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준의 직설] 尹 지지율 악화가 언론 탓?
[조하준의 직설] 尹 지지율 악화가 언론 탓?
호박에 줄을 긋는다고 수박이 되는 것이 아니다.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3.05.10 02: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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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저조한 지지율을 두고 좌파 언론과 포털 사이트 탓이라 부득부득 우기는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
윤석열 대통령의 저조한 지지율을 두고 좌파 언론과 포털 사이트 탓이라 부득부득 우기는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을 앞두고 나온 여론조사 결과는 매우 좋지 않은 수준이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조사 기관이나 방식 등을 막론하고 대체로 30%대 초중반 정도에 머물고 있다. 쓸 수 있는 카드란 카드는 다 꺼내봤는데도 불구하고 좀처럼 치고 올라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여당인 국민의힘이 난데 없이 언론 탓과 포털 탓을 하기 시작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 의장은 좌파 매체가 장악한 포털을 개혁하지 않을 경우 '가짜 뉴스'에 이어 '저주뉴스'까지 판을 치게 된다며 그냥 둘 수 없다고 했다. 박 의장은 9일 SNS를 통해 "내일이면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인데 포털 네이버 뉴스란에 '윤석열'을 검색어로 입력하면 기막힌 현실이 펼쳐진다"고 했다.

즉 "관련도순으로 '모든 국민을 유죄와 무죄로 나눈 윤석열 검찰정치'가 첫 뉴스가 나오는 등 윤 대통령이 지난 1년 숱한 성취를 이뤄냈음에도 그 뉴스는 아예 실종된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이어 "스마트폰 버전, PC버전 할 것 없이 온통 '비판', '비난' 일색으로 좌파 매체의 부정적 기사들로 아예 도배 수준이다"며 "이런 뉴스를 보고 국민들이 윤 대통령을 좋게 평가한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울 뿐이다"고 개찬했다.

박 의장은 "(포털은) '알고리즘' 핑계 대지만, 이쯤 되면 '속이고리즘'으로 '가짜뉴스'가 판치는 마당에 '저주뉴스'까지 가세한다면 언론의 자유는 더 무너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의장은 "도를 넘은 편향성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포털뉴스 개혁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며 당 차원에서 조치에 나설 것임을 알렸다.

앞서 국민의힘은 여러 방송매체도 좌파 패널이 장악, 야당에 기울어진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며 이 역시 좌시하지 않고 바로잡겠다는 뜻을 드러낸 바 있다. 이번 발언은 그 후속작이라 볼 수 있다.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 이유는 순전히 언론과 포털 탓이란 소리나 다름 없다.

이철규 사무총장도 회의에서 네이버 뉴스에 대해 "붕어빵에 붕어가 없다"면서 "비판 기사는 얼마든지 존중하고 실을 수 있지만, 윤석열을 검색하는데 안철수가 나오고 유승민이 나오고 제3자가 비판하는 기사가 관련도 순위에 들어간다는 건 조작에 의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알고리즘 때문이라고 주장한다면 설계할 때부터 그렇게 나오게끔 설계돼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장은 또 "거대 포털 네이버는 자신들에게 불리한 기사를 삭제해 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면서 "이제 네이버는 더 이상 방치해둘 수 없는 '괴물'이 돼 가고 있다. 이에 대한 책임은 오로지 네이버가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박성중 의원도 네이버 뉴스에 대해 "완전히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면서 "네이버 안에 들어 있는 검색 채널이 800개인데 상당수 진보 좌파가 많다 보니 완전히 이렇게 뜬다"고 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이름을 치면 계속 부정적 기사만 나오니까 알고리즘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알고리즘이나 뉴스 편집에 문제가 있는지 검증해서 문제가 있으면 네이버에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이라며 "공정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결국 윤석열 대통령은 다 잘 했는데 순전히 좌파 언론들과 좌파 언론 기사만 내보내는 포털사이트 때문에 지지율이 저조한 것이란 뜻이다. 과연 이런 국민의힘 의원들의 말에 공감할 국민들이 얼마나 될지 잘 모르겠다. 아무리 봐도 이건 콘크리트 지지층들 선동하는 발언에 불과할 뿐이다.

지난 4월 5일 미디어오늘 보도 기사.
지난 4월 5일 미디어오늘 보도 기사. 문재인 대통령의 대구 서문시장 방문 때 국민의힘은 물론이고 보수 언론이 경호원들의 기관총 소지를 들고 '과잉 경호'라고 맹비난을 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때도 같은 일이 일어났지만 그런 비판 보도는 전혀 찾을 수 없었다.(출처 : 2023년 4월 5일 미디어오늘 보도 기사)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때 기사를 보면 뻥튀기 보도로 성과를 부풀렸던 박근혜 정부 시절 뺨치는 수준이다. 팝송 아메리칸 파이 부르고 기립박수 받은 것과 영어 연설한 걸 두고 ‘유창한 발음’ 등을 띄워준 것이 기성 언론들이다. 이 정도로 뻥튀기를 해주고 마사지를 해주었는데도 지지율이 저조한 건 순전히 윤석열 대통령 본인 탓이다.

