학이 관리할 의무가 있다.
언어적 또는 물리적 폭력에 대한 사실관계가 확인되면 학교는 학칙에 따라 학생징계위원회의를 열고 의결을 통해 징계를 내릴 수 있다.
징계는 근신부터 무기정학까지 단계적으로 이뤄지며 심할 경우 재적까지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