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준의 직설] 뜬금없는 외교라인 교체
[조하준의 직설] 뜬금없는 외교라인 교체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3.03.31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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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해온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한미정상회담'을 한 달 앞둔 29일 자진 사퇴했다. 김 실장은 이날 사퇴하면서 외교와 국정에 부담이 안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한 실장의 사퇴는 참으로 뜬금없다. 다음 달 '한미정상회담'을 불과 한 달 앞두고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그 배경은 무엇인가?

김일범 의전비서관 교체에 이어 외교안보 실무를 총괄하는 이문희 외교비서관까지 교체한 윤 대통령은 다음 달 방미를 전후해 외교안보 국방라인을 개편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최근 윤 대통령의 방일 등 일련의 외교안보 정책 조율 과정에서 누적된 문제점에 대한 경질 성격이 깔려 있다. 또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방미 일정 문제뿐 아니라 북한 무인기 대응 등 주요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문제가 누적된 결과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윤 대통령이 방미 일정 조율 과정 등을 비롯해 외교안보 라인에 대한 쇄신 필요성을 느껴 왔다고 전했다. 한편 자진 사퇴한 김 실장은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과외 교사로 불렸다. 윤 대통령의 대광초 동창으로 50년 지기이기도 하다. 이명박 정부에서 다자외교를 총괄하는 외교통상부 2차관을 지냈다. 이렇게 김성한 실장이 물러난 이후 그 자리는 조태용 전 주미대사가 취임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앞두고 외교 관료 출신인 김일범 의전비서관이 사퇴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격무''일신상의 이유'라는 대통령실의 설명이 어느 정도는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를 한 달 남짓 남겨두고 이문희 외교비서관까지 교체되자 자연스럽게 김 실장 책임론으로 이어졌다. 교체설이 불거진 당일 윤 대통령이 김 실장을 비롯한 안보실 참모들과 예정에 없던 오찬을 하며 방미 준비를 잘해보자고 다독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리되는 듯했으나 결국 김 실장은 오찬 다음날 사퇴했다.

외교라인들이 연이어 사퇴하게 된 데는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 준비 과정에서 보고 누락 문제가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에서 한국의 블랙핑크와 미국의 레이디가가 등이 참여하는 문화행사를 제안했는데 관련 보고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가 뒤늦게 윤 대통령이 알고 수습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외교비서관이 교체되자 김 실장이 관리자로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난 셈이다. 여기에다가 윤 대통령과 초등학교 동창인 김 실장과 김태효 안보실 1차장과의 갈등설도 부담이 됐을 거라는 관측이다. 이 비서관 후임자는 김 차장과 오랜 시간 손발을 맞춰온 외교관료인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당초 안보실장 교체를 검토한 바는 없었다. 그러나 안보실장이 외교와 국정운영에 부담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여러 차례 피력했고,대통령도 만류했으나 고심 끝에 수용한 거로 안다"고 전했다. 김 실장은 사의 입장문에서 "저로 인한 논란이 더 이상 외교와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갑작스러운 교체 때문에 온갖 풍문이 나돌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유력하게 도는 설이 바로 김건희 여사 개입설이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9일 브리핑에서 "4월 한미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5G7 정상회의, 한미일 정상회담까지 중요한 정상일정을 앞두고 대통령실 외교안보라인이 들썩이고 있다. 굵직한 대통령 외교 일정을 앞둔 시기에 외교참모들이 줄줄이 물러나고, 외교안보 정책 수장의 거취 문제까지 거론되는 상황은 매우 비정상적"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표면적으로는 (미국) 국빈 만찬 공연을 둘러싼 혼선이 이유이지만 항간에는 김건희 여사 라인의 행정관들과 공무원 출신 비서관들의 충돌설, 김성한-김태효 알력설이 파다하다""김건희 여사가 대통령의 순방일정에 배 놔라 감 놔라 하고 있다는 말인가? 대일굴종외교로 경질을 요구받고 있는 대통령실 외교안보라인이 힘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그러면서 "그 어느 때보다 우리 외교안보 역량이 중요한 때다. 코앞으로 다가온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차단하고 반도체 규제, 인플레이션감축법 등에 대응하기 위해 외교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한다""제발 정신 차리시라. 대통령실은 국민 보기 부끄럽지 않나"라고 질타했다.

또한 "대통령실의 의문스러운 인사와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은 논란을 더욱 키울 뿐"이라며 "대통령실은 외교안보라인 교체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국민 앞에 소상하게 밝혀야 한다. 실망스러운 외교력으로 한미정상회담마저 망쳐놓고 참모들 핑계 대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점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분명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측의 주장이 사실인지 거짓인지는 알 수가 없다. 만약 김건희 여사가 이 외교라인 교체에 개입한 것이 사실이라면 그로 인한 파장은 적지 않을 것이라 본다. 대통령은 실상 아무 실권 없는 허수아비이고 정치를 할 자격이 없는 영부인이 막후에서 국정을 좌지우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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