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성폭행 가해자가 교사로…"말도 안 되는 상황"
집단 성폭행 가해자가 교사로…"말도 안 되는 상황"
2010년 발생한 대전 지적 장애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소환
가해자들이 교사, 소방관 등 공직 근무 의혹...경기교육청 "현재 근무 안 해"
대전 장애인단체 관계자 "피해자 중심 판결 이뤄지지 않아 이런 상황 초래"
  • 조연환 기자
  • 승인 2023.05.24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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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전국적으로 큰 충격을 줬던 ‘대전 지적장애 여중생 집단 성폭행’ 가해자가 경기도 내 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는 폭로가 나오며 당시의 사건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시 가해자들의 엄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사진=자료사진/굿모닝충청 조연환 기자)
13년 전 전국적으로 큰 충격을 줬던 ‘대전 지적장애 여중생 집단 성폭행’ 가해자가 경기도 내 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는 폭로가 나와 당시 사건과 처리 과정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전여성장애인연대 홈페이지: 사건 당시 장애인단체 등이 기자회견을 갖고 가해자들의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굿모닝충청 조연환 기자)

[굿모닝충청 조연환 기자] 13년 전 전국적으로 큰 충격을 줬던 ‘대전 지적장애 여중생 집단 성폭행’ 가해자가 경기도 내 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는 폭로가 나와, 당시 사건과 처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자신을 이 사건 가해자의 지인이라고 밝힌 A씨가 “가해자들이 초등학교 교사가 됐다”는 제목의 글을 게시해 파문이 일고 있는 것.

먼저 A씨는 지난 2010년 발생한 이 사건의 판결문을 공개하며 “결론적으로 가해자 16명은 장애인을 집단 성폭행했음에도 어리다는 이유로, 공부를 잘한다는 이유로, 피해자가 엄벌을 원했지만 피해자의 아버지와 합의했다는 이유로 소년보호처분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적으로 소년보호 처분을 받은 사람에게는 그 어떠한 불이익도 줄 수 없고 전과도 아니며 공개조차 불가능하다”며 “이에 가해자들은 명문대에 합격해 잘 살고 있고, 이 중 몇 명은 초등학교 담임 교사, 소방관 등 공직에서 일하며 완벽한 신분 세탁을 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A씨는 “범죄자에게도 사회 복귀가 필요하고, 어린 학생들에게 갱생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취지도 이해한다”며 “하지만 적어도 미성년자 장애인을 16명이서 집단 성폭행한 가해자들이 초등학교 교사, 소방관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개탄했다.

끝으로 “가해자가 사회에 복귀할 수 있는 권리가 있듯, 내 자녀 또한 성폭행범에게 교육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며 “성폭행범에게 교육받고 구조받지 않을 권리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A씨가 폭로한 것은 지난 2010년 대전의 고등학생 16명이 온라인 채팅을 통해 알게 된 지적 장애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한 사건을 말한다.

가해자들은 피해자를 한 건물 옥상으로 데려가 허락 없이 신체를 만지거나 간음하는 등 수 차례 추행했다.

이같은 가해자들의 범행에 대전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장애인부모연대 대전지부는 지난 2010년 10월 13일 대전지방검찰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에 대한 집단 성폭행 사건이 청소년들이 벌인 행동이라는 이유만으로 유야무야 넘어가고 있다"고 엄정한 조사와 재발방지를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재판부는 “죄질이 무겁고 장애인 대상 성폭력 범죄에 대해 엄정한 형사처벌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부모 간 합의가 이뤄진 점, 피고인들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 점, 비행 전력이 전무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소년법상 보호 처분을 내린 바 있다.

경기교육청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해당 폭로에서 언급이 된 가해자가 교사로 임용된 것은 맞으나, 현재 근무를 하지 않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나머지 가해자 중 소방관 근무자가 있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당시 가해자들의 엄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한 대전지 장애인단체 관계자는 24일 <굿모닝충청>과의 통화에서 “피해자 중심 판결이 이뤄지지 않아 현재 상황을 만든 것”이라며 “지적 장애 여학생을 집단 성폭행 한 가해자가 당시 피해자와 비슷한 또래 여학생을 가르치는 교사가 된 것은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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