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대란 이미 시작?
아파트 대란 이미 시작?
“3000만원이나 가격 낮춰도 보러오는 사람 없어”
  • 최재근 기자
  • 승인 2012.07.10 0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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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여파로 대전 아파트 시장이 침체에 들면서 부동산업계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종시 여파로 대전 아파트 시장이 침체에 들면서 부동산업계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꿈에 부풀어 있던 신모씨(49·대전 유성구 노은동)는 요즘 말못한 고민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입주가 시작됐지만 살고 있는 아파트가 6개월이 넘도록 팔리지 않아 아직도 입주를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급한 마음에 최근에는 매매가격도 3000만원이나 내려서 아파트를 다시 내놨지만 여전히 나가지 않고 있다. 일단 급한 마음에 여기저기서 돈을 끌어 모아 밀린 잔금을 치렀지만 갖고 있던 돈을 다 밀어 넣은 상황이어서 새 아파트는 손 볼 생각도 못하고 입주해야 할 처지이다.

신씨는 “최근 며칠간 돈 끌어 모으느라고 정신이 하나도 없다. 112.2㎡(구 34평형)에서 평수를 늘려 이사를 가게 돼 좋았었는데, 집이 팔리지 않아 모든 계획이 엉망이 됐다”며 “일단 모은 돈으로 뒤늦게라도 입주 준비는 마쳤지만 갖고 있던 아파트가 빨리 팔리거나 임대라도 나가지 않으면 힘든 상황이 될 것 같아 걱정”이라고 한숨을 토해냈다.

김 모씨(52․대전 서구 둔산동)도 상황은 마찬가지. 105.6㎡(구 32평)에서 살다 도안신도시 새 아파트을 분양받아 이사를 가려고 집을 내놨지만 1년이 다 되도록 집이 팔리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 씨도 신 씨처럼 급한 마음에 매매가를 2000만원이나 내렸지만 상황은 변하지 않고 있다. 다행히 중간에 임대를 줬기에 망정이지 자칫하면 새 아파트 얻었다가 큰 일이 날 뻔했다는 게 김 씨의 얘기다.

김 씨는 “지금은 비수기라 안 팔리고, 전에는 일시에 매물이 쏠려 안 팔리고 참으로 답답한 심정”이라며 “어쩔수 없이 이뤄진 일인데도 속 모르는 사람들은 1가구 2주택 소유자라고 부러워 하는데. 세금이나 대출이자 등 집이 팔리기 전까지 들어갈 돈을 생각하면 잠이 안 올 지경”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시장이 고요하다. 계절적으로 비수기인 탓도 있지만 요즘에는 매물도 없고 매기도 없다는 게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문제는 이 같은 분위기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장기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역설적으로 부동산시장이 바닥에 가까워졌다고도 하지만 시장 분위기는 풀릴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는게 현장의 얘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1년 전에 3억하던 둔산동 105.6㎡ 규모의 아파트가 최근에는 2억7000만원까지 떨어졌다. 그렇지만 팔릴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이명석공인중개사 이명석 대표는 “급매는 없어도 세종시나 도안신도시로 이전하려는 이들이 내놓는 물건은 간간히 나오는 편이지만 사려는 사람은 물론이고 임대도 잘 안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파트를 비롯해 부동산 시장이 풀리려면 당분간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부동산정보업체가 주기적으로 발표하는 지표도 이를 방증한다. 부동산114가 최근 발표한 5월말 대전 아파트 매매시장은 2주간 0.01% 하락했다. 2주전(-0.06%)에 비해 하락폭은 다소 축소됐지만 하락세는 여전한 상황이다. 이로써 대전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해 11월 말 17개월 만에 하락세로 반전된 이후 지금까지 0.49%나 하락한 상태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는 노은지구 모 공인중개사는 “지난 5월 10일 정부가 주택거래 정상화 및 서민 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을 발표했음에도 지방과는 별 상관없는 대책이어서인지 대전 부동산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거래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상태”라며 “하반기에는 조금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지만 수 년 동안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보니 요즘 주변에서는 ‘못해 먹겠다’라는 말도 많이 들린다”고 부동산 업계의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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