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라백 만평] '아메리칸 파이'와 '코메리칸 파이'
[서라백 만평] '아메리칸 파이'와 '코메리칸 파이'
  • 서라백 작가
  • 승인 2023.04.28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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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서라백] 윤석열 대통령이 방미 일정 중 만찬장에서 부른 '아메리칸 파이'가 화재가 됐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원작자인 돈 맥클린의 사인이 박힌 기타를 선물했고, 윤 대통령은 이에 화답하듯 노래의 도입부를 불렀다고 한다. 고인이 된 바이든 아들의 애창곡이었다는 후문도 따라온다.사전에 잘 짜여진 각본인지, 아니면 상황이 잘 맞아 떨어진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객석의 기립박수를 이끌었으니 나름 훈훈한 풍경이다.  

이런 애틋한 사연에 일부 언론의 아부성 기사까지 더해져 윤 대통령의 '콩글리시' 발음은 '열창'이 됐다. 낚시질에 급한 언론들도 '아메리칸 파이' 뜻을 풀이한 기사를 발 빠르게 송출했다. 하지만 상징과 비유가 넘쳐나는 이 노래의 가사는 '구글 신(神)'에 의탁해도 쉽게 풀이가 나오지 않는다. 맥클린 또한 자신의 쓴 가사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60년대 '브리티시 인베이전(영국 대중음악의 미국 침공)'으로 위기에 몰린 미국 팝 문화, 혹은 어수선한 당시 미국 사회상을 것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코메리칸'이라는 말이 있다. 태생은 한국인이지만 정신은 미국 사대주의에 찌든 이들을 비꼬는 말이다. 윤 대통령의 방미 일정 중에는 미국 상하양원에서의 연설도 포함돼 있다. 영어 실력을 뽐내고 싶었던 것인지, 아니면 동맹국 의회에 대한 예의인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굳이 영어로 발표하겠다고 한다. 노력은 가상하지만 꺼내는 말마다 사달을 내는 대통령을 생각하면 차라리 안도감이 든다. '코메리칸'이라는 비아냥을 듣더라도 최소한 '오역'이라는 핑계는 없을 터이니. 

방미 성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분석이 다수다. 간·쓸개 다 내주고 '파이' 한 조각 못 얻고 '아메리칸 꼬봉'이 됐다는 비판인 것이다. 그래도 야구 배트, 글러브, 기타, '제로 콜라'까지 선사받고, 거기에 노래라도 한자락 뽑았으니 이것도 성과라면 성과다. 욕만 얻어듣던 대통령실 의전팀은 하이 파이브를 할 지 모르겠다. '아싸 한 건 했다'. 

한편 아메리칸 파이는 또한 1999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 제목이기도 하다. 청소년이 주인공인 성장영화지만 R등급(청소년관람불가)을 받은 섹스코미디다. 영화 제목 아메리칸 파이는 다분히 성적인 함의를 품고있다. 아름다운 미국 여성에게 함부로 아메리칸 파이를 언급했다간 치도곤을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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