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29일에 뉴시스의 의뢰로 실시한 에이스리서치, 국민리서치그룹의 합동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 여론조사 기관은 지난 2월 2주 차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48.1% : 31.3%로 무려 17%p 가까이 앞선다고 발표했던 곳이다. 물론 그렇게 많이 튀는 조사가 발표된 원인은 일전에 짚었듯이 국민의힘 전당대회로 인해 보수층이 무려 2배 가까이 많이 잡혔기 때문이다. 실제 당시 표본을 보면 337 : 183으로 보수층이 2배 가까이 많이 표집되었다.
그런데 전당대회가 끝나고 발표한 3월 15일에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양당의 지지율이 39.7% : 35.6%로 국민의힘이 약간 더 앞서긴 했지만 2월 2주 차 조사에 비하면 상당히 많이 줄어들었다. 역시 보수 과대표집이 빠진 이후라 점점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29일에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먼저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평가는 긍정 39.4%, 부정 58.8%로 집계되었다. 긍정평가는 전 주 대비 2%p 하락한 수치이고 부정평가는 1.9%p 상승한 수치이다. 여론조사 기관과 조사 방식에 따라 완급의 차이만 있을 뿐 현재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띠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정당 지지율에선 참으로 극적인 변화가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이 전 주 대비 무려 5.5%p나 급등하여 41.1%로 선두 자리를 탈환한 반면에 국민의힘은 전 주 대비 3.7%p나 하락해 36%에 그친 것이다. 김기현 지도부가 선출된 이후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이 여론조사에서 주목할 것이 있다. 바로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기소 의견에 관한 문항이었다. 해당 조사기관의 7번 문항인데 문항을 보면 “지난 22일 검찰은 위례신도시, 대장동 개발 특혜 비리와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불구속 기소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재명 대표의 검찰 기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로 적혀 있었다.
이는 이재명 대표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생기게끔 유도신문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대단히 부적절한 문항이라 볼 수 있다. 저런 일련의 혐의들은 모두 배제하고 담백하게 “지난 22일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기소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재명 대표의 검찰 기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해야 한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이렇게 유도신문에 가까운 질문에도 불구하고 응답자의 51.6%가 ‘검찰의 야당 탄압 수사이므로 반대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검찰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결정으로 찬성한다.’는 응답은 45%에 그쳤다. 이렇게 편향성을 가득 보이고 있는 유도신문 질문에도 국민의 과반 이상이 이재명 대표의 기소를 야당 탄압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날에 발표된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실시한 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 결과도 위 조사 결과와 대동소이했다. 먼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평가는 긍정 39.8%, 부정 58.2%로 나타났다. 이 조사 기관에서는 긍정평가가 전 주 대비 3.2%p 상승했고 부정평가는 3.9%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표본오차가 ±3.1%p이므로 오차범위 내 변동이라 큰 의미는 없다.
정당 지지율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 44.8%로 선두를 지켰고 국민의힘은 37.6%로 2위에 그쳤다. 더불어민주당은 전 주 대비 0.9%p 하락했고 국민의힘은 전 주 대비 1.3%p 상승했지만 역시 오차범위 내 변동이라 의미는 없다. 이 조사 기관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앞서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에서 주목할 것은 헌재 검수완박법 판결에 대한 찬반 조사였다. 조사 결과 50%가 ‘찬성한다’고 답했고 반대한다는 의견은 37.7%에 그쳤다. 국민의 절반이 헌재의 판결에 찬성한다고 답한 것이다.
그 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같은 날에 발표된 뉴스핌 의뢰로 실시한 알앤써치의 여론조사 결과다. 이 기관에서 발표한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평가는 긍정 37.8%, 부정 59.3%였다. 긍정평가는 전 주 대비 0.7%p 상승했고 부정평가도 0.3%p 상승했다. 모두 오차범위 내 변동이므로 그냥 전 주와 동일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정당 지지율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47.1%로 선두를 달렸고 국민의힘은 35.9%에 그쳤다.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전 주 대비 1.8%p 더 상승한 반면 국민의힘은 전 주 대비 2.8%p 더 하락해 양 당 간 지지율 격차는 6.6%p에서 11.2%p로 더 확대되었다.
이렇게 대부분의 여론조사 기관에서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타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타고 있거나 정체 중이고 국민의힘의 지지율도 계속해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한 이유는 여러 가지로 분석해볼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이유는 3월 초까지의 여론조사 결과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로 인해 보수층이 과대표집되어 있었던 거품이었다. 거품이 불러 일으킨 착시현상이었을 뿐 그것이 진짜 여론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제 그 거품이 빠져버리자 제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한 것이 첫 번째 이유다.
두 번째 이유는 김기현 의원이 국민의힘 신임대표로 선출되면서 안철수계, 이준석계 등이 실망해 등을 돌린 것도 있다. 이들이 무당층으로 빠지면서 그만큼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감소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직도 대부분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보수층의 응답이 진보층보다 더 높은데 정당 지지율은 계속 하락세를 띄고 있는 건 그 때문이다.
그리고 세 번째가 가장 결정적인데 바로 굴욕적인 한일정상회담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한 결과였다. 하지만 충분히 방어할 수도 있는 사항이다. 그러나 세 번째는 정부가 대차게 사고를 쳤고 여당은 그걸 비판하기는 커녕 예스맨처럼 맞장구만 치고 있으니 추가로 지지율이 더 빠지게 된 것이다.
여당은 모름지기 조선시대로 치면 삼사의 역할을 해야하는데 죄다 후한 말 때 환관 집단인 십상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게 과연 여당이 할 일인가 묻고 싶다. 현재 여론이 나날이 악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 심각성을 깨달아야 하는데 아직도 그들은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