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자찬만 하는 대통령
자화자찬만 하는 대통령
잘 한 것은 자신의 덕이요, 못한 것은 문재인 정부 탓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3.05.24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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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자신의 외교적 성과(?)를 자화자찬하는 윤석열 대통령.
2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자신의 외교적 성과(?)를 자화자찬하는 윤석열 대통령.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특징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잘 한 건 다 내 덕이요, 못한 건 다 문재인 탓이다.’로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23일에 윤석열 대통령은 장장 17분에 걸쳐 이른바 '외교 슈퍼위크'라 불렸던 지난 한 주간 외교 일정의 의미와 성과를 자평했다. 그러면서 또 다시 문재인 정부 탓도 빠지지 않고 했다.

윤대통령은 외교 성과를 전 국민에게 알리기 자리를 23일 오전 10시부터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 시간으로 정했다. 무려 17분 동안 생중계로 윤 대통령의 모두발언이 보도되었다. 먼저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어젯밤, EU(유럽연합) 정상들과의 공식만찬을 끝으로 6일에 걸친 G7 관련 정상회의 일정을 마무리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기간 중 인도·영국·호주·일본·베트남·인도네시아·코모로·우크라이나 등 정상들과의 양자 정상회담를 비롯해 G7 전후로 국내에서 가진 캐나다, 독일, EU 정상회담을 소개했다. 그러고는 "일본 히로시마에 거주하는 원폭 피해자 동포들을 만났고, 한일 정상이 최초로 그리고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도 처음으로 한국인 원폭희생자 위령비에 참배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자랑스럽게 참배하고 왔다는 한국인 원폭희생자 위령비는 보시다시피 공중화장실 바로 옆에 있다.(사진 출처 : 구글 위성지도 캡처)

그는 마치 이걸 자랑스럽다는 듯이 알렸다. 하지만 문제의 한국인 원폭희생자 위령비에 역대 대통령들이 참배하지 않은 건 다 이유가 있다. 우선 그 한국인 원폭희생자 위령비는 공중화장실 바로 옆에 있다. 그 히로시마 평화공원 부지가 그렇게 좁은 곳도 아닌데 왜 하필 공중화장실 옆에다 그 비석을 세운 것인가? 그걸 ‘위령비’라고 할 수 있을까?

또한 무엇보다도 이 히로시마 원폭 희생자들은 일본 정부가 침략을 하고 억지로 전쟁을 지속하지만 않았어도 없었을 희생이었다. 다른 나라 정상들이 왜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가지 않았겠는가? 이는 일본의 ‘피해자 코스프레’에 암묵적으로 동조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이번 G7 정상회의에서도 일본이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을 향해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에 대해 사죄해야 하니 마니 했던 걸 다시금 떠올릴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걸 ‘성과’라고 홍보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또다른 외교적 성과로 "글로벌 어젠다에 대한 우리의 기여와 책임에 관한 의지를 천명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식량과 보건 분야의 취약국이 집중된 'Global South(글로벌 사우스)'를 살피고 지원하는 것은 앞으로 대한민국 기여외교의 주된 프로그램이 돼야 한다"며 "우리가 공약한 식량 보건 기여 방안을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인도적 기여를 통한 책임외교를 다하고 국제사회의 자유와 번영을 촉진하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탈탄소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면서 신재생 에너지와 수소 에너지 등 그린 에너지 협력을 확충해 나가야 한다"며 "그린 에너지 협력은 기술의 시너지를 극대화 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전가의 보도처럼 또 다시 문재인 정부 탓을 했다.

