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준의 직설] 심각한 중도층의 민심 이반
[조하준의 직설] 심각한 중도층의 민심 이반
대구.경북과 노년층, 보수층에만 국한된 정부와 여당의 지지세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3.04.05 10: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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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흔히 선거는 중도층을 누가 더 많이 포섭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고 한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중도층’에는 크게 두 가지 부류가 있다. 하나는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어서 어떤 선거에도 투표를 하지 않는 부류이고 다른 하나는 정치 성향이 있긴 한데 겉으로 잘 표현하지 않는 부류가 있다.

이 중 전자가 절대 움직이지 않는 부류라 하여 ‘부동층(不動層)’이라 하고 후자를 속칭 ‘샤이’라고 표현한다. 이 샤이라고 부르는 부류들을 조금 순화하면 ‘연성 지지층’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지지 정당에 충성심이 강해서 하늘이 두 쪽이 나더라도 항상 선거 때마다 꼬박꼬박 투표를 하는 강성 지지자들과 달리 연성 지지자들은 이슈에 민감해서 그에 따라 투표를 결정한다.

이 중 선거 승패를 좌우하는 ‘중도층’은 바로 속칭 샤이라 하는 ‘연성 지지층’을 말한다. 부동층은 말 그대로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라 선거에도 전혀 나오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들은 실상 잡을 수 없는 신기루에 가까운 존재들이다. ‘중도층’이란 단어에는 이 부동층과 연성 지지층이 섞여 있다고 보면 된다.

앞서 말했듯이 강성 지지자들은 지지 정당에 충성심이 강해 무조건 투표장에 나온다. 하지만 연성 지지자들은 그렇지가 않다. 선거의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연성 지지자들을 한 사람이라도 더 불러 모으는 것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보통 투표율이 높으면 민주 정당에 유리하고 투표율이 낮으면 보수 정당에 유리하다고 하는 것이다. 민주 정당은 연성 지지층의 비중이 높고 보수 정당은 강성 지지층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에 응답하는 중도층도 대부분은 연성 지지층이라고 볼 수 있다. 부동층은 정치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여론조사에도 거의 응답을 하지 않는다. 그럼 최근 여론조사에서 중도층의 흐름이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딴지일보의 자유게시판에 ‘모모씨는모모’라는 닉네임을 쓴 사용자가 최근 여론조사 그래프를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해서 많은 참고가 됐다.

최근 여론조사에 나타난 중도층의 민심을 정리한 그래프. 상단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고 하단은 정당 지지율이다.(출처 : 딴지일보 자유게시판)
최근 여론조사에 나타난 중도층의 민심을 정리한 그래프. 상단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고 하단은 정당 지지율이다.(출처 : 딴지일보 자유게시판)

먼저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지지율을 보도록 하자. 3월 마지막 주 여론조사 결과를 각 기관별로 살펴보면 이렇다. 먼저 3월 30일에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평가는 긍정 33%, 부정 60%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 중 중도층의 경우는 긍정평가와 부정평가의 비율이 20% : 72%로 부정평가가 3배 이상 더 높게 나왔다. 그나마 보수층에서 63%의 지지율을 보여 33% 지지율이라도 나온 것이다.

다음 날에 발표된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를 보면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평가는 긍정 30%, 부정 60%로 나타났다. 이 중 중도층의 경우는 25% : 68%로 역시 부정평가가 3배 가까이 더 높게 나왔다. 같은 날에 발표된 미디어토마토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평가는 긍정 36.2%, 부정 61.9%로 나타났는데 이 중 중도층의 경우는 30% : 67.3%로 역시 부정평가가 2배 이상 더 높게 나타났다.

4월 3일에 발표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를 보면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평가는 긍정 36.7%, 부정 61.6%로 나타났다. 이 중 중도층의 경우는 32.5% : 66.6%로 부정평가가 2배 이상 크게 벌어졌다. 마지막으로 여론조사 꽃의 결과를 보도록 하자. 이 기관은 ARS 자동응답 조사와 전화면접조사를 모두 실시하는 기관이라 방식에 따라 달리 볼 필요가 있다.

