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갈산동서 '부역혐의 희생자' 유해 60여 구 확인
서산 갈산동서 '부역혐의 희생자' 유해 60여 구 확인
고개 숙이게 한 뒤 머리 뒤에서 총살…대부분 농사 지으며 생계 꾸렸던 가장
  • 김갑수 기자
  • 승인 2023.05.30 11: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김광동, 진실화해위)는 충남 서산시 갈산동 부역혐의 희생사건 유해발굴 현장에서 73년 전 집단학살 정황을 생생해 보여주는 완전한 형태의 유해(유골) 60여 구와 유품 등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진실화해위 제공/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제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김광동, 진실화해위)는 충남 서산시 갈산동 부역혐의 희생사건 유해발굴 현장에서 73년 전 집단학살 정황을 생생히 보여주는 완전한 형태의 유해(유골) 60여 구와 유품 등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진실화해위 제공/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굿모닝충청 서산=김갑수 기자] 제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김광동, 진실화해위)는 충남 서산시 갈산동 부역혐의 희생사건 유해발굴 현장에서 73년 전 집단학살 정황을 생생히 보여주는 완전한 형태의 유해(유골) 60여 구와 유품 등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날 현장을 공개한 진실화해위는 지난 10일부터 갈산동 176-4번지 봉화산 교통호 인근에서 유해발굴을 진행해 왔다. 부역혐의 사건 관련 유해발굴은 아산에 이어 두 번째다.

해당 교통호는 1950년 당시 인민군이 전투를 대비해 판 곳이다. 수복 후 서산지역 부역혐의자들이 이곳에서 집단 학살됐다.

지난 2008년 제1기 진실화해위 조사 당시 다수의 참고인들은 “읍·면마다 대규모 학살”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서산경찰서의 ‘신원기록심사보고’를 통해 당시 총살 목격자, 시신 수습자 등과 함께 현장 조사 중 발견한 지역이기도 하다.

이번 발굴은 전체 약 60m 정도를 3개 구역으로 나누어 진행됐다. 유해는 폭과 길이가 각각 1m인 좁은 교통호를 따라 빽빽한 상태로 발굴됐다. 또한 굵은 다리뼈뿐만 아니라 척추뼈와 갈비뼈까지도 완전하게 보존된 상태로 발굴됐다.

고개를 숙이게 한 뒤 머리 뒤를 쏘는 형태의 총살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희생자들은 옆으로 누워있거나 꼬꾸라져 있는 모습을 보여 사망 당시의 처참한 모습을 생생히 보여줬다.

1구역에서 발굴된 한 유해는 교통호 바닥을 향해 고꾸라져 있는 상태에서 양팔은 뒤로 꺾인 채 신발을 신은 상태로 발견됐다. 주변에는 M1 소총 추정 탄피도 확인됐다. (진실화해위 제공)
1구역에서 발굴된 한 유해는 교통호 바닥을 향해 고꾸라져 있는 상태에서 양팔은 뒤로 꺾인 채 신발을 신은 상태로 발견됐다. 주변에는 M1 소총 추정 탄피도 확인됐다. (진실화해위 제공)

1구역에서 발굴된 한 유해는 교통호 바닥을 향해 고꾸라져 있는 상태에서 양팔은 뒤로 꺾인 채 신발을 신은 상태로 발견됐다. 주변에는 M1 소총 추정 탄피도 확인됐다.

특히 일부 구역에서는 유해 다리 사이에 다른 유해가 안치돼 2중, 3중 중첩된 모습으로 발굴됐다. 이는 “당시 학살이 진행된 뒤 들개가 시신을 물고 마을까지 내려와 이장이 청년들과 교통호 안에 재매장했다”는 증언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앞서 제1기 진실화해위는 지난 2007년 1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서산·태안 부역혐의 희생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조사 결과 1950년 10월 초부터 12월 말까지 서산경찰서와 태안경찰서 소속 경찰과 해군에 의해 서산군 인지면 갈산리 교통호 등 최소 30여 곳에서 적법한 절차 없이 집단학살이 자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 희생자로 확인된 사람만 977명이며, 진실화해위는 최소 1865명의 민간인이 희생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꾸려갔던 20~40대 남성들이며, 여성들도 일부 포함됐다.

한편 진실화해위는 사업이 지속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여건 마련을 위해 지난해 7월 ‘유해 매장 추정지 실태조사 및 유해발굴 중장기 로드맵 수립 최종보고서’를 발간하고, 이를 근거로 전국 6개 지역 7개소를 선정해 유해발굴을 진행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