윤 대통령은 '원자력 에너지'를 내세우면서 전임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전 정부의 탈원전 기조로 황폐화 직전에 놓였던 우리의 원전 역량을 다시금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며 "과학적으로 안전하게 활용하기만 하면, 원자력은 가장 강력하고 효율적인 그린 에너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원전 시공과 운영 능력을 극대화하면서 탈탄소 에너지 전환 대열에 나서는 국가들과 국제적 원전 협력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자신이 잘 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화자찬하고 부풀리면서 잘못되었다 싶은 건 모두 문재인 정부 탓으로 돌리는 윤석열 대통령의 주특기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의 외교 철학에 대해 “외교 행위는 자유와 법치라는 보편적인 가치와 국제규범에 기반해야 하고 우리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에 기반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군사 도발에 대해 “자유 가치를 수화면서 평화를 도모해온 전세계 자유국가에 대한 도발”이라 규정하고 “G7 국가들과 초청국 그리고 국제기구 수장들에게 자유와 법치를 수호하는 국가들 간의 강력한 연대와 협력을 촉구했다”고 했다.

그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은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들과 연대해 우크라이나의 평화 구축과 경제 재건을 위해 가능한 지원을 최대한 펴나갈 것”이라 했다. 외교를 손익의 개념이 아닌 대통령 본인만의 고집과 잣대에 따라 재단하고 있다는 걸 다시금 보여주는 대목이다.

외교는 철저하게 국익에 따라 움직이는 것인데 자유, 인권, 법치라는 고지식한 잣대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에는 필요하다면 자유와는 전혀 거리가 먼 독재정권과 손을 잡을 뿐 아니라 기어이 독재정권을 만들어내는 나라가 있다. 바로 미국이다. 미국은 자신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독재정권과의 교류도 거리낌 없이 했을 뿐 아니라 아예 독재정권을 세우기까지 했다.

칠레의 32대 대통령 살바도르 아옌데. 사회주의 개혁가 대통령이었던 그는 1973년에 미국의 사주로 일으킨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의 반란에 항거하다 대통령궁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사진 출처 : 네이버 이미지)
칠레의 32대 대통령 살바도르 아옌데. 사회주의 개혁가 대통령이었던 그는 1973년에 미국의 사주로 일으킨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의 반란에 항거하다 대통령궁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사진 출처 : 네이버 이미지)

그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남미의 칠레이다. 1970년에 칠레에서 사회주의자 살바도르 아옌데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아옌데 대통령은 취임 이후 사회주의적 개혁을 실시했고 칠레의 구리 광산을 독점하고 있던 다국적기업으로부터 탄광, 구리광산들과 대형 은행들의 자산을 강탈해 국유화했다. 그렇게 해서 부의 재분배와 경제 성장을 이룩했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남미는 미국의 앞마당이자 여러 이권이 걸려 있는 젖소나 다름 없었던 대륙이었다. 당시 미국의 닉슨 정부는 칠레 아옌데 대통령을 못마땅하게 여겨 칠레를 말려죽이려 기를 썼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칠레 국민들의 아옌데 대통령을 향한 지지는 식지 않았다.

칠레의 친미 군인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에게 쿠데타를 사주한 미국 외교관 헨리 키신저. 그의 별명은 바로 '기소되지 못한 전범'이다.(사진 출처 : 네이버 이미지)

이에 미국은 고분고분하고 말 잘 듣는 칠레의 군인 아우구스토 피노체트를 구슬러서 쿠데타를 일으키도록 사주했다. 그 사주한 자가 현재까지도 ‘기소되지 않은 전범’이란 별명으로 불리는 헨리 키신저다. 결국 피노체트는 1973년에 쿠데타를 일으켰고 그 과정에서 아옌데 대통령이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 이후로 칠레엔 군부 독재정권이 들어섰다. 피노체트 정권 하에 칠레의 인권 탄압은 그야말로 눈 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했다.

이렇듯이 그 자유 진영의 리더 국가이자 표본으로 불리는 미국조차도 자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자유, 인권, 법치를 외면하는 짓도 서슴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은 윤석열 대통령을 구슬러서 탈중국화를 부추겨놓고 정작 자신은 뒤에서 중국과 물밑에서 계속 접촉하면서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었다. 이미 이 사실은 언론을 통해 보도가 된 사실인데 윤석열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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