먼저 ARS 자동응답 조사는 긍정 37.5%, 부정 62.2%로 나타났고 전화면접조사는 긍정 33.2%, 부정 62.7%로 나타났다. 이 중 중도층의 경우 전자는 34.4% : 65.6%로 나타났고 후자는 27.2% : 70.7%로 나타났다. 이렇게 조사기관과 방식을 막론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30~36% 정도이며 중도층에서도 2배 이상 열세를 보이는 걸 알 수 있다.

그럼 정당 지지율은 어떠한가?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중도층 한정 정당 지지율의 경우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34% : 24%로 더불어민주당이 10%p 차로 앞섰다. 한국갤럽에서는 29% : 27%로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는데 무당층이 많이 잡히는 특성 때문이다. 뉴스토마토에서는 45.2% : 29.6%로 더불어민주당이 15%p 이상 더 크게 앞섰다.

그 밖에 리얼미터에서는 49.1% : 32.6%로 역시 더불어민주당이 17%p 차 가량 크게 앞섰다. 마지막으로 여론조사 꽃에서는 ARS 자동응답조사의 경우 51.5% : 36.3%로 더불어민주당이 15%p 이상 크게 앞섰고 전화면접조사의 경우 47% : 25.5%로 22%p 차 가량 크게 앞섰다. 이상으로 보면 한국갤럽을 제외하고 대체로 중도층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10~20%p 가량 지지율이 더 앞서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여론조사의 이념별 표집 비율을 나타낸 그래프.(출처 : 딴지일보 자유게시판)
최근 여론조사의 이념별 표집 비율을 나타낸 그래프.(출처 : 딴지일보 자유게시판)

최근 여론조사의 흐름을 보면 보수층의 과대 표집이 줄고 그 빈 자리를 중도층이 메우고 있다. 이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끝나면서 보수층의 응답이 예전보다 줄었고 또 일부 보수층이 현 정부와 여당의 태도에 실망하여 중도층으로 숨어버린 것도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그걸 감안하더라도 현재의 여론 동향은 정부와 여당에 굉장히 위험하다.

필자가 매주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기사를 쓰면서 지역별, 연령별, 성향별로 심층 분석 결과까지 같이 쓰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현재 지역별 결과를 보면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경북(TK)에서만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과반을 넘고 국민의힘 지지율이 크게 앞서고 있다. 연령별로 보면 70대 이상 노년층에서만 역시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60대도 최근 보수성이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향별 결과 역시 보수층에서만 압도적이다.

즉, 현재 정부와 여당의 지지층은 ‘보수 성향의 대구/경북 출신 노년층’이라는 교집합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교집합이 형성되고 고착화되면 외연 확장이 불가능해진다. 콘크리트 지지층의 목소리에 지나치게 심취하여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0.73%p 차라는 간발의 차로라도 신승할 수 있었던 배경이 무엇이었는지 국민의힘은 벌써 잊은 것인지 모로겠다.

이낙연의 경선 불복 소란과 심상정의 표 분산이라는 외부 요인을 차치하고 순수하게 선거 결과만 다시 보자. 2020년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대승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은 수도권과 충청권에서의 압승이 컸다. 그런데 2022년 20대 대선에서 충청권의 민심이 국민의힘으로 기울었고 추가로 서울도 넘어갔다.

즉, 서울과 충청도가 윤석열 대통령의 손을 들어주어 간발의 차로 이길 수 있었다는 뜻이다. 그나마 경기도와 인천이 이재명 후보의 손을 들어주어 0.73%p 차로 끝난 것이지 만약 경기도와 인천마저 국민의힘에 넘어가버렸으면 5~10%p 차로 더 크게 벌어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헌데 지금 동향을 보면 서울과 충청도는 다시 민주당 지지세가 커지고 있고 추가로 부울경(PK)과 강원도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지금 여론조사 결과만 보면 이미 다시 예전 자유한국당과 미래통합당 시절처럼 ‘TK 자민련’화된 상태다. 19대 대선과 7회 지선 당시 자유한국당은 TK에서만 승리했고 나머지 모든 지역에서 다 패배하지 않았나?

과연 지금 발생하고 있는 민심 이반에 대해 정부와 여당은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가? 지금 정부와 여당은 상습적인 장외투쟁에 심취하여 전체 민심을 못 읽고 자멸했던 자유한국당과 미래통합당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지금 그 모습이 더 심화되면 심화되지 달라질 것 같아 보이지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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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 2023-04-06 01:22:11
국암덩어리 정당은 반드시 사라져야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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