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행하는 정부의 교육 시계, 우리 아이들 위해 되돌려야"
"역행하는 정부의 교육 시계, 우리 아이들 위해 되돌려야"
[인터뷰] 이상미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세종지부장
교원감축, 교육자유특구, 학업성취도평가 등 문제점 지적
"입시위주교육, 아이들 앞길 막는 큰 장애물
줄세우기식 시험은 더이상 유효하지 않아"
  • 박수빈 기자
  • 승인 2023.05.21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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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 정원 축소를 비롯해 학업성취도 부활, 교육자유특구 등 주요 정책과 관련, 실제 현장에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이상미 전교조 세종지부장을 통해 구체적인 얘기를 들어봤다. (굿모닝충청=세종 박수빈 기자)
교원 정원 축소를 비롯해 학업성취도 부활, 교육자유특구 등 주요 정책과 관련, 실제 현장에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이상미 전교조 세종지부장을 통해 구체적인 얘기를 들어봤다. (굿모닝충청=세종 박수빈 기자)

[굿모닝충청=세종 박수빈 기자] 최근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교육 정책이 실제 현장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공교육을 후퇴시킴과 동시에 경쟁과열 사회를 만들고 있다는 비난도 심심찮게 나온다.

실제로 젊은 세대 교사들이 윤석열 정부의 교육정책을 ‘F학점’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가 전국 유·초·중·고·특수학교에 근무하는 청년교사 20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71.1%가 낙제점인 'F'를 줬다고 10일 발표한 것.

최근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교원 정원 축소'와 관련해서는 응답자의 80.2%가 '교원정원을 확보해 과밀학급 해소, 소규모학교 교사 확보 등 교육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이에 교원 정원 축소를 비롯해 학업성취도 부활, 교육자유특구 등 주요 정책과 관련, 실제 현장에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이상미 전교조 세종지부장을 통해 구체적인 얘기를 들어봤다.

이상미 전교조 세종지부장. (굿모닝충청=세종 박수빈 기자)
이상미 전교조 세종지부장. (굿모닝충청=세종 박수빈 기자)

-교원 정원 감축은 어떤 정책이고 무슨 문제점을 야기하는지.

교육부가 4월 발표한 '중장기(2024∼2027년) 초·중등 교과 교원수급계획' 중 일부입니다.

이 내용에 따르면 4년 뒤 초·중등 교사 신규 채용 규모를 현재보다 최대 30% 가까이 줄이기로 했습니다. 저출생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교사 감원도 불가피하다는 이유입니다.

일반적으로 학생 수가 감소되니 교사의 수도 줄여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합니다. 하지만, 단순하게 그런 결론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특히 세종은 전국에서 가장 선도적으로 고교학점제를 시행 중입니다. 고교학점제의 취지는 학생의 진로와 적성에 맞춘 다양한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존보다 훨씬 다양한 과목이 개설돼야 하기 때문에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교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교사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고 결국 한 교사가 많은 과목을 담당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질 높은 교육과 선생님들의 안정적인 교육환경을 위해서라면 적당한 교사정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세종시의 교육 모토인 '모두가 특별한 교육, 한 명 한 명에 맞춘 세심한 교육'은 과밀한 학급, 한 교사가 너무 많은 교과를 담당하는 환경 속에서는 이뤄질 수 없습니다.

 

-대통령 공약이기도 한 '교육자유특구'에 대해서.

교육자유특구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로 학교설립과 운영 관련 규제를 풀어 지역별 맞춤형 교육을 하겠다는 정책입니다.

지난해 4월,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특구 내 다양한 형태의 명문 학교가 출현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는데, 학생 선발과 교육과정 관련 규제도 풀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소위 말하는 ‘귀족학교’ 양상 우려가 굉장히 큽니다. 이곳에 입학하려는 정책으로 인해 초중등 경쟁 교육이 가속화 될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사교육이 더 활성화되는 등 공교육이 양극화되고 대학 입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한 지역의 인재들이 서울 등 수도권으로 빠져나갈 우려도 큽니다.

저는 세종시는 이미 좋은 교육 여건을 갖춘 '교육 특구'라고 생각합니다. 멀리 나가지 않아도 아이들이 행복하게 공부할 수 있고, 자신의 꿈을 찾을 수 있게 하는 지금의 환경을 잘 가꿔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윤석열 대통령이 학업성취도평가 부활을 예고했는데.

윤 대통령이 취임 4개월 만에 전 정부에서 폐지됐던 학업성취도 전수평가의 부활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기초학력안정망을 구축하기 위한 정책입니다. '일제평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 일제평가의 폐해를 몸소 체험했던 저로서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거의 수업은 평가에 대비한 문제풀이로 채워졌고, 심지어 학급 평균이 떨어질까봐 성적이 낮은 학생에게 결석을 시키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시대에 과거와 같이 '얼마나 알고 있느냐'를 묻는 줄세우기식 시험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학력관인 지식정보 활용능력, 자기관리능력, 의사소통능력 등을 학교에서 기를 수 있게 해야합니다. 저는 그것이 바로 기초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시험을 통해 기초학력을 진단하게 되면, 결국 ‘옆 친구보다, 옆 반보다, 옆 학교보다’ 등으로 경쟁구도가 형성되기 마련입니다.

모든 학력이 대입제도에 초첨이 맞춰지고 있는 현실에서 국가가 주도하는 기초학력진단은 경쟁을 더욱 과열시킬 뿐입니다. 

현재 교육 시계는 거꾸로 향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생활을 위해서라도 다시 되돌려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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