속담에도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이 되냐?’는 말이 있다. 그렇다. 호박에 아무리 줄을 열심히 그어놓아도 호박은 호박일 뿐 수박이 되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언론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칭송한다고 해도 윤 대통령 본인이 국정수행을 엉망으로 하는데 무슨 지지율이 올라가겠는가?

기성 언론들은 열심히 ‘윤비어천가’를 부르며 호박에 열심히 줄을 그었고 그걸 국민들에게 “이건 호박이 아니라 수박입니다.”고 홍보도 했다. 하지만 뭘로 봐도 호박인데 국민들이 그걸 어떻게 수박이라고 봐주겠는가? 왜 여당 의원들은 열심히 윤석열 정부를 홍보해준 기성 언론들과 포털사이트 탓을 하고 있는가? 무당들이 흔히 말하는 “정성이 부족해.”도 아니고 말이다.

오히려 그 기성 언론들의 ‘윤비어천가’ 덕분에 그나마 30%대 지지율이라도 나오는 것이라는 생각은 왜 못 하는 것인가? 기성 언론들의 ‘윤비어천가’ 열창 덕분에 그나마 대구․경북(TK)과 70대 이상 노년층들 중심의 콘크리트 지지층이라도 붙잡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콘크리트 지지층 붕괴는 막아내고 버텨줄 수 있을지 몰라도 지지율을 더 끌어 올리는 건 결국 윤석열 대통령 본인의 실력으로 이뤄야 하는 것이다. 남의 돈 버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남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오히려 이렇게 여당이 앞장서서 ‘언론 때리기’와 ‘포털 때리기’를 하면 기성 언론들 입장에선 얼마나 억울하고 섭섭해 하겠는가? 자신들은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돌아온 대접이 이 따위라면 분통이 터져도 12번은 더 터질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무너지게 된 계기가 바로 조중동이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의 실질적 대통령으로 군림한 최순실이 난데없이 조중동을 때리기 시작하니 조중동도 등을 돌리고 박근혜 정부 공격에 나선 것이다.

지금 여당 의원들이 이런 어설픈 언론 길들이기를 하는 것 자체가 역설적으로 말하면 그들 스스로도 위기를 체감하고 있다는 반증으로 볼 수도 있다. 작게는 의원 개개인의 내년 총선 공천 문제 크게는 국민의힘 총선 승패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론 때리기’, ‘포털 때리기’ 발언을 한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의 지역구를 다시 한 번 살펴보자.

3년 전에 치른 21대 총선 당시 경남 진주시 갑의 개표 결과.
3년 전에 치른 21대 총선 당시 경남 진주시 갑의 개표 결과. 현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정영훈 후보를 상대로 54.75% : 38.47%로 크게 이기고 당선되었다. 동별 결과에서도 혁신도시 지역이라 외지인 비중이 높은 충무공동 1곳을 제외한 모든 읍, 면, 동에서 승리했다.(도표 출처 : 나무위키)

박대출 의원의 지역구는 경상남도 진주시 갑이고 이철규 의원 지역구는 강원도 동해시·태백시·삼척시·정선군이다. 박성중 의원의 지역구는 서울특별시 서초구 을이고 윤재옥 의원 지역구는 대구광역시 달서구 을이다. 하나 같이 보수 정당의 텃밭에 해당하는 지역구인지라 공천만 받으면 당선은 따놓은 당상인 곳들이다.

현재 국민의힘 안팎으로 황금 지역구에 검사 출신 인사를 공천한다는 둥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을 공천한다는 둥 하는 소문들이 파다하게 떠돌고 있다. 물론 국민의힘 자체적으로는 ‘뜬 소문’이라고 일축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국민의힘의 황금 지역구 국회의원들 발언 수위가 점점 세고 자극적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과연 전혀 인과가 없겠는가?

이들이 날이 갈수록 계속 콘크리트 지지층들만 듣기 좋은 세고 자극적인 발언을 할 때마다 보통 국민들 입장에선 내년 총선 공천 못 받을까봐 저러나 하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그럼 검사 출신 인사 공천설 혹은 대통령실 출신 인사 공천설 등이 사실일 수도 있겠다고 여기게 된다. 어느 쪽으로 생각하든 국민의힘 전체적으로도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발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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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2023-05-16 23:58:29
언론탓이 9할이요 소통부족이 1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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